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숲속 인문학 이야기
실행
신고
라이킷
10
댓글
1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Dec 15. 2024
토우-슈즈 신은 꽃, 춤추고 싶어요(옹달샘 숲 이야기)
추억의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 올괴불나무 꽃 storytellig
storytelling
휘어진 커다란 소나무 옆 올괴불나무 작은꽃, 소나무 무대에서 밤마다 춤을 추지요
발레리나 숲속 무도회, '자~ 빙글빙글 춤을 추워요!'
연분홍빛 드레스와 붉은 토우-슈즈
달빛 아래 우아한 춤사위가 숲의 가족들을 흐뭇하게 합니다
아름다운 숲속 꽃나라에서
꽃 품평회가 열렸습니다.
우아하고 향기로운 꽃들의 경연
꽃샘추위로 인해 조심스런 봄 숲에서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노란 생강나무 꽃, 그 매혹적인 향기
5월의 우아한 하얀 산목련(함박꽃)의 자태
열정적인 한여름
잎없는 기다란 꽃대에 애절한 분위기의 꽃을 피우는 상사화
정렬적인 붉은 빛의 하늘말나리 꽃
선선한 바람이 부는 초가을
묘한 모양의 분홍, 노랑, 흰색의 물봉선 꽃
계곡 물가에
작은 나비가 내려앉은 듯한 솜사탕같은 몽실몽실한 산수국 꽃
더 깊은 산자락 음지
정성스펀 포에 둘러쌓인 코브라 모양의 꽃을 피우는 천남성
서리가 내리는 계절
가을 아침 안개내려 앉은 산자락에 애절하게 꽃피우는 쑥부쟁이 꽃
모든 꽃들이
저마다의 개성있는 향기와
매혹적인 자태로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의 경연
모두의 관심과 부러움에
경연에 참여못한
아름답지도 향기롭지도 못한 꽃들에게는 서글픈 일
우리의 주인공
올괴불나무 꽃
숲속에서 생강나무와 함께 매우 일찍 피어나는 아주 작은 꽃
너무 작아서 누가도 관심조차 주지못하는 꽃
작은 꽃만큼이나 짧은 꽃의 시간
'꽃들의 경연'에 참여는 못했지만
춤을 잘 출 수 있다는 자부심으로 짧은 꽃의 시간을 보내는데
누구에게 보여줄 수 없음에 안타까워합니다.
사나흘 후면 긴 여행을 떠나야 하는데...
오랜시간 올괴불나무와 함께 했왔던
옆의 누운 커다란 소나무가 이야기 하네요.
"아가씨!~ 이제 얼마 않남은 좋은 시간 허비하지 말고 내 등에서 춤을 추어 보면 얼떨까요?"
그렇게
우리의 작은 공주는 밝은 달빛아래 소나무 무대에서 춤을 춥니다.
붉은 토우-슈즈를 곧추세우고 연분홍 드레스를 휘날리며 빙글빙글 한참을 춤추다가
달을 향해 두손을 뻗어 힘차게 위로 도약하며 눈물을 흘리네요.
'아~ 이 봄이 너무 짧아요!'
그리고 소나무 아래로 떨어져 내립니다.
"감사했어요. 소나무님! 저의 작은 춤을 잊지말아주셔요!"
올괴불나무
올괴불나무는 잎없이 꽃부터 피는데 가지에 매달려 있는 작은 꽃들이 매우 앙증맞음
흡사 토우-슈즈를 신고 춤을 추는 발레리나 같은 모습
keyword
나무
슈즈
옹달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