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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미 Jul 12. 2019

마지막 안부


꼬르륵-,

허기가 진다고 해서 꼭 가난하답니까?


키스해줘-,

사랑한다고 해서 꼭 행복하답니까?


입술과 입술이 맞닿아 비비적대는 행위가

반드시 사랑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 세상 그 어디에도 당연한 건 없는 것처럼

다른 세계의 말들을 동일한 의미로 착각하고 있는

이 세상의 사람들처럼


지난밤 물고 뜯던 그 입술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안녕은 하신지요.


사랑은 평화와 다른 세계의 말이듯이,

가난과 허기 또한 다른 세계의 말이었고,

당신의 입술에 얹었던 내 입술도 사실은 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 고백의 하단에는 입술을 반드시 찍어주세요.

다른 것을 읊조리는 당신의 입술을 질투하면서도

해치지 못하는 [누군가]의 허기를 채워주세요.


지난밤 물고 뜯던 그 입술들은 다 어디로 갔습니까,

안녕은 하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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