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 100일의 기록> 매거진을 처음 쓰겠다고 결심하면서 가장 먼저 한 생각이었다. 솔직히 자신은 없었다. 그럼에도 한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다. 마지막 100일차 글을 쓰게 되는 날이 올거라는 계획은 사실상 내 머릿속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마지막 100번째 글을 쓰고 있다.
어릴 적 인기가 많았던 아이돌 그룹 god 가 활발히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100일 동안 콘서트를 하겠다고 했다. '갑자기 왜?' 라는 의문이 1번이었고, '100일 동안 어떻게 콘서트를 할 수 있지?' 라는 의문이 2번이었다. 그리고 가수의 생명은 성대인데, '100일 동안 콘서트를 하면 성대가 남아날 수 있나?' 라는 생각까지. god 팬은 아니어서 정확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걱정과는 달리 하루도 빠짐없이 100일 동안 매일 매일 콘서트를 한 건 아니었다. 그러나 나에게 그들의 도전은 꽤나 충격이었다. 한 멤버는 100일 콘서트 이후에 노래 실력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했던 인터뷰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래, 뭐든 100일을 이어간다는 건 대단한 거지. 100일 동안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면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작심 100일의 기록> 매거진을 만들었다. 글을 잘 쓰고 싶었고, 말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사람보다 글로 생각을 전달하는 사람이 되어보자고 했다. 다짐을 하는 것과 실천으로 옮기는 건 너무나도 다른 문제였지만, 2021년의 시작을 앞둔 나는 앞으로 내가 성장하기 위해 자신감과 자존감을 높일 계기가 필요했다. 타인의 칭찬과 인정으로 높일 수도 있었겠지만, 무엇이 될지는 몰라도 스스로 정해놓은 목표를 하나쯤은 꼭 이뤄내고 싶었다. 만약 100일 동안 내가 느끼는 감정, 겪은 일, 힘들었던 순간들에 대한 기록을 글로 쓰다보면 짧든 길든 글을 쓰는 것에 대한 습관도 길러질 것이고,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익숙해지리라 믿었다.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은 부담이 될 것 같아서 흘러나오는 대로 끄적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리고 100일의 기록을 완성하면 분명 스스로 해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으로 아주 조금이라도 성장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솔직히 100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쓴다는 건 너무 힘든 일이었다. 일을 해야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새벽에 귀가를 하는 날도 잦았는데 그 과정 속에서 잊지 않고 글을 써야한다는 건 꽤나 부담스러웠다. 두 번 정도 12시를 넘겨서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그 중 새벽 이른 시간에 올렸던 날을 기억한다. '이쯤했으면 되지 않았나' 하는 마음 반! '여기까지 어떻게 썼는데 무너질 수 없지' 하는 마음 반! 결국 굳건한 의지로 새벽에 글을 써서 올렸다. 내기를 한 것도 아니고, 상금이 걸려있는 일도 아니었지만 나는 꼭 해내고 싶었다.
99개의 글을 올리면서 가장 고맙고 뿌듯했던 건 꾸준히 <작심 100일의 기록>을 봐주신 분들이다. 라이킷 알림이 뜰 때마다 익숙한 이름이 보이면 그분들의 이름을 한 번씩 읽고, 마음 속으로나마 고마움을 표시했다. 누군가 내 글을 읽어준다는 것, 그리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준다는 것이 엄청난 응원이 됐다. 간혹 힘든 일을 겪은 것에 대한 글을 남기면 힘을 내라고 응원해주시는 댓글을 남겨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차분한 척 답글을 달았지만, 진심으로 위로가 되었고 정말 감사했다.
하루를 시작하면서, 또 하루를 보내면서, 하루를 마치면서 나에게는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버릇이 생겼다. 작심일기를 써야한다는 생각이 온종일 나를 괴롭히기도 했지만, 덕분에 내 삶을 기억하고 정리하고 생각을 매듭짓는 훈련을 하게 되었다. 작심일기를 쓰기 전에는 생각이 꼬리를 물어 쉬지않고 생각을 해대는 통에 두통이 자주 찾아왔지만, 이번 기회에 생각을 정리하고 하루를 마감하는 방법을 깨달아 선잠을 자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100% 나아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다.
대단한 글을 쓰지는 못했다. 그저 내 생각을 토해낸 것 뿐이다. 그럼에도 100일 동안 나홀로 도전했던 작심일기는 성공적으로 마쳤다는 것에 의의를 둔다. 작심일기를 마치며 이외에도 2021년 시작과 동시에 꾸준히 하겠다고 다짐했던 일들 역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내길 스스로를 응원해본다.
100일 동안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 분이라도 읽어주시면 좋겠다'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더 알차고 재밌는 글을 보여드리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라이킷 눌러주신 분들 덕분에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는 작가가 되어볼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