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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리 Jul 06. 2024

연애를 시작할 때의 MBTI

나와 맞는 궁합 이게 맞아?

나에게 맞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요즘엔 특히 MBTI 가 필수 질문이 되어버렸다.


MBTI 성격 유형으로 사람을 나누고 사람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떤 점에서는 다소 유용한 정보가 되기도 한다. 나와 다른 사람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상대방의 성격을 조금이나마 더 이해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니까. 널리 퍼지면서 서로가 나와 다르더라도 그 사람 자체로 이해할 수 있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다.


그럼 나와 맞는 사람인지는 어떤 유형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T인지 F인지 P인지 J인지가 같으면 과연 맞는 사람일지? 그래도 같은 특성을 가지면 생각하는 방향이 비슷해서 친구의 경우에는 좀 더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편안하게 느끼고 가까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연애에 있어서는 이성을 볼 때의 관점은 어느 정도는 다른 성향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고 끌리게 되는 것 같다. 가끔은 나와 비슷한 모습이 좋을 때도 있지만 MBTI가 아예 동일한 사람을 만났을 때는 자석의 같은 극처럼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 기저에서 올라온다. 내가 가진 부족한 점을 나 자신은 알기에 그것을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을 바라는 욕심이다.


특히,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한 편인 나의 성격상 나와 비슷하게 남에게 무관심한 사람은 가까워지기 어려운 편이었다. 똑같이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냉정하기 때문에 서로를 굳이 한 번 더 다가가서 만날 이유가 없는 게 아닐까 싶었다. 대화도 무미건조하게 끝나버리는.


또 한 번은 나와 극과 극인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감성적이고 로맨틱한 사람이었다. 애정이 넘치고 표현을 잘하는 사람. 내가 정말 부럽고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연애할 때만큼은 나도 조금은 따듯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사람. 나의 온도와 상관없이 본인의 뜨거움을 식히지 않고 그대로 표현하는 멋있음을 가진 사람이었다. 내가 부족한 사람에 대한 애정,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나와 많이 다르지만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러면 극과 극인 사람을 만나면 되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이미 경험한 바로는 나는 그가 줄 수 있는 만큼 애정을 줄 수 없기에 항상 늘 서운함을 주는 사람이었다. 나의 입장에서는 최선이나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기 마련이다. 모든 것에는 상호작용이 필요한 법.


그래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나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부분을 내가 안 가졌기에 더 끌리고 그 다름을 통해 겪을 갈등도 감수하면서 이해하면서 좋아할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을 언제쯤 찾을 있을까


문제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 사람의 성향을 듣고 MBTI를 듣고 새로운 사람임에도 어떠한 선입견을 가진 채로 나와 잘 맞을지를 먼저 판단해 보곤 한다. 어떤 사람이 좋아서 그 사람의 성격을 알고 싶다기보다는 좀 더 한 발을 뺀 채로 판단하고 시간을 아껴 알아보겠다는 나름대로의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 또한 분석적이고 효율을 추구하는 나의 성격 그대로가 여실히 드러난다.


그래서 내가 좋은 사람을 깊게 잘 알아가지 못하는 게 이 때문일지는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겨난다. 언제부터 나랑 맞는 사람을 좋아했었나. 괜찮은 사람이 있어도 나와 안 맞을 MBTI를 이성적으로 판단하면서 바로 너무 많이 재기 시작한 나의 그릇된 연애관 때문은 아닐까


누구를 좋아하려면 그 사람을 알아야 하는 데 그 사람을 알기에 너무 부족한 시간 동안 MBTI로 쉽게 정의 내리고 마음을 닫는 조급한 마음이 좋은 사람들을 다 놓친 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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