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계란볶음밥과 장조림
야채계란볶음밥
브로콜리
계란장조림, 소고기 장조림
도시락이나 반찬을 만들다보면 자투리 채소들이 남게 된다. 남은 채소들을 잊어버리고 매번 버리게 되던 습관을 없애보려고 도시락으로 볶음밥을 생각했다.
완두콩에 잘 먹지 않는 베이컨에 반, 남은 당근 반, 남은 쪽파. 그렇게 볶다보니 왠지 심심해서 계란을 투척했다. 분명 2인분을 생각하고 자투리 채소도 반만 했는데 어느 순간 재료들만으로 2인분이 될 것 같았다. 약간의 불안감이 있었지만 무시하고 밥을 넣고 다시 볶기 시작했다. 밥을 1.5인분을 잡으면 되겠지라는 마인드로 넣었는데 3인분이 넘는 양이 되었다.
옆에서 남편이 이거 양이 많은거 아니야? 라고 하는 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괜찮아 남으면 보관해서 다음번에 먹으면 되지‘ 라며 스스로 다독였다.
볶음밥을 만들고 나서 엄청 많이 만들어 놓은 소고기 장조림과 계란 장조림을 같이 곁들였다. 볶음밥과 장조림을 넣고 나니 왠지 먹음직스럽지가 않아 브로콜리는 곁들였더니 그나마 먹고 싶어지는 도시락 모양세를 갖췄다. 언제부터 이런걸 신경썼는지, 언제부터인가 이런 사소한 부분 하나에 고민을 하게 되었다. 도시락 만드는 즐거움이 이런거일까.
소고기장조림을 만들때에는 어렸을때 추억때문에 괜시리 양을 많이 만들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장조림에 들어가는 고기는 매번 조금만 있고 메추리알이라던지 꽈리고추가 많다던지 분명 소고기 장조림이라고 명칭을 했는데 소고기는 항상 양이 적어서 그게 불만이었다. 불만이지만 엄마가 다른 집의 가정부로 일을 하러 갈 정도로 가난했던 덕에 불만을 말 할 수 없었다. 성인이 된 지금은 내가 스스로 돈을 버는 순간부터 불만이 있던 반찬들을 푸짐하게 먹었는데 도시락을 싸기위해서 장조림을 담을때에도 나의 추억에 대한 반항심이 시작되었다. 소고기 1.3kg 를 사서 소고기 장조림을 담기 시작했다. 옆에서 남편도 어렸을때 많이 먹지 못하였는지 오히려 양을 보고 환영을 했었다. 오늘의 도시락에는 계란 장조림이 있어 많이 넣진 않았지만 냉장고에 잠을 자고 있는 소고기 장조림만 생각해도 뿌듯하고 든든하게 느껴진다.
그 덕에 회사에 자취하는 팀원에게 나눠주기도 하는 여유도 부려보았다.
다이어트 도시락이 아닌 일반식 도시락에 담긴 음식은 과거의 기억이 같이 담겨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