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위로
비가 온다.
더운 것도 아닌데 창문을 열어 놓고 누웠다. 빗소리가 듣기 좋아 잠시 열어놓기로 했다. 비오는 월요일, 습관적으로 카펜터즈의 노래를 듣다가 다음 곡으로 넘어간다.
'사라지지 말아요'
숱하게 듣던 노래인데, 오늘따라 전주에 흐르는 피아노 소리가 투명하다. 고요한 밤에 오직 빗소리와 피아노 소리만 들린다. 그 둘의 합주를 타고 흐르는 노랫말이 더할 나위 없이 조화롭다. 나는 생각을 멈추고 가만히 소리를 듣는다. '아, 좋다. 처음 만난 이들은 연습 한 번 없이도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어내는구나.'
오늘밤엔 뜻밖의 위로를 받는다.
무엇이 그댈 아프게 하고
무엇이 그댈 괴롭게 해서
아름다운 마음이 캄캄한 어둠이 되어
앞을 가리게 해
...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고통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나 덜어줄 텐데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 디어 클라우드 <사라지지 말아요> 중에서
* 메인 사진은 프랑스 여행 중에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