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미 Mar 09. 2020

상실의 **


다정하게 나란히 손 잡고 있다 보면

나는 가끔 그래.

오래도록 곁에 앉아 손에 손 마주 잡고 있다 보면

어느 것이 내 손인지,

나는 잊게 되곤 하는 거야.


내 손을 네 손인 양

애틋하게 만지고

네 손을 내 손인 양

벅벅 긁고


박수를 칠 때는, 어느 것이 내 손인지도 모르고

두 발바닥을 마주해서 짝짝 소리를 낸다.


함께 하는 모든 것에는,

반드시 분실이 함께한다.

기억이든, 물건이든, 사람이든, 감정이든

구체적인 분실,

정확한 유실물이 존재한다.


커피를 좋아해서

오래도록 커피를 즐기기 위해 커피를 줄였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당신이 좋아서

나는 당신을..

당신을..!


*

어느 것이 내 손인지 몰라

아쉬운 대로 무엇이든 맞닿아 짝짝 소리 내어본다.

발바닥 마주해서 짝짝 치며,

입으로 소리 낸다.


짝짝.

짝! 짝!

짝.. 짝..


이것들에게도 짝은 있는가.



매거진의 이전글 무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