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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청년 박재관 Jul 08. 2023

위로 아닌 위로

최재천의 공부 /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

이 책은 안희경 기자가 최재천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에서 최재천 교수는 공부는 빡세게, 씨름하며, 악착같이 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쩌면 꼰대 같고, 잘난 사람이 자기 자랑하는 것 같다.


공부는 빡세게 해야 한다고 말하면, 학창 시절의 시험공부가 떠오르면서 거부감이 드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보통은 즐기며 하라고 하지 않나. 즐기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고 하면서, 하지만 공부가 사유와 성찰을 통해 통찰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즐겁게만 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어릴 때 너무 공부를 시켜서 나이 들어서는 공부를 안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나이 들어서 하는 공부가 순수하게 자기 필요에 따라 하는 진짜 공부 같다. 


책을 읽어도 남는 게 없다면, 잘못 읽고 있는 거라 생각하는 게 옳다. 그런 사람일수록 사유와 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내가 그렇다.


“사실 교육이란 먼저 살아본 사람들이 다음 세대에게 ‘살아보니까 이런 게 필요하더라' 하는 것"이라고 최재천교수는 말한다. 현재 우리 교육은 정답을 맞추기 위한 것이지만, 내 생각에 교육이란 삶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돼야 할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될 때까지 이렇게 저렇게 해 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결국 문제는 태도다. 교육은 그런 태도를 알려주어야 하는데 어렵다.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고독과 외로움의 차이는 자발성에 있다고 말한다. 자발적으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질 때 느끼는 것이 고독이고, 어쩔 수 없이 혼자 있게 될 때 느끼는 감정이 외로움이라는 건데 그래서 사람들은 외로움을 고독으로 포장하나 보다. 고독이든 외로움이든 혼자 있기만 하는 것은 소용없다.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는 사유와 성찰 때문인데 체질적으로 나 같은 사람은 어렵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이 글쓰기 같다. 난 글쓰기를 해야 사유와 성찰이 그나마 가능하다.


“독서는 일이어야만 합니다. 독서는 빡세게 하는 겁니다. 독서는 기획해서 씨름하는 ‘일'입니다.”

공부를 위한 독서는 이래야 한다고 말한다. 재미를 위한 독서를 해서는 안된다고 말하는 것 같다. “100세 시대에 20대 초에 배운 지식으로 수십 년 우려먹기가 불가능합니다.” 이 말엔 동감한다. 공부하지 않으면 한계가 빨리 온다. 하지만 재미가 없으면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다.


“회의 중에 갑작스러운 순발력으로 짜낸 생각이 다수의 동의를 이끌기는 힘듭니다.”

이 문장을 읽고 많이 찔렸다. 내 모습이 떠 올라서다. 순발력으로 짜낸 생각은 진정성이 없다. 그래서 다수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 조금만 다르게 질문해도 답변하지 못하고 허둥댄다.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기 발랄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주류를 보고 있으면 얼마 후에 주류에서 밀려날 것을 보는 것이고, 자꾸 비주류를 뒤지다 보면 거기서 주류로 진입하는 경향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되는 문구 같다. 우리는 항상 주류에서 벗어날까 봐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평범한 보통 사람. 평균적인 삶. 누구나 하는 것은 해야 하는 강박이 있다. 거기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기회를 찾는다면, 지금 봐야 할 건 주류가 아니라 비주류를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악착같이 찾아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대부분은 내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돼요. 내 길이 아니라는 걸 발견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죠.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고속도로 같은 길이 눈앞에 보입니다.”

아직도 무엇을 하고 싶었던 건지 정확히 모른다. 막연하게 그저 이러면 좋을 거야, 이러면 행복할 거야 하며 지금까지 허상을 쫓다가 쉽게 포기했는지도 모른다. 그저 운에 따라 이리저리 선택당해지며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최재천 교수가 이 책에서 말하는 핵심은 순발력으로만 살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공부를 빡세게, 악착같이 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주류만 보지말고 비주류도 좀 살펴보라는 것이다. 그래야 나이 들어서도 길을 찾고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혹시 못 찾더라도 이 길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되니 큰 도움이라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내 길을 못찾은 건 악착같이 안 찾아서 그런지도 모른다.


이건 위로 아닌 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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