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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발이 긴 민물새우 징거미에서 의로운 가재로 변신

숲에서 온 종달새 편지(옹달샘 숲 이야기)

by ㄱ 숲해설가 황승현 Jan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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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60여년의 삶중에

나는

희생적인 의로운 삶을 살아본 적이 있는가?

부끄럽게도 긍정적인 답변을 할 수가 없군요.


고등학교 교훈이

'의에 살고 의에 죽자'


해군사관학교 교훈은

진리를 구하자

허위를 버리자

희생하자


고등학교 교훈이 더 군인적이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30여년 군 생활중에 희생적인 행동이 있었나 되돌아 보았지요.

86년 후배 생도들 원양항해

국산 첫 구축함 100여일의 대양항해

'우리가 만든 함정이 원양항해를 해낼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 속에

충남함 갑판사관으로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원양항해 막바지

동절기 북풍한설 몰아치는 동지나해를 통과해 귀국길에 올랐던 때

격벽이 벌어져 실내에서 하늘이 보이고 파이프 라인, 라이프 라인이 휘어지는

험난한 파도에 모두가 지쳐있던 공포드리운 심야

외부에서 신선한 공기를 유입시키는 커다란 통풍관이 외압에 열려 바닷물이 유입

(황천 항해시는 함 안전상 통풍관을 차단)

실내 침수로 이어지는 상황


선배장교들의 근심어린 눈길을 뒤로 하고

책임 못진다는 함교에 보고후

갑판선임하사와 함께

허리에 로프를 서로 묶어 현측에 고정후

거대한 파도 주기에 맞추어

함수 갑판으로 기어가던 순간

'이러다 죽을 수 있겠구나!'

주검이 엄습함을 느꼈지만

냉철하고 신속하게 개방된 외부 통풍관을 닫고

뒤돌아 출입문쪽으로 내달리는 순간

뒤따르는 칼날같은 파도에 맞아 갑판에 내동댕이쳐지는 사고로 의식을 잃고

선임하사에 이끌려 함내로 들어와 의식이 돌아왔을 때


누군가는 해야되는 상황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때

희생을 생각합니다.


커다란 집게발 달리 게를 동경하던 몸집이 큰 민물새우, 징거미


storytelling


민물에 사는 커다란 새우가 있었습니다.

다른 새우에 비해 몸집이 크고 집게발이 길며 새우들이 그렇듯 민물에서 청소부 역할을 하지요.

이름은 '징거미'라고 하는데 자기는 다른 새우들과 다르다고 늘 생각하며 커다란 게를 동경했습니다.

커다란 집게발을 치켜 새우고 옆으로 걷는 게의 모습을 늘 부러워했지요.  

'나도 저 참게처럼 커다란 집게발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내 몸집에 비해 나의 앞발은 너무 빈약해!'

징거미는 자기 몸집에 맞는 커다란 집게발이 생겨 다른 새우들에게 의시대며 자랑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나는 너희들 하고 다르단 말이야! 이것 봐! 이렇게 크고 멋진 집게발을 가진 새우는 나밖에 없을 거야!'

그래서 숲 속의 정령님께 게로 살아갈 수 있도록 커다란 집게발을 달라고 간청하였지요.

"생긴 대로 살아가면 좋으련만, 정~ 그렇다면 용왕님께 연통을 해놓을 테니

조만간 찾아가서 소원을 소상히 아뢰어 보셔요!"라고 숲 속의 정령님이 이야기하였습니다.


바다가 가까운 숲속 계곡에 사는 손바닥 크기의 참게


징거미는 먼 여행을 시작하여 여러 날이 흐른 후 바다에 당도해 용왕님을 알현했지요.

"그래!~ 네가 게가 되고 싶다는 징거미로구나!"

"예!~ 용왕님! 저는 다른 민물새우들보다 몸집이 커서 작은 새우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행복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저의 몸집에 어울리는 커다란 집게발과 함께 게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태어난 형편대로 살아가는 것이 나을 텐데, 무슨 영화를 볼 거라고 그리도 성화더냐!"

"그렇지 않습니다! 저의 형편에는 커다란 집게발이 어울립니다. 저의 소원을 들어주셔요!"

"알겠다. 너의 삶을 동경하는 다른 동물들도 있을 것이고 네가 동경하는 삶에도 희로애락이 있을 것이다. 네 뜻대로 해줄 테니 변화된 너의 몸에 만족하며 살도록 하거라!"

"용왕님! 감사합니다."  


바다에서 민물로 돌아온 그날밤 용왕님의 말씀대로 몸의 변화가 일어나더니 놀랍게도 얇은 기다란 앞발이 커다란 집게발로 변했지요.

감동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커다란 집게발이 무거워 걷는 것이 어눌하고 불편했지만 열심히 노력하여 익숙해질 수 있었지요.

물속 생물들에게 자랑하고 싶어진 집게발 달린 징거미는 제일 먼저 민물에 사는 참게를 찾아갔습니다.

"참게님! 안녕하셔요! 저도 참게님처럼 커다란 집게발이 생겼습니다. 저도 무리에 끼워주셔요!"

"뉘시우? 집게발은 우리를 닮았는데 몸의 모습은 영락없는 새우인듯한데?"라며 참게들은 집게발 달린 징거미를 자기들 참게 무리에 넣어주지 않고 흘깃흘깃 쳐다보며 배척하였지요.

속이 많이 상한 집게발 달린 징거미는 새우들 무리를 찾아가서 커다란 집게발을 자랑하였습니다.

"이것 봐요! 나는 이렇게 커다란 집게발이 생겼지요. 멋있고 훌륭하지요?"

"뭐야? 모양은 우리 새우 모습인데 저 흉측한 앞다리는?"

새우들은 집게발 달린 징거미를 피하며 달아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징거미들이 살고 있는 깊은 물속, 자기가 살던 곳이라 고향에 돌아온 기분으로 안해지고 마음이 한결 좋아졌지요.

그런데 징거미 친구들은 변화된 모습이 너무 징그럽다며 상대를 하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가슴이 무너져 내렸지요.

부모님을 찾아뵈었을 때 커다란 집게발이 달린 징거미는 눈물을 흘리며 돌아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기의 변화된 모습으로 부모님들께서 마음고생을 하고 계셨던 것이지요.

"징거미 내 아들아! 이제 다른 모습으로 변했으니 새로운 삶으로 살아가거라!"

그래서 집게발이 달린 징거미는 참게, 새우들이 없는 깊은 숲 속 계곡으로 옮겨 살게 되었습니다.

어두운 물속의 돌더미와 흙의 굴속에서 외로이 홀로 지내게 되었지요.

그 후로 커가란 집게발 달린 징거미를 '가재'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민물새우 징거미에서 커다란 집게발을 얻게 된 가재


어느 날

숲 속 계곡 맑은 물 굴속에서 생활하던 가재는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첨벙'소리와 함께 물결이 이는 것을 느꼈지요.

커다란 물새인 왜가리가 날아들어 물고기인 버들치를 잡으려 하는 것입니다.

저 아래 마을에 흐르는 냇가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물고기가 귀해지니 이곳 숲까지 날아든 것이지요.

여하튼 숨을 죽이며 왜가리의 동태를 살피려니, 아주 천천히 기다란 다리를 버들치 쪽으로 옮겨서 먹잇감을 노리며 접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버들치 무리는 여느 때처럼 한가로이 노닐고 있었지요.

긴박한 순간이 지속되면서 가재는 안 되겠다 싶어 슬그머니 굴속을 빠져나와 왜가리에게로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왜가리가 기다랗고 뾰족한 주둥이로 버들치를 잡으려는 순간 가재는 왜가리의 늘씬한 다리를 커다란 집게발로 '꽉' 물었지요.

아픔과 놀람으로 왜가리가 소리를 지르며 하늘로 날아올랐고 가재는 집게발을 놓을 수가 없어 계속 물고 있었는데  

왜가리의 날카로운 부리가 집게발을 쪼으는 바람에 오른쪽 집게발에서 가재의 몸이 떨어져 나와 계곡물속으로 곤두박질쳤던 것입니다.

그 이후로 가재는 오른쪽 집게발이 없는 용감한 외발이 가재로 불려졌고 계곡의 물가뿐만 아니라 숲 속에 의로운 가재로 소문이 나게 되었던 것이지요

시간이 흘러 가재의 오른쪽 집게발이 예전의 크기에는 못 미쳤지만 작은 집게발이 생겨났고 모두들 신비한 작은 집게발에 열광하였던 것입니다.


깊은 계곡 청정한 곳에서만 서식하는 가재


많은 세월이 흘러 깊은 숲 속 계곡 맑은 물에 적응하며 살아가는데

소나무 군락이 있는 숲에 거대한 산불이 발생하여

순식간에 움직일 수 없는 그 많은 오래된 소나무, 참나무들이 시커멓게 타들어가 죽어갔고

움직일 수 있는 동물들은 무서운 화마를 피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날리였지요.

온 숲에 나무의 비명, 동물의 비명소리가 몇 날 며칠, 나무 없는, 동물 없는 시커먼 어들어

우리의 주인공 집게발 달린 징거미, 가재도 주검의 무거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오랫동안 온 에 슬픔이 가득했지요.

생명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고 무서운 기운이 늘 감돌도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었으며 무엇이 이루어지려는 기미도 없었지요.

물속에서 가재는 불안해하면서도 궁금했습니다.

'왜? 누구도 무엇이든 해보려 하지 않는 것인지!'

 

그래서 가재는 '숲 속의 정령님'을 열심히 불러보았지요.

"숲 속 정령님! 어디 계셔요? 대답 좀 해보셔요!"   

"이제! 지쳤어요. 너무 심각하게 다 타버리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더 이상 자신이 없어요!"

"숲 속 정령님!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나무며 동물들, 풀들이 있어요.

힘내셔서 망가진 숲을 일으켜 세워주셔요! 저의 오른쪽 집게발처럼 숲은 되살아 날 수 있습니다!"

가재는 숲 속 정령님을 위로하며 새로운 숲으로 되살아나기를 간곡히 진언하였습니다.


다 타버리고 사라져 간 생명들로 망가진 숲에 처량히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숫검둥이처럼 변해버린 숲 더욱 처했지요.

내리는 비를 막아줄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시커먼 죽은 나무를 타고 흘러내려 검은흙으로 넘쳐서 계곡 흘러 들어갔지요.


모두 떠나간 곳,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기에 몰랐습니다.

재로 변해 빗물에 씻겨 흘러내린 물이 또다시 계곡의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것을...

늘 맑은 물에 살아야 하는 가재는 검은 잿물로 변한 곳에서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지요.

앞도 잘 보이지 않았고 정신이 혼미해지며 '이렇게 죽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가재는 죽어가며 숲 속 정령님의 권능을 의심하지 않았지요.

그렇게 많은 생명들의 희생이 있은 후 많은 세월이 흘러

숲은 어렵게 천천히 되살아났고 계곡물에도 가재가 살 수 있는 깨끗한 물로 변하였습니다.

 

숲 속 정령님은 가재의 용기와 덕에 대하여 계곡 생물들에게 늘 말하곤 하지요.

"그 집게 달린 징거미, 가재가 이 숲을 살렸지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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