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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이베 May 13. 2016

책 읽어주기의 기본은 체력인데

책 읽는 습관은 마라톤이다.

이 쏟아지고 밀려오는 피곤은 어디서 오는 것인지 책 읽어 주기 고작 3일 지났는데 벌써 저질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 잠자기 전 침대에서 무릎에 앉혀 놓고 2시간씩 온몸을 4D 극장 의자처럼 흔들며 목소리는 1인 몇 역인 거야! 목도 아프고 온몸의 피곤이 몰려온다. 아무래도 운동 정말 해야겠다. 마라톤을 하는데 지금 100미터 달리고 헐떡 거리고 있네!


혼자 옆드려 책보고 있는 딸


밥 먹다가도 책~! 놀다가도 책~! 엄마 설거지하는데 책 가져와서 책~!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책~! 밥 먹이다 말고 책 읽어주고 놀다 말고 책 읽어주고 설거지하다 말고 싱크대 밑에 주저 않아 책 읽어주고 잠자리에선 거의 2시간씩 책 읽어주고 와~~ 정말 하루 종일 몇 권 안 되는 책을 줄줄이 돌아가며 보고 또 보고 읽어주는 것도 정말 힘이 드는구나!


나에게 시간을 주려고 남편이 대신 책을 읽어주는데 재미없는지 조금 듣다가 아빠가 읽어준다니까 그 책을 들고 나에게 달려온다. 잠들면 나는 일어나서 블로그도 하고 기저귀, 물티슈도 주문하고 빨래도 하고 이것저것 해야지 했는데 떡실신해서 눈 떠보면 아침이네. 젠장 ㅡㅡ;;; (기저귀 몇 개 안 남았는데)


이렇게 3일!


피곤해서 아침에 일어나 보면 온몸이 퉁퉁 부어있고 오~~~ 힘들다. 하지만 틈만 나면 책 들고 오는 예쁜 내 새끼 어떻게 거부해! 아직은 핸드폰이 보이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집어 들고는 엄마의 동의를 구하는 표정을 외면하고 또 외면하고 책 속에 고래가 나오면 고래 머리 위를 손가락으로 집으며 뚜뚜~~ 뚜뚜~~~ 이러는 걸 슬쩍 넘어가야 하지만 그래도 몇 권 없는 책을 집어 들고 올 때 구연동화보다 몇 배는 더 리얼하고 버라이어티 하게 읽어준 보람인가 보다. 


동영상보다 책이 훨씬 더 재미있다는 걸 알려주려면 이렇게 계속해야 한다. 습관이 들 때까지~ 그래야 그다음에 동영상을 보더라도 책이 더 재미있으니 스스로 다시 책으로 돌아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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