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을은 여름이 타고 남은 것

다자이 오사무

by 야옹이

언제였던가, 교외의 메밀국수집에서 국수를 기다리는 동안 식탁 위의 낡은 화보를 열어보았더니 그 속에 처절한 사진이 있었다. 전체가 타버린 들판, 바둑판무늬 유카타(浴衣)를 입은 여인이 달랑 혼자서 피곤에 지쳐 주저앉아 있었다. 난 가슴이 타들어갈 만큼 딱한 여인을 사랑했다. 무섭도록 욕정마저 느꼈다. 비참과 욕정은 표리인 모양이다. 숨이 막힐 만큼 괴로웠다.

빈들의 코스모스를 만나면 나는 그와 같은 고통을 느낍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