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북티셰 - 이해인 수녀님의 삶과 사랑 <사랑은 외로운 투쟁>
[서론]
브런치가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무려 28살이었던 내가) 나도 꾸준히 글을 써보겠다며 브런치 계정을 만들고 글을 두 편 쓴 후 그대로 2년이 흘렀다.
중간에 몇 번 다시 짧은 글이라도 써보려고 페이지를 열었던 적이 있지만,
왠지 오랫만에 쓰는 글은 좀 괜찮은 주제여야 할 것 같고, 열과 성을 담아 써야 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이내 멈추고 말았다.
하지만 그러다보니 2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이렇게 20년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짧게나마 글을 써보려고 한다!
어차피 이거 아무도 안읽잖아! 나 혼자 읽는건데 왜때문에 나는 부담 가졌던 거지?
그리고 지나고 보면 싸이월드와 네이버블로그에 글이 쓰기 귀찮을 땐 사진이라도 죽죽죽 올려놨었기 때문에
그 때 내가 어디서 누구와 뭘 했고, 또 사진을 보면 대략적이나마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이 나서 굉장히 좋은데, 아주 짧은 생각들이라고 해도 여기든 어디든 남겨놨다면 지나고 나서 보기에 이것 또한 좋지 않았을까?
뭐 그런 생각으로 짧게나마 글을 쓰려고 하니, 내용은 두서없을 것이며 뒤죽박죽일 것이고 아무 의미가 없을 수 있지만 그냥 기록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난 오늘 입사 후 첫 업무 상 비행기 탑승이었던 1박 2일 제주 출장에서 복귀한 바 매우 피곤하니까 ㅎ_ㅎ)
[본론]
회사 동료 BD가 서점과의 제휴 마케팅 컨텐츠 중 하나로 책과 관련된 팟캐스트를 할거라며 제목에 대한 아이디어를 달라고 하면서 주요 책 관련 팟캐스트의 제목 리스트를 공유해줬다. 그 중 '북티셰'라는 이름의 팟케스트가 뭔가 끌려서 저번에 한 번 들어봤는데, 그 땐 그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책 추천 내용이었는데 이유는 기억 안 나지만 듣다가 중단했었다. 그러다 오늘 김포공항에서 회사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보이는 서울의 야경이 넘 멋지길래, 여기에 어울리는 감성 컨텐츠를 좀 접해봐야겠다 싶어서 다시 들어갔다가 이해인 수녀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팟캐스트 북티셰 33화 - 이해인 수녀님의 삶과 사랑 <사랑은 외로운 투쟁>
참고로 이 팟케스트 댓글란에 질문도 남겨 두었는데, 이 강의 내용을 직접 녹음해서 올린건지 아니면 어디 떠돌아 다니는 파일을 올린건진 모르겠다. 처음부터 끝까지 들었는데 출처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저작권 이슈가 있을 것 같긴한데 그건 댓글에 대댓글이 달리면 알 수 있겠지!
무튼 제목에 '삶과 사랑'이라는 문구에 끌려서 들었는데, 내용은 전혀 달랐다.
우리가 일상에서 얼마나 험하고 나쁜 말을 많이 쓰며, 이것이 본인에게도 남에게도 좋지 않으니, 언어를 순화하여 사용하자는 내용.
제목과 다소 동떨어진 내용이긴 했지만, 굉장히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었다.
왜냐면? 나는 스스로가 말을 좀 험하게 한다는걸 사실은 알고 있고, 고쳐야지 고쳐야지 하면서 쉽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중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참 내가 생각해도 말이 고운 편이었는데
핑계를 대자면 대학교 와서 말을 험하게 하는 친구들을 많이 보면서 그런데 무뎌지기도 했고
회사를 다니게 되면서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스트레스를 받고 이상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간 내가 사용하던 언어로는 나의 감정과 저들의 특성을 설명할 길이 없다 보니 점점 말이 거칠어 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흔히 쌍욕이라고 불리는 17다음의 숫자라거나, ㅈㄴ라든가 뭐 그런 말을 사용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굉장히 거칠어졌고 남편이 남친이던 시절부터 지적받아 오기도 했다.
정말 부끄럽지만 써보건데,
밥을 '쳐' 먹는다거나, 개짱난다, 미친거아니야... 등등 막상 쓰려고 하니 최근에 마침 많이 안써서 그런지, 혹은 솔직해지겠다고 다짐했고 아무도 안보는 브런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내용을 쓰는게 깊은 심연으로부터 부끄러워서 내 뇌가 더 이상의 거친말을 떠올리지 못하게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무튼 거친말 그리고 상처주는 말을 종종 했다.
그리고 단순히 단어가 거친 것을 넘어서, 상대에 대한 멸시나 비난 등을 담고 있는 말도 해서는 안 될텐데 그랬던 경우도 종종 썼던 것 같다.(라고 쓰고 제발 자주는 아니었길 빈다)
이런 상황에서 이해인 수녀님은 10가지의 형태로 말을 곱게 쓰자는 말씀을 하셨는데
크게 분류해보자면 위에 나온 나의 그간의 허물과도 같이
(1) 거친 말 사용하지 않기 (2) 남을 험담하거나, 비난하거나 하는 등의 말을 하지 않기 이다.
그리고 '오는 말이 나빠도 가는 말은 곱게 하자'라는 새로운 격언도 주창하셨다.
강의 내용을 다 쓸 수도 없고, 사실은 저 두 가지가 핵심이긴 하지만 그 중에 인상깊었던 내용은 아래와 같다.
- 미치겠다, 화딱지 난다, 열불뻗친다.... 등의 말을 대체해보자 : 보통이 아니네요
- 인품이 훌륭하다고 하는 배우 안성기씨의 경우 남이 너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하거나 지나치게 힘든 상황일 때 그걸 이렇게 표현한다고 한다 : 이러시면 곤란해요
- 험한 말 미사용을 실천하기 위해 어떤 택시기사는 각종 욕에 번호를 붙여놓고 욕 대신 번호를 부른다고 한다 : 1번 (ㅅㅂ) 2번 (ㅁㅊ) 등등... '아~~~ 1번' '아 쟤 뭐야 완전 3번' ㅎㅎㅎㅎ
- 중학교 시절 수녀님이 글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았을 때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축하해~ 근데 글 잘 쓰는애 되게 없나 보다, 니가 상 받는 걸 보니' 상대에게 칭찬하고 좋은 이야기를 해줄 때에는 그것에만 집중해야지 이렇게 비난을 섞어서 하면 계속 마음에 상처가 남는다.
회사를 다니다보면 이래저래 사람 때문에, 일 때문에 힘든 순간이 많고, 때로는 이걸 표현해야 그나마 좀 풀릴 때가 있는데... 이렇게 곱게 말하고 나쁘지 않게 말하는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런 강의 내용을 들었고 굉장히 공감하는 바이다 보니 조금이라도 실천을 하도록 해보아야겠다. 수녀님도 이걸 다 실천하기는 어렵겠지만 들어보고 본인에게 맞는 그리고 가능한 걸 조금이라도 실천하면 좋겠다고 하셨으니.
그런 측면에서 앞으론 '보통이 아니네요'라는 뭔가... 세상평온한 사람들이 사용할 것 같은 말을 입에 붙이도록 해봐야겠다. 물론! 아예 보통이 아니라는 말을 할 일 자체가 없으면 좋겠지만
참 같은 맥락에서 같은 팀 NR대리님과 얼마 전에 했던 이야기가 있는데,
상사가 말도 안 되는 소리와 무근본 장미빛깔 미래를 이야기 하면서 사업 아이디어를 자꾸주거나 할 때
그동안은 '뭔 개소리야' 'ㅇㅇ님 또 개소리하시네' 라고 다소 거친 표현을 썼는데
이걸 '소련말'로 바꾸기로 했었음 ㅎㅎ 러시아어도 아니고 소련말... 뭔가 정말 1도 알아듣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아닌가? 그래도 개소리보다는 귀엽고 순화된 말이니까 그렇게 사용하기로 했는데 정작 개소리라는 단어가 입에 너무 붙어서 자주 써왔다. 앞으로는 소련말이라는 귀여운(!) 표현을 써야겠다. 정 안 되면 '아무말 대잔치'라는 표현이라도...!!
[마무리]
서론에서 짧게 쓰겠다고 해놓고 결국은 졸려서 의식의 흐름대로 쓸데없이 긴 글이 되었지만, 나는 지금 너무 졸리니까 퇴고 같은 건 하지 않겠다. 언젠가... 아마 못 할듯... ㅎㅎㅎ 내가 나를 아니까.. 다음 글은 좀 더 생각해하면서 작성해보는걸로!
- 2017. 0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