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소변에 피가 보여 부랴부랴 병원에 다녀와서 한참 약을 먹였는데, 최근에 다시 피가 보이기 시작했다. 덜컥 불안한 마음에 병원에 갈 채비를 했다. 로시는 마음 먹으면 잡아서 병원에 데려갈 수는 있는데, 워낙 눈치가 빨라서 병원에 갈 낌새를 금새 알아챈다. 그냥 집사들이 외출하는 것과 자신을 데리고 병원에 가는 걸 구별한다. 무언가 행동이 달라서겠지만, 침대 구석으로 낑낑 들어가는 걸 보면 신기할 따름이다. 어찌어찌 끄집어내어 붙잡아 이동장에 넣어 집을 나섰는데, 오랜만에 적지 않게 당황했다.
로시가 우리집에서 제일 큰(뚱뚱한) 고양이는 맞지만, 이 무더운 날에 이동장 무게+고양이 무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무거웠다. 짝꿍과 번갈아 들고 가면서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었다. 이렇게 무겁다니.
예상대로 의사선생님은 긴급 다이어트 처방을 내렸고, 방광도 깨끗하지 않으니 일주일 꼬박 약을 먹어야 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당분간, 아니 계속계속 밥양은 줄이고, 운동(점프 놀이)을 많이 하는 것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