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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Dec 18. 2024
까칠한 목백합나무 이야기(옹달샘 숲 이야기)
추억의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 / 튤립나무 storytelling
storytelling
여름, 목백합나무(튤립나무) 숲, 초록의 융단과 풍성함으로 가득하고
까칠한 목백합나무!
저 앞산의 푸르른 숲을 동경하는 목백합나무(튤립나무)
동료들과 수십년을 함께 하며 울창한 숲을 이루었지만 늘 건너편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손짓하듯 잎사귀를 나풀거리곤 했습니다.
“내가 저 건너편 숲에 자리 잡았다면 더욱 멋진 모습으로 살아갈텐데...”
말하며 한숨을 쉬곤 했지요.
그 때 앞산에서 경쾌한 메아리가 도달하여 목백합나무의 한숨어린 말을 듣고는
“목백합나무님! 저 앞산의 나무들은 경사면 돌밭에서 애쓰며 자라서
성품이 거칠어 여기서 보기는 좋아도 편한 숲이 아니어요.”
숙연해진 목백합나무는 다른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한가한 산자락에서 자라는 것보다 도심가 가로수로 태어나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살고 싶은데...’
마침 도심에서 몰려오던 구름이 목백합나무의 생각을 알아 차리고
“아이고!~ 모르는 생각 마셔요! 도심 가로수로 살아가는 나무들이 얼마나 힘들게 살아가는 줄 안다면
그런 소리를 못할 겁니다. 소음에, 매연에, 뿌리도 제대로 뻗지 못하는 여건이거든요.”
목백합나무가 몸을 부르르 떠니 잎자루가 긴 잎사귀들이 사르르 사르르 진저리를 쳤습니다.
더 의기소침해진 목백합나무가 혼자 말을 하네요.
‘이도저도 아니면 저 위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처럼 외 따로 떨어져 혼자 살고 싶은데...’
저 하늘 위 낮에 나온 반달이 말합니다.
“목백합나무님은 참 복에 겨우셔서 생각이 많으시군요.
저 위쪽 소나무는 외로움과 돌의 척박함으로 성장속도도 느리고 늘 목말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홀로 멋스럽고 보기도 좋지 않나요?”
“보는 것과 실제 여건은 다르지요.”
가을, 황금빛 물결
'햇살 가득한
건너편 산자락에서의 삶이라면
거리의 성자,
가로수로 살아간다면
아니면
누구나 우러르는
커다란 바위위 낙낙장송으로 살아볼까!'
"이보게! 이곳에 함께 살고 있는 우리들중 자네가
햇살 잘 드는 좋은 자리에 위치해
다른 어느 나무보다도
튼실하게 자라고 있는 것을
모르는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나보다 어려운 여건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많다는 것을...
'
아침 햇살로 찬란함을 연출하고
그 때 목백합나무 숲 안쪽에 있던 다른 나무에 비해 왜소해 보이는 목백합나무가 이야기합니다.
“이보시게 멋지게 자란 나무여~ 자네하고 나는 같은 시기 이곳에 심어졌지만
나는 안쪽이라 자네처럼 햇볕을 잘 받지 못하여
이렇게 동료들보다 굵기도 작고 크기도 자네들에 미치지 못하는 것을 자네는 알고 있는가?”
“자네가 나와 같은 시기에 심어졌다고? 그럴리가?”
“아닐세~ 여기 목백합나무숲을 이룬 모든 나무들이 자네하고 같이 심어진 나무라네.
그 중에 자네가 제일 우람한 나무로 자랐지. 다른 나무의 부러움을 사며...”
목백합나무는 생각이 더욱 많아졌습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나보다 어려운 여건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이 많다는 것을...
그날 이후로 목백합나무는 까칠한 성격에서 벗어나
다른 생명들을 배려하는 덕있는 나무로 자라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목백합나무 숲은 생기가 넘쳤고
더 나아가 산자락 전체가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찬미합니다
존중합니다
노란빛의 극치
사실 한곳에 오래 머무르면 지루함으로 새로운 곳을 찾게 되지만
그래도 그 곳, 현재 머무르는 곳에서 가려져있는 작은 보람과 행복을 찾아야겠지요.
먼 곳을 걸으며 보지못한 것 발견하기
사과를 천천히 먹으며 사과나무 생각하기
평화로운 자세로 책읽기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쓰기
'은총의 시간은 순간에 열리고 닫힌다'
목백합나무(튤립나무
tulip tree
)
잎사귀가 튤립꽃을 닮았다 해서 튤립나무라고도 하지요
꽃말은 '정적, 침묵(Silence)'
튤립나무는 큰 나무로 자라서도
오랫동안 꽃 침묵을 지키다가
어느해 모두가 놀라게 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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