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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냥 Jul 18. 2021

여름


바람이 살결에 닿을 때 아뜨아뜨

짧아진 소매만큼 살갗은 따가워졌다

내가 초콜릿인지 초콜릿이 나인지

나는 초콜릿 색깔로 익어갔다


먹고 자다 보니 코 앞에 쓰윽

올 듯 말 듯 밀당 따윈 하지 않았다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찾아와서는

어디 한 번 견뎌보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몸에서는 육수가 주르륵

지하철 안 여러 사람의 체취가 엉킨다

기관사는 최대로 에어컨을 가동한다고 말하는 방송을

귀에는 휴가 노래만 나오는 선곡표를 돌린다


아, 여름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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