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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Jun 03. 2024

대학에 가지 않고 자퇴하고 싶은데 부모님을 설득하려면

진로*교육*미래

자퇴할 수 있게 부모님 설득할 방도를 알려줘.


부모님 속 안 썩이고 매끄럽게 자퇴할 수 없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대학이라는 곳은 너무 어울리지가 않아. 물론 대학이라는 곳에도 내가 하고 싶은 분야에 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나로서는 전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게다가 나는 배우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그리고 더 큰 문제점은 우리나라 대학이라는 곳을 가기 싫다는 거야. 취업 양성소 쓰레기 같은 냄새가.. 모르겠다. 정말 내가 아직 어른이 안 된 건가? 아니면 고3으로서의 스트레스 때문에 애기같이 앙탈을 부리는 것은 아닐까?


술 문화를 굳이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가자마자 술에 찌들어 사는 형 누나들 보면 진짜 가기가 싫다. 학문적인 뭔가를 추구하는 게 아닌, 그저 취업 양성소에 불과한, 점수를 조금 억지로 주자면 잘난 것들끼리 파벌 만드는 도구에 불과한 우리나라 대학을 굳이 나와야 하는지.. 

그냥 책조차 살 돈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것은 아닌 나로서는 대학을 가는 것보다 책 속에 파묻혀 지내는 것이 훨씬 더 나를 다듬는 길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뭐랄까 몸값  비싼 알바생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 같은 학생들을 보면서 신촌역, 이대역, 홍대역 등 대학가 역에 내리면서 휘황찬란한 소비의 문화를 보며 느끼는 환멸감이라고 해야 되나? 


노는 거? 나 정말 좋아해. 하지만 20대 정도에 국한돼 흥청망청 죽일 듯 놀아재끼는 살벌한 분위기. 30대는 점점 TV 앞으로만 사라지고, 40대 50대는.. 아 비참하다.

(글이 아주 성숙해요. 세상을 아주 잘 보고 계시고요.)


공부할 돈을 벌기 위해서 시간을 쪼개서 알바하는 것도 아니고, 놀기 위해서, 아니 남의 눈치 봐가면서 그들의 수준을 자신의 모습에 맞춰서 개성적 획일화를 일궈내는 모습들.

폐쇄적인 교수 제도, 약삭 빨라야 학점 따는 문화, 뭐 이런 거는 접해보지 못한 쓰레기 문화고 뉴스를 보면 나오는 한 번의 논문조차 쓰기 귀찮아 대피를 한다는 충격적인 말들. 그리고 학력이 좌지우지하는 가장 젖같은 문제. 거의 4천만이 그 생각을 갖고 있다는 문제. 그리고 저학력자 무시하는 고학력자라는 비겁한 자들. 환멸, 환멸의 환멸, 증오, 증의 증오.. 난 그야말로 저 곳에 간다는 것이 부끄럽기 조차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를 살펴보자면 난 우선 수능 따위에 조잡한 공부를 하고 싶지가 않아. 여러 학문의 겉핥기 식의 학습. 문제 풀이가 궁극의 목표인.. 그리고 예술이라는 걸 누구에게 배울 필요가 있을까? 인류학을, 철학을, 사회학을?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수학조차도 대한민국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친구가 있는데? 그리고 지금 자퇴를 한다면 비인권적이고 나를 병신으로 세뇌시켜버릴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된다는 유혹도 있어.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그곳은 조금이라도 자기 세계가 있다면 무척 견디기 힘들 거라고 그러더구만.


그런데 친구와 다다 선언을 읽고 키득대며 '우리도, 아니 우리나라도 이런 거 하자'라고 즐거워하는 내가 그곳을 어떻게 갈지.. 그래, 지금 나의 생각으로는 자퇴를 거부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 하지만 자퇴를 하려면 부모의 동의가 있어야지.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나는 또다시 부모를 속썩일 자신이 너무 없다는 거야. 겨우 자리 잡고 공부할 줄 아는 하는 줄 아는 부모님을.


그리고 우리 형도 자퇴해서 항상' 너만은 학교 졸업장을'이라고 말씀하시곤 했는데.. 내가 늦둥이로 태어나서 엄마랑 아빠가 파릇파릇한 것도 아니고 막말로 언제까지 살지도 모르는 분들인데 뭔가 부모님을 긍정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이 없을까? 지금 하루에 한 장씩 편지를 써볼까도 생각 중이야.

아~ 과거의 관념이 지배하는 지긋지긋한 나라. 




일단 글 내용들의 한 80% 이상을 저는 대단히 적극적으로 수긍을 합니다. 

그리고 청소년 보호법을 만들어서 자신들이 무엇을 보아야 할지 읽어야 할지 들어야 할지를 판단하지 못하는 청소년을 보호해야 된다라는 웃긴 짓거리를 하고 있는 희극적인 나라에서 청소년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라는 것. 그것은 뭐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의 하나의 희망이라고 볼 수도 있고, 무조건 어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부모라는 이유로 윗사람이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지난 일과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이 옳다고 주장을 하는 그들에 대해서 '좃까'라고 말을 할 수 있는 청소년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거. 이것이 우리 사회의 하나의 희망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제 이러한 생각을 실천해 내고 자신의 삶을 온전하게 만들어가면서 그들에게 뭔가 자신의 삶을 강탈당하는 이런 기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이런 것들은  가열찬 투쟁과 선명한 금 긋기라는 방법으로는 이루기 힘든 경우가 대단히 많습니다. 가열차야 할 부분들은 마음속의 코어에 해당하는 가장 깊은 부분이겠고요. 현실에서는 이제 타협이라는 것이 대단히 많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 사회에서 가끔 이 당 저 당 옮겨 다니거나 그냥 지 꼴리는 대로 이익에 따라서 왕창왕창 이렇게 나돌아 다니는 사람들이 이제 '타협적이다'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타협이라는 그런 훌륭한 말을 그런 쓰레기들한테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건 뇌화부동이고 그건 타협이 아닙니다.

타협이라는 것은 최선의 상황을 선택하고 최선의 결과를 고려하여 희생할 부분 희생하고 양보할 부분 양보하면서 아주 올바른 균형 감각을 잡는 것을 타협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고, 그냥 내키는 대로 가장 이익이 많을 것 같은 부분으로 여기저기 쏠려 다니는 건 다시 말씀드리자면 뇌화부동입니다.

뇌화부동이라는 것은 이제 뇌가 화석화되면서 이제 딱딱하게 그렇게 굳어지면은 움직일 수가 없다는 얘기죠. 부동..이라는 그런 얘기인가? 그런 것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에서 이제 어떠한 타협을 해야 올바른 타협을 하는 것일까요?


첫 번째는 어떠한 것이 올바른 타협일 것이냐, 
두 번째는 그 타협을 함으로 해서 잃는 것과 얻는 것을 계산을 해보고, 
그 타협을 통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이며 
타협을 통해서도 자신에게 있어서 전혀 바뀌지 않는 부분, 
자신이 끝까지 지켜야 할 부분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 
타협을 이루어낼 수 있느냐 하는 부분.

또 정 안 돼서 자신의 가장 중요한 부분까지도 변화를 한다면 
언제 그것을 회복시킬 것인가라는 
그런 타임 스케줄을 세워야만 합니다.

지금 이 공격적이며 또한 또래 내지는 자신의 윗세대보다도 오히려 정신 연령이 자신이 높다라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또 그런 식으로 문화와 공부를 접해나가고 있는 이 생활 패턴에서 부모님과의 문제가 일단 가장 크게 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죠? 그 이외의 것들은 제가 볼 때는 누가 이렇게 칼로 찌른다 그래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아주 굳건한 태도를 이미 굳히고 있어요. 본인은. 다른 부분들은 전혀 걱정이 안 됩니다.


대학을 진학을 해서도 그 안에서도 공부하는 사람들은 아직 있습니다. 또 그 안에 대학의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부분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될 놈은 된다라는 전제 하에서 대학 가서 될 놈은 그 안에서 제대로 된 것을 배웁니다. 못 배우는 놈은 그 안에서 취업양성소 근처까지도 못 가고 취업양성소에 필요한 학점도 못 따고 그냥 나옵니다저 같은 놈은 그런 거예요. 뭐 그런 겁니다마는.. 부모님과의 문제예요. 그러니까 대학을 진학을 하든 말든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하시고요. 알아서 잘할 겁니다. 


타협을 하십시오. 뭐냐 하면 고교를 졸업하는 것으로, 또 고교를 졸업하고 나서 대학에 진학을 하고 나서 첫 학기를 등록을 하고 나서 휴학을 하는 것으로 타협을 하시던가, 그런 다음에 대학에 진학을 하고 휴학을 하고 3년 내로 자신이 원하는 공부와 자신의 분야에서 어떤 빠방한 그런 것이 아니라 얘가 정말로 이쪽에 뭔가가 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그런 성과물을 부모님을 보여주겠다라는 쇼부를 치십시오. 그럼으로 해서 부모님을 안심시켜 줌으로 해서 하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배려도 되지만 본인에게 있어서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가 됩니다. 왜냐하면 수신제가 치국평천하라고 하잖아요. 가정이 안정되고 주위가 이렇게 정돈이 되어야 자신이 원하는 목표에 집중을 할 수가 있는데 가정이 시끄러우면 그거 굉장히 곤란합니다. 가정이 시끄럽다 그러면 보통 애가 가출을 하거나 마누라가 바람이 나거나 남편이 무슨 뭐 알코올 중독이 되거나 이런 걸 생각하시는데 부모님이 옆에서 계속 갈구는 것도 못지않은 가정불화이자 짜증입니다. 그거 애가 뭐 좀 해보겠다는데 부모님 옆에서 계속 막 왈가불가... 


부모님 가운데서는 정말로 패닉 상태에 이르러서 아이에게 스트레스와 신경질을 퍼붓는 부모님도 있고, 또 이 부모님 세대를 생각해 보면 한편으로 대단히 안 된 것이 이 낙오에 대한 공포와 남들에게 뭔가 떳떳한 뭔가를 보여야 된다라는 그런 허영과, 이런 폭발적인 세례와 세뇌를 받으면서 세상을 산 분들이기 때문에 쉽게 설득이 되지가 않습니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차근차근 설득을 해야 되는데, 지금 현재 상태에서는 그래서 스무스한 소프트 랜딩으로 갈 수 있는 그런 방법이 있다면 정면충돌을 통해서 지금 당장 혈기가 한참 솟아오르고 있을 때 당장 중퇴를 하고, 대학에 대해서 조까라고 선언을 하고, 부모님이 나에게 그런 모습을 인정해 주고, 그냥 애쓰고 달리고 싶다라는 그 혈기는 제가 정말로 100%까지는 모르겠어요. 남이니까. 99%는 인정합니다. 제가 그랬으니까ㅋㅋ 정말로 인정을 합니다마는 군사 전술에서도요, 직접 충돌을 통한 직접 접촉 전술이 있고 간접적인 전술이 있습니다. 그런데 뛰어난 전략가들에게 있어서 항상 우선이 되고 있는 것은 간접 전술입니다. 간접 접근이 직접 접근보다는 훨씬 우월한 전술입니다.

그러나 강경파들과 이 무사 정신으로 무장한 사람들은 피를 흘리고 적군을 칼로 베고 총알을 갖다 쏘고 부숴야만 진정한 전쟁이고 그렇지 않은 자들은 비겁한 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쟁에서 많은 목숨을 잃거나 피를 흘리거나 심지어는 전쟁에 패전하고 나라를 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직접 전술이 전선에서의 충돌을 통해서 상대방을 살상하고 군사력을 붕괴시키는 것이라면, 간접 전술은 상대방 국가의 전쟁 의지를 말살시키거나 전쟁 전에 이미 전쟁 수행 의지 자체를 파괴해 버리는 것. 이런 것들이 간접 전술에서 중요해집니다.


지금 이 세상을 향한 혼자만의 전쟁. 참 멋진 것을 해나가고 있는 건데, 이 전쟁에 있어서 직접적인 충돌로 싸워서 이기고 칼을 휘두르면서 한번 하늘을 향해서 포효를 해보겠다라는 거는 전자 오락을 너무 많이 해서 그런 정서가 들어가게 되는 겁니다. ㅋㅋ 그거는 이제 게임을 너무 많이 하신 것 같고, 여기서 간접적인 전술. 주위에 스트레스가 될 만한 것, 자신의 행보가 방해가 될 만한 것들을 타협을 통해서 밀어 넣으시면서 앞으로 자기가 할 수 있는 목표를 설정해서 빨리빨리 앞으로 나가라는 겁니다. 만일 부모님과 그런 트러블 때문에 한 1년 이상 고민을 하게 된다면 여기서 1년이 날아갑니다. 그러니까 부모님을 자신의 의지를 강요함으로 해서, 또 이 세상에 대해서 많이 처진 아직도 후진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런 부모님 하고 나하고는 수준이 안 맞는다라는 생각을 하지 마시고. 또 살다 보면 뼈 아픈 그런 때가 있습니다. 그렇게 수준 처지고 세상에 대해서 모르는 것 같은 그 부모님의 지금까지 고생고생 생활에서 나온 그 땀과 눈물방울 모인 그 말 중에 정말 '딴 건 몰라도 요거 하나는 진짜였구나' 하는 것들을 얼마나 되지 않아서 또 느끼게 되고 그분들을 나름대로 또 존중하게 되실 겁니다. 간접적인 방법을 통해서 타협하시고 목표를 향해서 속도를 올리고 전진하십시오.


대부분 가열찬 투쟁만이 진짜 투쟁이며 타협과 이런 변절을 통해서 목표를 추구하는 자들은 쓰레기다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가장 빨리 배신하거나, 늦게 배신해도 가장 확실하게 배신하고, 그렇게 흑백 논리로 입체적인 사고를 하지 못한 사람들은 나중에 자신들이 자신의 말을 배신하거나 자신의 신념을 배신하거나 혹은 자신의 지나온 과거와 이런 것들에 대해서 환멸을 던지고 자신의 옛 모습에 대해서 비웃음을 던지는 자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가열참을 주장하는 자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얘기에 너무 쏠릴 필요가 없고 오히려 타협을 해나갈 수 있는 그런 입체적인 사고방식과, 그리고 속도를 올리면서 간접 접근을 해나갈 수 있는, 원거리를 볼 수 있는 전략. 이런 것이 자기 인생에서는 정말로 필요합니다. 문제는 목표를 향해서 전진하는 것이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전진할 것인가라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자기 정체성을 파괴할 정도로 변절을 통한 방식만 아니라면 타협하세요그리고 부모님을 한 번이라도 존중하려는 생각을 해보시고 같이 힘을 합하세요. 

그리고 부모님을 그렇게 사이드로 밀어놓고 '니들은 몰라'라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데, 오히려 적극적인 방식은 '부모님을 참모진에 임명합니다' 해서 임명하십시오. 그리고 자퇴를 할 거냐 대학을 갈 거냐 이런 공부를 해야 되는데 이렇게 해서 대박이 나야 되는데 내가 내 인생에서 하고 고민을 하면서 부모님한테 숙제를 주세요. 자식을 위해서 같이 아이디어를 내고 같이 뛰게 하고 그럴 경우에 극단적인 얘기지만 '내 새끼는 아무래도 자퇴를 해야 뜰 것 같아'라든가 이런 얘기가 사실 나올 수도 있는 겁니다. 

그런데 계속 밀어놓고 '니들은 몰라'라는 식으로 부모를 몰아치면 자신들의 방법이 옳고 너는 철이 없다라는 말밖에는 도저히 할 입장이 그거밖에 안 돼요그런 식으로 입장을 몰아세우는 겁니다. 몰아세우지 마시고 참모로 활용하십시오.


잘 됐으면 좋겠네요.



@20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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