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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철 Dec 04. 2023

감사한 일이 많은 오늘

프로가 되면 행복해질 수 있어

아침에 또 허리가 말썽이었다. 일찍 출근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병원에 다녀와야 할거 같아 집에서 좀 뒹굴거리다 병원을 찾았다. 주차장에 자리가 여유가 있었고 병원 내부에 사람도 많이 없었다. 다행이었다. 간단히 허리 아래 쪽에 관절염일 수 있다고 일단 1주일 약을 먹고 물리치료를 받은 후에 경과를 보자고 했다. 느낌 상 이번 주 토요일에 다시 와서 주사를 맞아야 해결될 거 같다. 

오전 늦은 시간에 회사에 도착해서 동료와 점심을 먹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간단한 산책을 하고 자리에 돌아왔다. 오후에는 감사한 기념품 수령을 했다. 

이번주에 고객을 만날 일이 있어 지난 주 금요일 사내 부서에 기념품 수령을 조심히 여쭤봤었는데 행사 때 쓰고 남은 부채가 있는데 괜찮겠냐고 해서 나름 그거라도 감사하다고 했고 담당자를 만나 수령할 계획이었다. 부채 5개를 받으러 사무실을 찾았는데, 처음이라 많이 어색하고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담당자 분은 나를 보자마자 반갑다며 안내해주겠으니 같이 비품장소에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부채를 준비해보려했는데, 아무래도 고객 만나는데 그건 아닌거 같아서 회사 쇼핑백에 몇 가지 선물을 담아놓으셨다고 말씀하셨다. 넘 고마웠다. 이렇게까지 챙겨주시니 감사한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할 지 몰랐다. 

난 전 직장(이제는 갑) 분 만나는데 빈손으로 가기 그래서 회사 로고가 박혀있는 작은 선물이라도 구매하려고 했었는데, 미리 생각하고 챙겨주시니 말이다. 고객 만나고 나서 감사인사를 따로 드릴 예정이다. 이런게 프로인거 같다. 상대의 마음 너머를 캐치하는 능력. 

늦은 저녁, 구내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잠시 앉아 있다 가기로 했다. 그러면서 내가 담당하고 있는 직무에 대해 어느 범위까지 수행해야 하는지 자료를  찾아보고 가슴이 턱 막혀옴을 느꼈다. 지금까지 해왔던 업무보다 더 확장된 내용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 과연 내가 그일을 할 수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왜 이리 아마추어적인 생각을 할까..하는 내면의 소리도 들었다. 

우울증의 관성은 잊지 않고 찾아 오는 거 같다. 다만 이걸 알아챘다는게 더 중요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예전처럼 좀 더 진취적이고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던 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행복해지고 싶다. 활발히 살아보고 싶다. 여기서 다시 주저앉고 싶지 않다. 

오늘 하루는 감사함이 많은 하루였고 나름 완벽한 하루였다. 마음이 편했고, 주변 동료와도 잘 지냈다. 스스로 앞으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며 잠시 괴로웠지만 캐주얼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너무 감사한 하루였다. 매일이 오늘 같았으면 좋겠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내 전문성을 키워 당당히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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