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을 하면서 달라진 일상
잠이 많아졌다
회사를 다닐 때는 잠이 많아지려야 많아질 수가 없었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하니까
주말에도 컨디션을 크게 망가뜨릴 수가 없었다
월요일에 다시 회사를 나가야 되니까
회사를 관둔 지 어느덧 10개월이 되어간다
10년 동안 직장인으로살면서
평생 출퇴근하는 삶을 살 줄 알았는데
삶이 바뀌었다
삶이 바뀔 수 있었던 계기는
맞벌이하던 와이프의 사업이
나름의 성공 궤도에 오르면 서다
금전적인 여유가 생기면서
가장 큰 염원이었던
내 일이 시작될 수있었다
나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느꼈다
노예라는 단어가 자극적이지만
굳이 노예와 주인을 나누자면
회사원 신분은 노예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또 하나 영향을 준 것은 주변에서 하나둘
회사를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났다
당장 우리 친형도 그렇다
가방끈도 좋고, 학벌, 스펙이 좋은 사람이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서 개인사업을 시작했는데..
대기업과 비교하면 회사랄 것도 없는
소소하게 개인 브랜드로 양말이나 주스 등을
만들어서 이커머스로 파는 일을 하고 있다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
특히 어린 아들과 보내는 시간 때문에
퇴사를 결정 했다는데
확실히 예전에 바빠 보였던 모습과
만나서 화끈하게 쏘는 맛은 사라졌지만…
그런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삶의 중요한 부분을 얻은 듯 보여서
회사원의 처지인 나로서는 부러움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와이프의 사업의 성공을
옆에서 바라보며 부러웠다.
혼자 끙끙 사업을 진행하며 고만고만할땐
부럽긴 커녕 안쓰러워 보인 적이 더 많았는데
어느덧 10년이 지나고 자리를 잡으니
회사원인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이 되었다
이른바 성공을 한 거다
사업 노하우가 날로 늘어간 덕분이다
지출비용은 점점 줄어들고,
노하우는 날로 생기고,
운도 따라주니
성공앞에 코로나 여파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내 것이 저렇게 단단해진 사람이 …
그래서 여유를 찾은 사람이 바로..
요즘 시대에서는 노예가 아닌
주인에 해당하는 사람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다
가장 가까운 두 사람이
자기의 것을 가진 모습을 보고
나도 내가 이제까지 해왔던 것 ..
그래서 가장 잘할 수있는 것
그리고 하고 싶었던 것 등을
회사 다니는 내내 고민하며 지냈고
그러던 어느 날 결정을 내렸고
와이프와 상의를 한 끝에
처음으로 나를 위한 선택을 하기로 했다
신기한 것은 내 일을 하고 나서부터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다들..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뿐라는거다
일단 기존의 회사원 친구들과는
하루의 사이클이 달라지기 때문에
만나는 일이 별로 없어졌고
종종 연락이 오는데
푸념을 들어주는 내용이 되다버니 점점
서로 입장이 달라졌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그러다 보니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오래전에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이니
다들 여유롭다 시간으로나 금전적으로나..
회사 다닐 땐 회사원들만 만나니 대표님 제외하곤
다들 어렵게 사는 세상인 줄 알았는데
사업하는 사람들만 만나보니
세상에 다 여유로운 사람들만 보인다
가장 신기한 것은
내 일을 하면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수록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의 연락이 종종 오는데
내가 하는 일을 어디에선가 접한 친구들이
연락하는 것이다
일적으로 진지하게 접근하는 친구도 종종 있다
사업이 자리를 잡고 성공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오겠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한 명의 주인 아래는 수많은 노예들이 붙는다는 상상
사업을 하면 여러 명의 직원을 거느려야 할 텐데
내 일을 하고 있으니
주변 사람들이 연루되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이고
성공에 도달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연루되고 싶어 할지가 상상이 가고
그러다 보니 한 명의 주인과
수많은 노예로 이루어진 것이 회사라는 생각이 든다
갑과 을이 이렇게 탄생하는 걸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중요한 건 하루가 너무 짧아진다는 거다
회사 다닐 때도 하루가 길진 않았다
그런데 내 일을 하면서 잠이 너무 많아졌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고
당장 돈이 없어서 굶어주는 상황이어서 루즈해진 걸까?
점점 늦게 일어나고 있다
기상시간이 늦어진 이유가 뭘까?
아마도 사업을 하면 회사원일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고 볼 수가 있다
회사를 다닐 때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하지만
사람인지라 대충하고 넘어가도 마음에 불편함은 없었고
그런 태도로 인생을 살아가다가
내 일을 하게 되니까 한 땀 한 땀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잘했는지 돌아보게 되고 다시 되돌아가서 고치고
잠잘라고 누워서도 올바른 선택을 한 건지
생각하면서 살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이전에 비해 많아진 것 같다
확실히 의자에 앉아있는 시간도 더 늘어났고
운동량은 회사원일 때보다 더 줄었다.
회사원일 때는 사람과 관계에서도 눈치를 봐야하는게
힘들었다. 윗사람 아랫사람 다 눈치를 봐야하는
허리라인에 가까워질수록 심해졌는데
열정이나 욕심이라기보다
남의 일을 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였기 때문에
오히려 암 걸려 일찍 죽을까 봐 의무적인 마음으로
나가서 운동을 의무적으로 했었다
그러나 내 일을 하다 보니
사람 관계나 하기 싫은 일을 하는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사라진 반면
일에 너무 집중을 하다 보니
장시간 고정 자세로 앉아있게되고
몸이 경직되고 운동량은 현저히 적어졌다
이런저런 요소들이 합쳐지다 보니
적은 운동 / 장시간 부동자세 / 끼니도 대충대충 /
업무의 에너지 소모는 늘어나고
완전히 지친 상태에서
일찍 깨우는 사람도 없다 보니
잠이 많아진 게 아닌가 싶다
잠은 많아졌지만 회사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요즘 시대가 남의 일을 해주면서 사는 시대가
아니지 않은가?
내가 딱히 잘하는 재주가 없다고 해도
내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재밌고 보람차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남의 일은 퇴사하는 순간 모든 게 사라지지만
내 것은 내가 쏟은 시간이 사라지지 않고
점점 쌓인다는 사실이다
내 일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주변 인프라도
훌륭해져서 혼자 가능한 것이 많아졌다
즉 사람 스트래스 안받고 일할 수가 있다
직장에서도 같은 부서의 사람들과 힘들었지
타부서나 파트너사 담장자와는 문제가 생기는 일이
많지 않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것도 혼자 가능하고
(혼자 디자인/샘플/양산/판매/마케팅을 관리할 수가 있다 )
홀로서기 위한 주변 기술은 나날이 발전해나가고 있다
반면 회사생활을 하기엔 환경이 날로 힘들어지고 있다
입사도 날로 힘들어지고 있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문은 좁아지고 있으며
평생직장은 커녕 임원이 되어도
해고의 압박은 거세지고
회사에서 사람을 내보낼때 온 회사가 한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것도 한두번 본 게 아니다
회사가 나쁘다기보다 그만큼 회사라는 존재도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일 거다
개인이 버텨내기엔
스트레스가 과도해 보인다
미래가 더 밝은 곳으로
조금 일찍 회사를 나왔지만
일찍이 사업을 시작한 사람들과 비교하면
많이 늦깍이다
사업하면서 느낀 건
자기 일에 늦은 건 없다 라는거다
내일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후회는 없다
이제부턴 앞만 보며 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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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아침형 인간이 되고는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