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볶음밥과 닭안심구이
김치볶음밥
닭안심구이
멸치볶음
소고기장조림
한국의 대중적인 요리 중 하나인 김치와 밥을 주재료로 만든 김치볶음밥. 서민 음식으로도 인식하지만 한국인 대부분의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고 어떠한 재료를 담느냐에 따라서 스팸김치볶음밥, 계란김치볶음밥, 돼지고기김치볶음밥 등 무수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 요리이다. 당연히 도시락 메뉴에서도 한 번씩은 나오게 되는 요리이기도 하다. 보통 식은 밥이 있거나 남은 밥이 있을 경우 집에서도 잘해 먹긴 하는데 생각보다 맛있는 김치볶음밥은 어렵다. 집집마다 김치의 스타일도 다르고 김치의 익힘 정도, 짠맛, 신맛 등이 자지 우지 한다. 그래서 도시락 메뉴로의 선택에 고민을 했다. 집에서 대충 만드는 김치볶음밥은 맛이 없어도 한 끼를 해치운다는 느낌으로 먹지만 회사 속에서의 점심 한 끼는 직상 생활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인데 맛이 없는 음식을 먹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치볶음밥을 선택한 건 냉장고에 한통에 남은 김치 자투리들이 있어 해결하고자 선택했다.
나름 파기름도 내고 김치를 잘게 썰어서 설탕을 넣고 자투리로 남은 당근과 양배추도 잘게 썰어서 같이 넣고 볶아주다 간장을 태우듯이 넣은 뒤에 굴소스 한 스푼.
김치볶음밥이었는데 자투리 채소를 까지 꺼내다 보니 일이 커졌다. 하지만 단순히보면 모두 썰고 다져서 넣은 거였다. 한 줄로 요약이 가능한 걸 보면 이 글을 쓰면서도 의문이 든다. 그냥 모두 믹서기에 넣고 씹힐정도까지만 갈아도 되지 않을까. 그래도 만들고 나니 나름 뿌듯해서 도시락통에 담았는데 도시락 통에 담으니 왜 이렇게 초라해 보이는지.
초라한 도시락의 모습에 만들어 놓은 멸치볶음과 남은 소고기 장조림을 같이 곁들여보았으나 딱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탄수화물만 있는 김치볶음밥에는 역시 단백질이 첨가되어야지 않을까 라는 생각과 바로 냉장고를 열어본다. 김치볶음밥을 만든다는 생각 때문인지 처음 열었을 때는 눈에서 보이지도 않았던 닭안심이 가지런히 보였다. 전날 마트를 가서 사 온 닭안심은 빨리 먹기 위해서 가장 잘 보이는 냉장고 위치에 떡하니 뒀었던 기억과 얘도 단백질이지라는 생각에 꺼내어 몇 조각 구웠다. 나름 노릇노릇 익히니깐 맛있어 보이는 모습이 도시락에 담을만한 녀석임에 틀림없었다.
김치볶음밥이 탄수화물이라는 맘 한편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생각해서 닭안심을 넣는 내 모습이 무척이나 모순적이다. 균형 잡힌 식사를 생각했으면 매일 같이 마시는 술도 끊었어야 하고 매일 같이 하지 않는 운동도 했어야 하는데 말이다. 그래도 한 끼 직장인의 도시락에 나름 궁합을 지켜서 먹고 싶다는 마음에 또다시 변명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