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어떻게 하면 FA컵 권위를 살릴 수 있을까?

by Cesare
20231105155315-30148.jpg 10년만에 FA컵 우승한 포항 스틸러스

2023년 11월 4일 FA컵 결승전이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렸는데 포항 스틸러스와 전북 현대 모터스 경기는 4:2로 포항의 승리로 10년만에 포항이 FA컵 우승을 차지하였다.

269624_186761_402.jpg 잼버리 사태로 경기장 변경에 항의한 전북 현대 모터스 서포터즈 MGB

원래 규정상 FA컵 결승전 단판전이 아니라 홈 앤 어웨이로 되어 있었다.

2023년 8월 대한민국을 시끄럽게 만든 잼버리 사태가 있었는데 프로그램 중에 K-POP 공연이 있었다.

본래 8월 6일 잼버리 아영지 내 무대에서 할 예정이었지만 무더위와 부실한 관리로 인해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바꾸기로 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전북 현대 모터스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루어졌는데 8월 9일 FA컵 4강전 인천 유나이티드, 12일 K리그1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경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북 현대는 어떻게든 대체 경기장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가 태풍 '카눈'이 한반도에 북상한다는 소식을 듣고 새만금에 있는 잼버리 아양지를 철수하였고 콘서트 장소도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변경하였다.

521888_412608_1251.jpg 태풍 '카눈'으로 연기된 FA컵 4강 제주 vs 포항

당시 FA컵 4강전 장소 문제로 인해 인천 유나이티드에서는 FA컵 운영규정 15조를 근거로 들어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바꿔야 한다고 요청하였다.

그런데 콘서트 장소 변경 전 축구협회에서는 전북과 인천의 FA컵 경기 일정을 미루기로 하였다.

그리고 8월 9일 FA컵 4강전 또 다른 경기 제주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는 본래 정상 개최하려다가 태풍 '카눈' 영향으로 인해 경기 1시간 전에 연기가 되었다.

fa컵 일정.jpg 변경된 FA컵 4강전 일정

FA컵 4강전 2경기 모두 연기가 되면서 다른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축구협회에서는 4강을 본래 결승전 1차전이 열리는 11월 1일로, 결승전을 2차전이 열리는 4일로 단판 승부로 변경하였다.

축구협회의 결정은 많은 반발을 불러 일으켰는데 FA컵 일정을 이렇게 손쉽게 바꿀 수 있는가, 그리고 왜 본인들 스스로가 권위를 떨어뜨리느냐고 할 정도였다.

116228196.2.jpg 2022년 FA컵 우승한 전북 현대 모터스

FA컵은 1996년에 창설되었는데 당시 AFC에서 AFC컵 위너스 컵이라는 FA컵 우승팀 끼리 대결하는 대회를 신설하였는데 한국에서 참가하는 팀이 있어야 했기에 FA컵을 만들었다.

FA컵은 2001년 전국축구선수권대회와 통합해 그때부터 아마추어 팀도 참가가 가능해졌고 2019년 세미프로 K3리그가 K3,K4리그로 개편되고 2020년 아마추어 K5,K6,K7리그 신설되어 지금처럼 K1-K4리그 클럽(K리그 B팀 제외)과 함께 K5리그 상위권 8개 클럽이 참가하고 있다.

초창기 FA컵은 시즌 끝나고 나서 특정한 장소에서 몰아서 했지만 현재는 1라운드부터 4강까지는 단판 경기로, 결승전을 홈 앤 어웨이로 진행하고 있다.

2002년 AFC컵 위너스 컵이 폐지되고 AFC 챔피언스리그(ACL)가 출범하면서 FA컵 우승팀도 ACL 출전 자격을 얻게 되면서 K리그 팀들도 FA컵 타이틀을 얻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ACL-Trophy-2-1024x576.jpg 다음 시즌 ACL는 ACL 엘리트, ACL2로 이원화될 예정이다.

최근에 AFC에서는 ACL를 ACL 엘리트(ACLE)와 ACL2로 분리하게 되었는데 AFC에서 참가자격에 대해서 뚜렷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그래서 축구협회에서는 K리그1 1위와 FA컵 우승팀을 ACLE 본선, K리그1 2위는 ACLE 예선, K리그1 3위는 ACL2 본선 진출로 결정하려고 한다.

(만약 K리그 1-2위가 FA컵 우승시 K리그1 3위가 ACLE 예선, 4위가 ACL2 본선 진출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프로축구연맹에서는 K리그1 1-2위는 ACLE 본선, 3위는 ACEL 예선, FA컵 우승팀을 ACL2 본선 진출을 추진하려고 한다.

일단 결정권은 축구협회가 있다 보니 축구협회 안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

202105_1_topimg_102929.jpg FA컵 결승전에야 볼 수 있는 VAR

그렇다면 여기서 FA컵은 과연 ACLE 본선 진출 자격을 갖출 정도로 권위가 높은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FA컵은 대한민국 프로와 아마추어 축구가 모여서 하는 축구대회이고 거기에 걸맞은 위상을 갖춘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축구협회에서는 여태동안 FA컵을 소홀히 여겼다.

FA컵은 초창기에는 한 장소에서 몰아서 했고 FA컵 토너먼트 방식의 변화가 잦았다.

그리고 잼버리 사태와 태풍으로 인해 갑작스레 FA컵 스케쥴을 바꾼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거기에 팬들이 더 경악했던 것은 VAR이 결승전에서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프로축구연맹에서 FA컵 우승팀이 ACL2 본선 진출해야 한다는 괜히 이야기가 나온 것이 아니었다.

997D833F5B44B85105.jpg 전통과 권위가 있는 잉글랜드 FA컵

그래서 축구협회에서는 FA컵을 권위있는 대회로 만들어야 한다.

참가팀을 K1-K4 리그 클럽과 K5리그 상위 클럽뿐만 아니라 그 이하의 아마추어 클럽에게 참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FA컵의 권위를 살리기 위해서는 4강전을 홈 앤 어웨이로, 결승전을 대한민국 축구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립구장 단판전으로 열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축구협회에서 자체적으로 FA컵을 브랜드화를 시켜 별도의 SNS 사이트와 유튜브를 개설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FA컵을 알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FA컵은 지금보다 더 권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