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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직장인의도시락 Apr 15. 2023

도시락 11일

다이어트는 오늘부터/다이어트는 내일부터 - 닭안심볶음

오늘의 메뉴

닭안심볶음

고추장멸치볶음


매일같이 쳇바퀴 도는 일상 속에서 가끔 여행이라는 계획이 생긴다. 다음달 여행계획이 있는데 수영복을 입기 위해서 다이어트를 해야한다고 한달전부터 이야기를 했다. 남편과 나는 내일부터 하는거야! 라는 의지를 가지고 닭안심으로 도시락을 만들기 시작했다.

닭안심을 구운다음 파프리카와 함께 굴소스를 조금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후 볶기 시작한다. 단백질과 더불어  탄수화물을 위해 현미밥으로 밥을 지었다. 이미 닭안심을 볶을 때 굴소스가 들어간 순간 다이어트가 아니게 되었지만 미리 만들어놓은 고추장 멸치볶음을 반찬으로 곁들이니 더욱이 다이어트 도시락이 아닌 입맛이 당기는 도시락이 되었다.


같은 회사를 다니는 남편과 나는 회사에서의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퇴근 후에 매일 같이 술을 마신다. 직무도 다르고 업무도 다르지만 어느 팀의 누가 있는지 다른 팀의 사람의 성향이 어떤지 잘 아는편이다. 어느날에는 다른 팀 사람이 일 때문에 힘들어하면 같이 술을 마시면서 고충을 들어주기도 한다. 최근에도 타 팀의 사람이 퇴사를 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다. 이야기를 들어주고나면 오히려 나에게 퇴사를 하지 않느냐고 물어본다. 사직서는 몇번씩 썻었다고. 그럴때마다 하고 싶은 일의 분야가 있을 경우 해당 일을 배당하는 식의 갈등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잡아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사람'. 본인이 힘든 부분이 업무도 아니고 연봉도 아닌 사람때문에 힘든거면 해결 방법이 없을뿐더러 몸과 마음이 좀먹어가니 몇주간 휴가를 낸 다음에 생각해보고 퇴사를 하는 것을 조언했다. 하지만 요즘은 팀원이나 다른 팀이 아닌 남편이 힘들어한다.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퇴근 후 술 한잔으로 서로에게 위로와 조언을 하고 있다.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라고 외치고 오늘의 도시락을 먹으면서 다시 다짐한다. 다이어트는 오늘부터! 하지만 회사에서의 점심시간이 지난 후면 또 다시 ‘사람’으로 힘든일이 생긴다. 새롭게 만들어진 힘든 오늘 하루로 인해 또 다시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를 외치게 되는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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