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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정욱 Apr 14. 2024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는 왜 부진할까?

[위클리 HR 인사이트] 영상: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가 부진하는 이유


1. 축구를 통한 조직과 리더십의 이해

원래 나는 축구를 하는 것도, 보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손흥민을 좋아하는 아들 덕분에 함께 보다 보니 매력을 많이 느꼈다. 여러 선수들이 함께 협력하여 성과를 낸다는 측면에선, 조직과 리더십을 이해하는 것에도 영감을 받을 때가 많다. 최근 축구 유튜버 김진짜의 <퍼거슨 은퇴 이후, 맨유가 계속 부진하는 이유>재미있게 봤는데 해당 영상을 요약하고, 약간의 생각을 더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JCkZd5CZAg


2. 리더십의 부재

퍼거슨 감독 이후, 이사진이 바뀌었다. 가장 중요한 단장 유명 투자 컨설턴트이자, 회계사 출신이었다. 단장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 철학을 세우고 장기 플랜을 세우는 것이다. 조직으로 치면 CEO로서 미션-비전-핵심가치를 정립하고 일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하지만, 새로운 단장은 돈을 버는 수완은 좋았으나 조직을 이끄는 철학이나 방향성이 없었다. 예를 들어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에게 너무 많은 투자를 하고, 그에 따라서 내부 연봉이 높아지는 악순환이 생겨 비용이 증가한 것도 대표적 실패 사례다. 과거 맨유가 보여준 단장과 감독의 명확한 철학은 사라졌고, 모든 것이 경제 이론으로 바뀌었다. 조직 운영에 있어서 돈은 매우 중요하지만, 철학을 넘어서선 안 된다.


Q. “우리 조직은 장기적인 미션-비전-목표에 맞춰 일관성 있게 운영되는가?”



3. 석세션 플랜(Succession Plan)을 통한 인수인계 실패

퍼거슨 감독 퇴임 시, 함께 짝을 맞추던 회장도 같이 사임을 했다. 하지만, 과거 맨유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두 사람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리더십의 공백이 너무 크게 발생했다.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기존 방식을 개선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기존의 바람직한 철학을 승계하지 못하고, 변화가 너무 갑작스러우면 조직에 지나친 혼란이 생긴다. 즉, 맨유는 변화를 시도하되, 인수인계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마련했어야 했다.


글로벌 기업에선 석세션 플랜(Succession Plan)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만, 국내 조직은 여전히 리더십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치밀하지 못하다. 특히 스타트업은 조직 변화 과정에서 주요 인력이 한꺼번에 퇴사가 일어나면서, 혼란을 겪는 경우도 있는데 ‘무엇을 지켜야 하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신중하게 고민하여 인수인계 계획을 잘 설계할 필요가 있다. 어렵지만, 놓쳐서는 안 될 두 마리 토끼다.


Q. “우리 조직은 지속가능한 생존을 위해 변화와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가?”   



4. 잦은 감독 교체에 따른 악순환

앞선 2가지 이유로 인해 감독들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성적은 나오지 못하고, 다시 감독이 바뀌는 악순환이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팀의 전술도 달라지는데, 빌드업을 했다가, 수비 축구를 했다가, 다시 바뀌는 혼란을 겪었다. 전술에 맞는 선수들은 다를 수밖에 없기에, 몇 번의 감독을 거치며 선수 구성은 뒤죽박죽이 되었다.

갑자기 팀을 맡게 된 감독 입장에선, 모든 것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 본인 철학에 맞춰 팀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고, 단기간의 성과를 내지 못해서 또 그만두게 된다. 타까운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게다가, 상위 리더십인 단장은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하다 보니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아닌 돈이 되는 선수들 중심으로 영입을 했다. 하지만, 팀 분위기가 더 안 좋아졌다. 팔 선수는 빨리 팔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이다. 조직에서도 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구성원들을 영입하고, 리더가 팀 빌딩을 거쳐 성과를 낼 때까지 기다려주는 미덕이 필요하다. 단기 성과에만 집착하면, 일을 그르치기 십상이다. 


Q. "우리 조직은 일관된 기준에 맞춰 인재를 영입하고, 단기간의 성과를 넘어 최고의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가?"



5. 선수 간의 불화와 감독의 권위

감독이 자주 변화하면서, 전술이 바뀌고, 선발 라인이 바뀐다. 그 과정에서 경기에서 배제된 선수들은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다. 불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그러한 선수들의 불화를 막기 위해선, 감독이 적절한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하고, 팀은 기강을 세워야 한다.


과거 퍼거슨 감독은 실력과 성과 모든 면에서 엄청난 권위가 있었고 그에 따라 선수들도 모두 규율을 중요하게 여겼다. 혹시나 내부 불화가 있더라도, 팀 외부로 절대 새어나가지 않도록 선수들 입단속을 확실히 했다. 하지만 이후 감독들은 그러지 못했고, 내부 이야기도 다 흘러나갔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맨유는 언론의 가십거리가 되기 쉬운 팀이었다.


결국, 조직도 마찬가지다. 리더가 권위를 잃으면 끝이다. 권위는 곧 규율과 리더십의 신뢰로 이어진다. 팀이 단단해지고, 그로 인해 성과를 내고 결과를 만들며 권위는 다시 강화된다. 그 선순환을 돌리는 것은 어렵지만, 그것이 리더의 몫이다. 자기 사람들을 미친 듯이 뛰게 하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Q. "우리 조직은 리더의 권위와 조직의 규율이 살아서 움직이는가?"



6. 수비가 약한 조직은 승리할 수 없다.

퍼거슨은 골키퍼와 센터이 팀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했다. 그 조합의 안정성과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애매한 A급들을 다수 확보하는 것보다 확실하지만 소수의 S급들로 안정감 있게 운영하고자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 맨유는 센터백과 수비가 흔들리고, 나아가 조직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결국 수비가 약한 팀은 우승할 수 없다. 회사로 생각해 보면, 우리 회사에서 그 누가 뭐래도 구멍이 나지 않게, 헌신하면서 골을 막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그들의 리텐션이 어떻게 되는지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다. 매출을 내는 사람(골)도 중요하지만, 수비로 팀에 헌신하는 동료들은 좀 더 섬세하게 다뤄야 한다. 보이지 않는 그들이 결국 팀을 승리로 이끄는 일등 공신이다.


Q. “우리 조직에서 수비수는 누구인가? 그들은 얼마나 인정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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