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를 맡기고 두근거려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중
"죽고 사는 문제 빼고는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나는 불안한 마음을 크게 느끼는 사람이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 불안한 마음이 생기면 다른 일에 집중을 잘 못한다. 내 솜털처럼 가벼운 정신력은 작은 바람에도 곧잘 흔들린다. 불안한 마음이 커져 나를 집어삼키려는 순간이 오면 나는 예전에 후배가 나에게 해준 말을 되새긴다.
나보다 나이는 어렸지만, 훨씬 어른스러웠던 그 아이는 내가 제주에 내려와 일하면서 대학원을 다닐 때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준 사람이다. 그 후배가 없었으면 내 정신에 과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는 일이 잦았을 것이다. 그리고 내 성적은 졸업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을 수도...
그 후배는 매일 걱정을 안고 사는 나에게 죽고 사는 문제는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고, 그 외의 문제는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니 불안해하지 말라고 말해줬다. 그 말이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그 후 불안한 상태가 될 때마다 마음속으로 주문을 외우듯 그 말을 되새기게 되었기 때문이다.
<제주 여행 사색 노트>라는 책 인쇄를 인쇄소에 맡겼다.
오늘 나온다고 했는데... 아직 연락이 없지만 퇴근하는 길에 찾으러 갈 생각이다.
과연, 잘 나왔을까?
색감이나 판형이 괜찮을까?
내지 선택은 적절했을까?
책 표지는 위치가 잘 맞았을까?
오타는 없었을까?
이런 걱정을 하다 보니 점점 더 두근 거린다.
그래서 다른 일은 전혀 못하겠다.
온라인으로 작업을 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부담이다.
온라인물은 오타는 수정하면 되고, 색감은 눈으로 취향껏 정리하면 된다.
일단 업로드를 해보고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생기면 언제든 수정이 가능하다.
그런데 출력물은 다르다.
온라인상으로 100%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결과물을 출력하게 되면 느낌이 다를 때가 많다.
가장 달라지는 것이 색감인데, 그건 인쇄소마다 또 인쇄량에 따라, 인쇄 재질에 따라 달라지니 초보 사업가에게는 가장 실수가 많은 부분이다.
나는 지금 그렇게 내 첫 책이 인쇄되길 기다리고 있다.
기획부터 제작, 출간, 유통까지 혼자 다 하고 있는 1인 사업가가 된 나는....
출판사를 차리는 건 쉽지만 사람들이 스스로 출판하기보다는 출판사를 통해 책을 출간하려는 이유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중이다.
한 고비 한 고비 멈추고 싶은 벽에 맞닿을 때마다 '결국 언젠가 넘어야 할 산이다.'라는 마음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중이다.
인쇄가 잘 나오면 온라인 서점에 등록할 계획인데...
온라인 서점 등록은 또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인쇄물을 확인하러 가봐야겠다.
부디 예쁘게 잘 나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