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흔들, 이십 대가 되고 삼십 대가 되면 흔들리던 나의 삶이 안정적으로 변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마치 30살이 되면 진짜 어른이 될 것만 같았던 착각 속에서 나는 30살이 되었고, 이제는 31살이 되었다. 20대의 삶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20대의 고민은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고민들이었다면 30대의 고민은 누군가와 나누기에도 벅차게 느껴지는 감정들이었다
예를 들자면 앞으로 어떻게 경제적인 활동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 연애에서 결혼까지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 가족들이 얽혀 있어서 조심스러운 이야기, 나의 개인적인 고민들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왔지만 나의 고민을 누군가와 진솔하게 털어놓기에는 우리는 너무 어른이 되어 버렸다
삼삼오오 모여서 깔깔 웃으며 같은 공통 관심사를 가지고 이야기하던 우리는, 이제는 각자 지금 마주하고 있는 고민들 앞에서 흔들거리느라 서로에게 많은 관심을 쏟을 수가 없는 현실을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나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
각자 다른 모습으로 흔들리고 있는 우리는, 각자의 현실을 애써 피하지 않고 마주하려고 얼마나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걸까 생각하는 날들이 많아진다. 자주 파도에 흔들리면서 어떤 날은 그냥 물속으로 가라앉아버리면 어떨까 생각하면서도 이내 나쁜 마음을 다잡곤 한다.
나답게 잘살고 싶다는 마음을 꺼내 다시 한번 꺼내 용기를 내는 날들이 많아진다
삼십 대가 되어 더 결혼부터 회사생활 그리고 이제는 많은 부분을 챙겨드려야 하는 부모님까지 - 더 많은 고민과 책임감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 파도를 타고 있는 오늘의 내가 참 대견하다. 자주 흔들리고 포기하고 싶은 날들 속에서, 그럼에도 나답게 잘살고 싶다는 마음은 나의 오랜 꿈이자 앞으로 영원한 꿈이지 않을까
나이를 먹을수록 잘살고 싶다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진다
오늘의 나에게 누군가 "잘 지내?"라고 묻는다면, "잘 지내고 있어"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우리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내 친구들도 각자 다른 삶이지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려고 노력하며 자신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고, 나 역시 내가 잘하는 일들을 찾고 더 나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루하루를 깊숙이 들여다보면 힘들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한순간들도 많지만 요즘의 나의 잘살고 있다는 것의 기준은 내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고, 나에게도 일상을 채우고 난 뒤 맥주 한 캔을 시원학 마실 수 있는 여유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여전히 흔들리지만, 여전히 나답게 살아가고 있는 나라서 참 다행이다
앞으로 다가오는 시간들 또한 거센 파도가 밀려오기도 하고,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기도 하겠지만 난 파도를 잘 타는 서퍼처럼 나답게 잘 살아가고 싶다
내가 나다울 수 있는 곳에서의 나다운 삶
사람마다 유독 애정 하는 곳이 있을 것이다
내가 가장 애정 하는 곳은 푸른 자연이 있는 섬, 제주다.
2014년 제주살이를 하면서 두 달 넘게 제주에 머무른 적이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제주살이라는 단어가 유행하지 않았던 시기인데, 그저 여름휴가 때 만난 제주 바다가 아름다워 "제주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아보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2014년도에 혼자 제주에 내려간 적이 있었다
그이 후부 터 나는 시간을 내서 제주에 다녀왔다. 관광객보다는 그저 제주 바다를 좋아하는 육지 사람으로, 같은 곳을 가고 또 가며 제주를 다녀오면서도 질리지 않는 마법 같은 일이 참 신기하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7년 전부터 나의 꿈은 제주에서 더 오랜 시간 살아보는 것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사계절 자연을 마주하며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여름과 가을에 제주에서 살아봤으니, 봄 겨울 또한 제주를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아름다운 제주의 풍경들과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제주에서 살아가고 싶다고 꿈꾸는 중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제주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요즘 더 선명해지고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제주에 내려갈 수 없었다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생각하다가, 정말 어떻게도 되지 않으면 나는 다시 육지로 돌아와야 하고 제주에 대한 안 좋은 기억들이 자리 잡게 될까 봐 두려웠는지도 모른다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 섬, 제주
나는 요즘 더 제주에서의 삶을 꿈꾸곤 한다
파도를 생각하면 제주가 떠오르고,
나다운 삶을 생각하면 역시 제주가 떠오른다
나다움은, 나에게는 곧 제주가 되어 버린다.
앞으로의 이야기들은 제주에서 마주했던 나다워 지기 위해 노력했던 순간들과, 나다움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들 그리고 육지에서의 하루 속에서 마주하는 나다움에 대해 기록하려고 한다. 여전히 육지에서 하루하루 파도에 흔들리며 살아가고 있지만, 나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내가 참 좋다
여전히 불안하고 부족한 사람이지만, 내가 나다움을 찾는 과정들을 누군가와 함께 하며 각자가 나다움을 찾는 시간이기를 바라본다. 나 역시 나의 하루 속에서 나다움을 매일 고민하며 살아가자고 다짐한다
나다움은 누군가 대신 찾아주지 않는다
누구보다 나와 가장 친해져야 할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라며, 함께 나다움을 고민하고 찾아내어 나다운 삶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