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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eHyun Kim Aug 26. 2023

크라브마가, 손자병법 #11

是爲縻軍

이 글은 고전 전문가가 아닌 크라브마가 수련생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그러므로 해당 글에는 오류가 있을수 있습니다.

가급적 참고를 위한 서적을 읽어보시고 직접 수련하시기를 권합니다.


0. 크라브마가의 가르침을 듣다보면 이중적으로 느껴질때가 있다. 어떤때는 싸움을 피하라고 하지만, 어떤때는 격렬하게 저항하라고 한다. 어떤때는 상대방의 눈을 피하면서 겁에 질린척 하라고 하지만 어떤때는 상대방의 눈을 주시하며 동작을 읽으라고 한다.


1. 是爲縻軍(시위미군)이라는 뜻은 묶여있는 군대라는 뜻이다. 해설서에서는 "군사작전을 모르는 군주의 명령에 묶여있는 군대"라는 뜻이라 해석한다. 시위미군 앞에는 아래와 같은 문장이 붙어있다

不知軍之不可以進而謂之進(군이 진격해서는 안될 상황에 진격을 명한다)

不知軍之不可以退而謂之退(군이 후퇴해서는 안될 상황에 후퇴를 명한다)

상대가 나보다 수가 많은데 싸우려 하는것, 상대가 흉기를 들고 있는데 그 앞에서 대적하려 하는것, 이미 상대가 이쪽에게 흉기를 대고 있는데 싸우려 하는것, 이것이 진격해서는 안될 상황에 진격을 하려는 것이고, 상대가 나보다 수가 많지만 나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는 상황, 막다른 골목에서 상대가 흉기를 들고 금품을 요구하는것을 넘어 아예 내 생명까지 빼앗으려 하는 상황, 내 집에 침입한 상대가 내 가족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는 상황에 등을 보이는 것이 후퇴해서는 안될 상황에 후퇴하려 하는 행위라 할것이다.


2. 이 편에서 논하는것은 크게 전략, 군정, 군령에 대한 것이다. 개인의 수련에 있어 군정과 군령까지 논할 방법에 대해서는 배움이 부족한 탓에 모르겠다. 하지만 전략적 판단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이야기 할수 있을거 같다. 또한 이 주제는 크라브마가 수련에서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크라브마가는 방어자의 자세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의 공격이 있어야 크라브마가는 성립한다는 것이다. 진격과 후퇴의 문제는 공격에서 맞서느냐 피하느냐의 선택지로 환원된다.

방어자의 자세에서 위험이 닥치면 피하라(좀더 적극적인 표현을 쓰자면, 도망쳐라)고 하지만 저항해야 할때는 일단 눈을 찌르거나 낭심에 일격부터 박고 시작하라고 가르친다. 진격해야 할 상황에서는 최선을 다해 진격하고, 후퇴해야 할 상황에서는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라고 가르치는 것이 크라브마가이다.


3. 가끔 이걸 공부한다고 하면 주변 지인들이 어떻게 하는거냐고 보여달라고 할때가 있다. 내가 배움이 부족할때는 “이렇게 해요”하고 재미삼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어지간해서는 그러지 않는다. 크라브마가가 뭔지 알려달라고 하면 “도망치는거요”라고 이야기한다.

이 무도는 도망치는 무도이다. “그런 무도가 어딨냐”라는 말을 들어도 “도망치거나 막는거부터 시작한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시위미군”이 되는것보다는 나아가야 할때와 퇴각해야 할때를 아는것이 낫다.겨루기 위한 무도이 아닌 생존을 위한 방법론으로써 무도이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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