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유무언의 어떤 것들을 비워내는 것이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었다.
처음에는 그 이야기가 일리가 있고 그게 답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비우고 버리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나서는 그것만이 정답이고 반대는 오답이라고 규정지었다.
왜 오답이지? 란 생각이 드는 순간 어쩌면 사람들이 만들어 낸 잣대 아래서 나를 부정하는 것 같은 느낌.
맥시멀리스트 혹은 채우는 것에만 익숙해져 있는 오늘을 부정 받는 느낌.
더하는 맛에 길들여진 나는 그들로 하여금 옛날로 치면 곳간에 쌀이 백가마니있는데 더 욕심내는 사람처럼 되어 보였고, 그건 욕심이었던가 라고 나를 되돌아 보게 만들어야 하는가 라는 생각.
그런데, 그게 과연 도덕적인 잣대 아래 남의 것을 부당하게 뺏은 것도 아닌 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취향이 더하는 맛에 길들여졌을 뿐이고, 넘치기 전에 손이 잘 안가는 것들은 기부를 하는데도 말이다. 여전히 남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는 나에게 오늘 더해진 무언가는 부정하지 않고 오롯이 나에게서 지켜낼 수 있을까.
더하는 맛에만 길들여진 오늘을 사람들의 시선에서 지키고, 있는 그대로 더할 수 있음에 아무 생각 없이 더하고 더하고 더해보자.
더할 나위 없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