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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모티 Apr 24. 2020

워라밸 말고 라워하(라이프 워크 하모니)

라워하(라이프 워크 하모니)를 찾아가는 과정

워라밸이 뭐지..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꽤 오래전부터 ‘워라밸(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Life Balance)' 이라는 단어가 화두였다. 출근하면 회사에 로그인해서 일을 하고, 퇴근과 동시에 회사에서 로그아웃하고 나를 위한 시간을 보장받는 삶을 원했다. 정부도 52시간 근무제를 시행하면서 적극적으로 워라밸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가 되었다. 저녁이 있는 삶이 곧 일과 삶의 균형이 잡혀 있는 삶이라고 지칭되어 왔고, 나 역시 그러한 삶을 살기를 (최소한으로 보장받기를) 원했다. 직장을 체크할 때도 야근은 많이 하는지, 연차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 등 워라밸을 지킬 수 있는 곳인지 확인했다.


워라밸이 좋은 회사?

내가 다녔던 회사 대부분 릴리즈를 앞두거나 프로젝트 오픈을 앞두지 않고는 이상 야근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 야근 마저도 눈치 보느라 어쩔 수 없이 하는 야근도 아니었고, 퀄리티에 대한 욕심이 있어서 스스로 남아서 했던 야근이었다. 연차도 마찬가지로, 내가 원하면 자유로이 쓸 수 있는 회사들이 대부분이었다. 나는 저녁이 있는 삶을 보장받은 회사에 다녔고, 흔히 말하는 ‘워라밸'이 좋은 회사에 다녔었다. 그래서 나는 행복했었나..?


내가 문제인가..

약 8년 정도 직장생활 중 6번의 이직 과정을 거치면서 ‘일’, ‘커리어’, ‘직장’, ‘직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나와 맞지 않는 회사들에 입사를 한건지, 회사가 문제인건지, 내가 회사생활이랑 맞지 않는건가, 직무가 안 맞나, 이쯤되면 내 문제인가 싶기도 했다. 이직 시마다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을 추가하고, 수정하면서 점점 보완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그 기준에 맞춘 회사를 선택해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심지어 워라밸이 좋다고 하는 회사들이었는데도!! “회사가 다 그렇지 뭐, 어느 회사나 똑같은가봐, 노동이 어떻게 안 힘들겠어” 라는 말로 내 선택을 합리화 시키려 했고, 상황을 바꾸려는 노력보다는 그냥 받아들이고 체념하기를 선택했었다.


그럼 대체 뭐가 문제야

워라밸 중 ‘워크(일)’에 대해서는 나의 역량, 내가 하고 싶은 일, 잘 어울리는 직무며, 회사를 고르는 기준 등등 꽤나 많은 생각들과 고민들을 했었다. 회사에서, 직무 분야에서 성장하기 위해 스터디도 나가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노력을 했다. 허나 내가 지키고 싶어했던 ‘라이프'에 대해서는 심도 깊게 고민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퇴근 후 보장받은 저녁 시간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건지… 스터디도 하고, 취미도 가져보려고 노력했지만, 그 어떤 것을 해도 내가 원하는 ‘라이프'가 뭔지 찾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워크'를 지우고, 내가 살고 싶은 ‘라이프'가 어떤 모습인지만 집중해서 생각해보았다. 저녁이 보장된 삶의 한정된 라이프가 아니라 그냥 내가 살고 싶은 삶 그 자체, 라이프 스타일에 대해서…


내가 살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

누구나 그렇지만, 나는 자유롭고 싶다. 여유를 부리며, 한량거리는 자유가 내게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연을 누리고자 하는 마음도 크다. 햇빛을 사랑하고, 오고가는 바람의 온도를 느끼며,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누리고 싶다. 정리하자면, 선물로 주어진 자연을 누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도모하며, 조금은 느리게 한량거리면 사는 것이 내가 살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의 모습이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을 정리하고 나니, 그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워크(일)’를 해야하는지 정리가 되어갔다.


균형(밸런스)이 아닌 조화(하모니)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자 워라밸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나를 더 갉아먹는 느낌이었다. 워크와 라이프라는 두 가지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매순간 가치 비중을 따지고, 무게 조절을 하며, 어느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힘 조절을 하며 애쓰고 있었다. 마치 시소 위에서 밸런스를 잡고, 아슬아슬하게 평형을 유지하려는 모습처럼.



워크와 라이프의 무게를 같도록 유지하면서, 균형을 잡으려고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나날


내가 살고 싶은 ‘라이프스타일'을 정의내리고 나서는 더 이상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힘조절을 하지 않아도 됐다. 최근에는 ‘워라하(Work-Life Harmony): 일과 삶의 조화',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일과 삶의 통합' 이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의 CEO 베프 제조스는 “워크 라이프 하모니, 즉 일과 삶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일과 일 외의 사생활은 보다 포괄적이고 거시적은 관계여야 한다”고 메세지를 발표했다. 워크와 라이프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상쇄개념보다는 조화를 이루어서 시너지를 내는 것을 중요한 것 같다.



라워하: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면서 시너지를 내는 구조


내가 추구하는 ‘워라하'의 모습을 그림을 그려서 표현해보았다. 내가 조금 더 무게감을 주고 싶은 곳은 ‘워크'보다는 ‘라이프'니까 라이프를 조금 더 크게 그리고, ‘워크'와 조화를 이루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부분을 교집합처럼 표현해서 그려보았다. 개인적으로는 일보다 삶이 먼저 오도록 워라하보다 ‘라워하(Life-Work Harmony)’로 라고 표현하고자 한다.



라워인: 내 삶에서 일이 일부가 되는 통합되는 날이 올까?


내 스스로가 일을 어떻게 정의내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긴 하겠지만, 일과 삶의 통합 ‘워라인’의 방향은 개인적으로 추구하고 싶은 방향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워라인'의 삶은 일에서 느끼는 성취와 성장을 삶의 동력 삼아, 더 큰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하는 삶처럼 느껴진다. 나는 일보다 삶이 우선시 되었으면 한다. 일이 내 삶의 일부인거지, 삶이 내 일의 일부가 되는 것은 싫다. (말장난 같지만.. 두 개의 차이는 매우 크다! ) 내 삶에서 일이 일부가 되어 적절히 스며드는 그런 날이 올까? 그런 일을 내가 찾을 수 있을까? 그걸 찾게 된다면 나의 소명, 사명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런 일을 내가 찾을 수 있기를 또한 소망해본다. 다음 단계, 라워인으로 가기 전까지(못갈 수도 있지만) ‘라워하'를 잘 조화롭게 만들어가며, 하루하루를 잘 누리며 살아가야겠다. 살아갈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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