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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팔청춘 Jan 07. 2023

불평등을 만드는 10가지 원리

책, <불평등의 이유>


불평등의 이유
(노엄 촘스키/ 이데아/ 초판 2쇄/ 2018.04.23)

- 불평등을 만드는 10가지 원리 -



불평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알면, 그 해결책도 알 수 있다. 노엄 촘스키는 세계적인 석학이다. 언어학자이지만, 대표적인 행동하는 지식인으로 꼽힌다. 그는 불평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떤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짚어든 책이 <불평등의 이유>다. 노엄 촘스키는 불평등이 만들어지는 10가지 원리가 있다고 말한다. 10 가지 원리를 이렇다.


민주주의를 축소하라 / 이데올로기를 형성하라 / 경제를 개조하라/ 부담을 전가하라/ 연대를 공격하라/ 규제자를 관리하라/ 선거를 주물러라/ 하층민을 통제하라/ 동의를 조작하라/ 국민을 주변화하라


노엄촘스키는 미국에서 벌어지는 내용으로 책을 썼다. 때문에 모든 사례가 우리나라에 맞지는 않는다. 대표적으로 정치다. 미국은 정치 로비스트가 어엿한 직업으로 인정받는다. 때문에 돈으로 로비를 하는 게 어렵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르다. 정치인이 로비를 받았다면 이것은 뇌물로 인정되고 언론에 밝혀지는 순간 그의 인생은 작살이 난다. 하지만 그 외에 원리들은 우리나라에도 동일하다고 생각한다.


촘스키가 말하는 10가지 원리의 핵심은 무엇일까. 나는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으로 생각할 수 있다. 우리나라 헌법 1조 2항도 이렇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민으로부터 모든 것이 나오고, 국민에게 돌아가게 해야 한다. 노엄 촘스키는 이렇게 하지 못할 때 불평등이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민주주의를 축소해 국민이 말을 하지 못하게 하고, 연대하지 못하게 하고, 경제를 개조해 소수의 사람이 부를 가져가게 하고, 또 그렇게 가져간 소수로하여금 규제자를 관리해 본인들이 원하는 규제를 만들도록 한다. 이렇게 되면 소수의 사람이 사회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 얼마든지 안 좋은 분위기를 형성해, 국민으로 하여금 입을 닫고 하라는 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노엄 촘스키의 의견과 내가 책을 읽고 정리한 내용이 100%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책을 읽으면서 내가 받은 인상은 저랬다. 또 불평등이 경제적 불평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목소리를 내는 것,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에서도 불평등하다는 게 노엄 촘스키가 바라보는 불평등이 아닌가 싶다. 또 이런 불평등을 야기하는 원리 10가지를 직접 말하며 이런 원리를 깨부서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밑줄

- 노동비용이 더 저렴하고, 보건∙안전 기준이 없고, 환경 제약이 없는 곳, 예컨대 멕시코 북부, 중국, 베트남 등지로 생산을 이전함으로써 미국의 생산 역량을 비워 버린다는 의식적인 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생산 업체들은 여전히 많은 돈을 벌지만 생산은 다른 곳에서 하고 있다. 다국적기업들, 특히 경영자와 중역, 주주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아주 수익성이 좋지만, 물론 국민들에게는 아주 유해하다.(p.61)

ㄴ> 불평등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어디든 비슷한 것 같다. 수출 기업들과 그곳에 속한 사람들은 돈을 벌 테지만, 수출 시장이 아닌 곳들은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한계 이상으로 올라가기 어렵다.


- 실제로 국제 '자유무역협정 free trade agreements, FTA'이라 불리는 협정은 전혀 자유무역이 아니다. 무역 체제는 세계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서로 경쟁하게 만드는 공공연한 방식으로 재구성되었다. 그 결과로 노동자들의 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p.61)


- 정책은 불안정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설계된다. 앨런 그린스펀은 의회에 출석하여 증언하면서 경제 운영 성공의 바탕에는 '노동자 불안정성 확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을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면 순순히 통제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적절한 임금이나 노동조건, 자유로운 결사의 기회(노동조합 결성)를 요구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을 계속 불안정하게 만들면, 지나친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다. 형편없는 일자리라도 기꺼이 감수할 뿐 아니라 적정 임금이나 노동조건, 복지 혜택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다. 일부 경제학 이론에서는 이런 상황을 건전한 경제로 간주한다.(p.64)

ㄴ> 박노해의 시 <바겐세일>이 생각났다. 먹고살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일을 해야 하며, 그 일자리가 어떤 모습이든 지키게 된다.


 - 모든 사람에게 무상교육 혜택을 주어서는 안 될 경제적 이유 같은 것은 없다. 사회적∙정치적 이유가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런 이유는 사회적인 결정이자 정치적인 결정이다.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고등교육을 통해 자기를 발전시키고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갖게 된다면, 경제가 발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p.105)


- 결함이 있기는 하지만 계속해서 대중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최전선에 서 있던 조직화된 세력이 하나 있다. 조직화된 노동자들이 그 주인공이다. 조직화된 노동자들은 기업의 독재로 이어지는 이런 악순환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장벽이다.(p.144)


- 노동조합과 조직화된 노동자들에 집중적이고 거의 광적인 공격이 가해지는 주된 이유는 그들이 민주화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노동자의 권리뿐 아니라 대중 일반의 권리도 지키는 장벽을 제공한다. 이런 장벽은 사회를 소유하고 관리하는 이들의 특권과 권력에 간섭한다.(p.144)


- 우리는 인간이지 자동기계장치가 아니다. 일터에서 일을 하면서도 인간이기를 멈춰서는 안 된다. 이 말은 곧 인간이라는 것은 풍부한 문화 전통(우리 자신의 문화 전통만이 아니라 다른 수많은 문화 전통까지)의 혜택을 누리고, 기술만이 아니라 지혜까지 쌓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자기 머리로 생각하고(창의적이고 독립적으로 생각하고 탐구하고 질문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사고가 없으면 로봇으로 대체되어도 무방하다. 우리가 살 만한 사회를 만들고자 한다면 이런 사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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