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호 Jan 30. 2017

[감상문] 사막 위의 두 남자

인생의 이정표를 찾아 모래 위로 떠난 사람들

위의 책은 고등학교 선배님이자 우리 영한이의 콘트라베이스 선생님이시고, 
우리 성당 주일학교 선생님이기도 하신 배영호 선배님의 첫 번째 작품이다.
  
잘 나가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무작정 사막으로 떠난다는 내용의 기행문은 여기저기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사막과 같은 현실을 살아가면서 진짜 사막을 찾아 떠나는 내용의 기행문은 이제까지 본 적이 없었던 듯하다.
함께 여행을 떠났던 친구분은 뇌종양을 앓고 있는 분이라고 하니 말하면 무엇하랴.
  
인도 사막 여행을 책으로 엮었다고 해서 인도의 여러 가지 풍경을 담은 책인 줄 알고, 쉽게 책을 들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내가 처음 생각했던 책의 내용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 책은 기행문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여행지의 감상보다는 저자의 인생에 대한 철학이 녹아있는 명상록이라고 볼 수 있다. 
인도 타르 사막을 여행하면서 저자가 느끼는 감정과 그 당시 내 상황(현재도 마찬가지)과 매우 유사하다. 
저자가 매우 힘든 과정을 사막에 비유했듯이 나 또한 그 사막에 막 떨어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막에도 길은 있었다.
‘우리가 사막이라고 생각하는 곳에도 길은 있게 마련이다. 
그 길에는 아무런 표지판이 없다. 
우리가 평소 알던 길과는 사뭇 다르다. 
사막을 건너는 캐멀 드라이버들은 설사 아는 길이라고 하더라도 방심하지 않는다. 
그 길을 오가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면 그 길에 대해 신중하게 의견을 교환한다. 
길을 묻고 또 묻는 것. 
그들이 사막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이다. 
산 정상을 향하던 중에 자의로 또는 타의로 산을 내려와 사막과도 같은 현실로 쫓겨난 우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디로 가야 할지 막막하지만, 분명 그곳에도 길은 있을 것이다....
길이 보이지 않을수록, 길이 없는 듯이 보일수록, 설령 길을 잘 알고 있다는 판단이 섰을 지라도 우리는 끊임없이 길을 묻고 또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야 할 길이 맞는지 아닌지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과 마주했을 때 또다시 길을 잃고 말 것이므로 ’ (본문 108P)

실제로 내가 사기를 당해서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을 연속으로 당하고 있을 때, 
사실상 패닉 상태에 빠져있을 때 그래도 길은 있다고 알려준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미리내가게 사장님들이었다. 
이곳저곳에서 연락이 왔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면서 그래도 다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참 많은 힘이 되었고, 지금도 그렇다. 
만약 주변에 알리지 않고 숨기고 혼자서 다 감당하려 했다면 아직까지도 제정신이 아닐지 모른다. 
정신적으로 정말 큰 힘이 되었다
.

‘상처는 아물고 새살은 돋는다. 
강자의 세상에서 상처를 입고 낮은 곳으로 쫓겨난 사람들의 마음에 생긴 상처도 언젠가는 아물어 딱지가 앉는다. 
그 딱지가 떨어지면서 만든 흉터도 차츰 엷어진다. 
그리하여 즐거웠든 괴로웠든, 모든 지난 일들은 우리 마음속에서 추억이 된다. 
사실 우리의 고통들은, 그리고 수많은 걱정은 지나고 나면 아무 일도 아닌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 
’ 지나고 나서 보니 별일 아니더라 ‘라고 하는 경험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본문 231p)
‘사막에는 아무것도 없는 줄 알았다. 
그리고 사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그곳에도 생명이 있다....
생명은 어디에도 있다. 
아무리 척박한 땅이라도 삶은 계속된다.’(본문 214~215p)

내가 한참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나에게 이런 말을 해준 분이 있었다.

교수님, 사람이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도 죽으라는 법은 없더라고요, 
진짜 아무것도 안 남았는데도 다 살아지더라고요. 
힘내십시오.


진짜 살아질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지만 막막했지만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말은 나에게 큰 힘이 되었고 정말 고마웠다.   

‘비정한 현실이라는 사막으로 새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곳에서도 삶은 계속될 수 있다고. 
아니 계속되어야만 한다고. 
비참한 현실을 회피하기 위한 달콤한 위안에 불과하다고 비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투쟁해 사막화를 막고 환경을 개선해야지, 그런 식의 안이한 자기 위안은 패배주의와 다름없다고 나무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진짜 어려움에 빠져 보지 못한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건네는 추상적인 조언에 불과하다. 
지금 당장은 ”괜찮아, 이곳에서도 삶은 계속될 거야 “라는 진심 어린 위로가 우리에게는 더 필요한 샘물이다.‘ (에필로그)


누군가 이런 상황에 놓인 사람이 있다면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노력해서 성공하자’는 말은 일단 접어두고 
나 또한 이렇게 이야기해줄 것이다.

괜찮아, 이곳에서도 삶은 계속될 거야




예스 24에서 구매하시면 저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
http://www.yes24.com/24/Goods/35300653?Acode=101#contentsInside


작가의 이전글 '이가 왕 돈가스'의 장사철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