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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앗과나무 Jun 08. 2022

눈꽃 호랑이

질문하는 글쓰기 1.

한 여름에 눈이 펑펑 내린다면?




눈꽃 호랑이

팥빙수의 전설 + 제자들의 10초 영상 = 생각 조각을 모아 씨앗동화를 썼습니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8월. 더워서 숨조차 편히 쉴 수 없는 날이었어. 생각도 멈춰 버린 것 같고, 몸은 흐물흐물 문어처럼 움직였지. 그런데 별안간 하늘에서 펑펑 눈이 내리는 거야.

더운 날 함박눈이 내리다니 깜짝 놀랐어. 커다란 그릇에 하늘에서 내려온 함박눈을 담았어. 그릇에 담은 함박눈을 살펴보니 무언가가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어.

돋보기를 가지고 와서 자세히 살펴봤어. 전설로만 들었던 눈꽃 호랑이였어. 더운 날 하얀 눈이 내리면 눈꽃 호랑이가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거든.

눈송이처럼 작았던 눈꽃 호랑이는 점점 커지더니 집채만 한 호랑이로 변했어. 굵고 거친 목소리로 나를 노려보며 말했어.

"어흥~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다오. 안 그러면 널 잡아 먹을 테다."

나는 대답했어. "내게 재밌는 이야기는 없어. 그러나 씨앗 친구들이 찍은 10초 영상은 있어."

눈꽃 호랑이는 도마뱀 영상을 보더니 외쳤어.

"도마뱀. 도마뱀." 눈꽃 호랑이는 10초 영상을 볼 때마다 영상 속에 나오는 단어를 외쳤어.


은방울 꽃, 은방울 꽃

구름, 구름

낮에 뜬 달, 낮에 뜬 달

큐브, 큐브,

돈까스, 돈까스

시리얼, 시리얼


눈꽃 호랑이가 단어를 외칠 때마다 문장이 만들어졌어. 문장이 모여 이야기가 되었고, 10초 영상들은 퍼즐처럼 이야기에 맞춰 하나씩 연결이 됐어. 그 사이 하늘에서 내리던 함박눈은 그릇에 소복이 쌓여 달콤한 눈꽃 빙수가 되었어.

눈 호랑이는 소파에 앉아 눈꽃 빙수를 먹으며 호탕하게 웃었어. 배가 불룩해진 눈 호랑이는 눈을 스르르 감더니 코를 골며 잠을 잤어. 코를 한 번씩 골 때마다 집채만큼 커다랗던 몸이 작아지기 시작했어.

한 여름 펑펑 내리던 함박눈이 그치자 눈꽃 호랑이도 스르르 사라지고 말았어. 눈꽃 호랑이가 사라진 자리에 눈꽃 호랑이 영상이 남아 있었어. 눈꽃 호랑이가 만든 이야기 한 번 들어볼래?



이 활동은 씨앗 클래스 어린이, 청소년들이 진행하는 질문 노트입니다.

학생들이 제시한 질문을 듣고 자유롭게 글을 쓰는 활동입니다.

제자들과 함께 일주일에 한 편씩 씨앗동화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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