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교육*미래 (마왕의 생각)
어찌 보면 인생의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여기로 가야 하는 것인가, 저기로 가야 하는 것인가, 마치 여러 갈림길의 가운데에 서서 미지의 안갯속에 쌓인 내 어떤 운명이라고 생각되는 길을 찾아서 고민할 수 있는, 그것도 일종의 권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이를 먹어가면 먹어갈수록 내 인생 진로가 어쩌고 저쩌고에 대해선 아쉬움과, 회환과, 이런 것이 남을 순 있어도 고민과 갈등과 이런 것을 할 수 있는 위치나 권리는 아니거든요.
자신의 인생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고 갈등하고 눈물 흘릴 수 있는 그런 권리를 가진 청춘들에게 건배.
@2006.02.02
진로에 대한 걱정이나 이런 것들은 뭐랄까 부채꼴의 모양이요,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180도 쫙 펼쳐져있는 부채꼴로 고민의 가능성이 무지하게 많은 이런 어릴 때나 청소년 시기를 거쳐가면서 그 부채꼴이 좁아지기는 하지만요, 걱정이나 고민이 없어지진 않아요.
서른 살이 되고, 마흔 살이 되고 막 그렇게 되면 뭐가 또 가중처벌법에 의해 쌓이냐면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게 과연 옳은 것이었을까? 내가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일들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일까? 보람 있는 일일까? 이 고민까지 껴들고 앞으로 뭐 하려고 하면 이제 남은 시간이 옛날처럼 일생이 내 앞에 쫙 펼쳐져 있는 것도 아니니까 결국 그 고민 또 하거든요? 없어지는 고민은 아닌 것 같고요.
그렇기 때문에 이 고민을 말끔하게 해결하고 대학 가서 샤방하게 딱 출발하자 이런 얘기는 말도 안 되는 얘기고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훈련받아야 되는 이야기는 늘 고민과 더불어 살면서 늘 주위에 있는 고민들을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늘 현명하게 행동하고 생각하려 노력하고 늘 고민과 더불어 어쩔 수 없이 살아간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그런데 우리 부모님들이나 선생님들은 대학 들어가면 그 고민이 싹 다 없어진다는 식으로 일단 거짓말을 해서 유도하잖아요. 근데 안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이 고민들은 우리가 어쩌면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게 옳은 건가, 맞는 건가, 에라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갈지도 모르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중요한 것은 오늘 현재 오늘 나의 하루가 나의 고민들과 더불어, 이제는 미운 정 고운 정까지 들어버린 이 뻔한 고민들과 더불어, 오늘 하루를 행복하게 지냈느냐라는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더더욱 간절하게 절실히 해봅니다.
@200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