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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술깨비 Oct 03. 2018

[브런치 무비패스] 에브리데이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뷰티 인사이드'

*브런치 무비패스 시사회 초청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로 다시 태어난 '뷰티 인사이드';

<에브리데이>(2018)


한 줄 감상

10대 하인틴물로 다시 태어난 <뷰티 인사이드>
                                                                            


이런 사람에게
산뜻한 10대 감성의 멜로물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나 혼자 진지한 리뷰

백종열 감독의 <뷰티 인사이드>(2015)가 할리우드와 국내 드라마로 각각 리메이크 돼 나왔다. 이제 곧 개봉하는 영화 <에브리데이>(2018)와 서현진 주연의 jtbc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가 그것이다. 원작 <뷰티 인사이드>(2015)는 내가 가끔 찾아보는 몇 안 되는 영화 중 하나다. 보통 같은 작품을 두 번 이상 보지 않는데, 이 영화는 몇 번이고 봤다. 한효주님을 경건히 영접하기 위해 찾아보지만, 그때마다 영화의 상상력과 연출, 전개방식에 더욱 깊은 감동을 받곤 한다. 이 영화를 리메이크 한 영화 <에브리데이>와 jtbc 드라마를 기대하는 이유다.    


두 작품 모두 원작 <뷰티 인사이드>가 풍긴 인상은 남기지 못했다. 광고 감독과 영화 디자인 감독을 겸하며 비주얼리스트로 두각을 드러낸 백종열 감독의 세련된 이미지를 두 작품 모두 따라오지 못했다. (물론 한효주의 부재가 더 큰 이유기도 할 테죠..?) ‘사람이 바뀐다’는 영화적 상상력(컨셉)은 이미 원작이 선점한 것이기에, 리메이크 작품은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 있어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야 차별성을 가질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어떤 인상적인 차별성을 보인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 된 영화 <에브리데이>는 장르적 변화를 꾀하며 차별성을 두려고 한다. 이 영화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닮은 하이틴물이다. 주인공이 다른 인물로 변하는 컨셉에 있어서도 변화를 주었다. 원작이 자고 일어나면 오로지 나한테서만 변화가 일어났다면, <에브리데이>는 다른 인물의 몸속으로 들어가 깨어난다. 쉽게 말하면, 하루 동안 빙의한 상태가 된다. 이렇게 변화된 영화적 상상력은 서사에도 영향을 준다. 자기가 깨어난 지역 10km 이내에 살고 있는 또래의 몸에만 들어간다는 조건을 달며, 이를 이용해 영화적 위기를 구성하기도 한다. 원작과 구별된 영화적 상상력은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다만, 외국 영화라는 게 한국 관객인 우리에게는 가장 큰 단점이 될 수 있다. 주인공이 다른 인물로 바뀔 때 우리가 아는 유명 배우가 아니라서 인물 변화가 주는 충격이 반감된다. 또 우리는 미국 10대 하이틴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하이틴 장르로의 전환 역시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나처럼 미국 하이틴 장르물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듯하다. 여전히 아쉬운 것은 원작이 주었던 영상미의 충격이 없던 것이다. (이 역시 한효주의 부재가 가장 큰 이유겠죠?)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는 아직 첫 화밖에 못 봐서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2화까지 방영됐지만, 첫 화를 보고 나니 더 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 그냥 쓴다. 드라마는 원작과 달리 여자 주인공이 바뀐다. 또 몸이 자고 나야 바뀌는 게 아니라 불시에 바뀐다. 이것이 이 영화의 위기를 조성하는 장치로 쓰인다. 드라마는 영화 <노팅힐>을 대표격으로 많은 멜로물들이 천착했던 톱스타 여자 주인공을 내세운다. 여기에 남자 주인공은 그놈의 ‘본부장’ 타이틀을 달고 나온다. 남자 주인공을 안면인식장애를 가진 인물로 설정해 나름 여자 주인공과 밸런스를 맞추려는 노력이 보인다.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배우이고, 단점 역시 배우이다. 서현진의 통통 튀는 캐릭터는 극의 활력을 넣는다. 약간 드라마 <또 오해영>의 기시감이 들긴 하지만, 서현진 특유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문제는 이민기 배우님인데... 나는 그의 연기를 잘 못 보겠다. 왜 이렇게 어색하게 느껴지는지 극의 몰입을 할 수가 없다. 아마 ‘츤데레 재벌집 본부장’이라는 틀에 박힌 캐릭터라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듯하다. 일단 이 드라마는 그저 그런 로맨틱 코미디물에 불과한데, 앞으로 어떻게 <뷰티 인사이드>의 영화적 상상력을 살려내는지에 따라 그 흥미가 달라질 듯하다.     


어쨌거나 내가 좋아하는 영화가 다양하게 리메이크 되는 게 기쁘다. 산뜻한 10대 감성의 멜로물을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는 <에브리데이>를 추천한다. 서현진의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도 그렇게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원작 <뷰티 인사이드>를 안 보신 분들은 꼭 한 번 보시길 바란다. 가을 감성에 꼭 맞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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