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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하 Nov 0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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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06

어제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술을 마셔야 했다. 어제 만나기로 했던 후배는 갑자기 호출된 선배와의 만남으로 인해 일방적 취소를 당하였는데, 미안한 마음에 걸었던 전화통화 너머로 당장 오겠다고 통보, 그렇게 다시 이틀 연속 술자리를 하게 되었다.


술이란 게 어쩌다 마시면 외려 적응이 잘 안되지만 매일 마시다 보면 몸에서 적응은 아무렇지 않은 듯 잘 되는 것처럼 느껴진다.  물론 속으로는 골병(?) 들겠지만 말이다. 


후배는 소주잔을 연신 비워내며 그동안 밀린 하소연과 쌓인 스트레스를 숨 돌릴 틈도 없이 쏟아냈다. 어젯밤의 선배도 그랬었는데. 문제는 어젯밤의 그 선배와 오늘의 이 후배가 같은 회사에서 다른 고민거리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 중간자적인 입장에서 양측의 말을 들어보면 두 사람 모두 이해가 간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에서는 첨예할 만큼 대립적이다. 


사람은 누구나 그렇듯 어떠한 문제가 접근을 할 때 자기 주관적으로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시작은 늘 부딪치는 게 당연하다. 내 생각과 같은 다른 사람을 만난 다는 것은 어쩌면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려울 수 있다. 그러므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합의점이 찾아질 때까지 때론 양보와 때론 절충, 또는 읍소도 필요하다. 하지만 내 주관과 내 생각만 고집하다 보면 자칫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제의 선배와 오늘의 후배가 그러한 형국이다. 서로 이해를 하려는 자세로 시작했으면 지금의 스트레스가 절반도 안 쌓였을 텐데 말이다. 두 사람 간의 화해가 잘 이뤄지길 바래본다. 그리하여 애먼 사람 늦은 밤에 불러내는 일도 줄어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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