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다른 두 산업의 방향성은 아주 다를 수 있다.
Publicis Sapient. Publicis 그룹에서 클라이언트 대상 digital transformation을 담당하며 다양한 디지털 관련 전략 컨설팅, 소비자 경험 디자인, 플랫폼, 신기술 (AI 등)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 곳은 1990년 설립된 업력으로는 거의 30년이 된 곳으로, 임직원 규모는 12,000명 수준이며, 2015년 2월에 37억불의 밸류에이션으로 Publicis에 인수됨.
그 이후 Publicis 산하의 Razorfish와 합병되여, SapientRazorfish가 되었고, SapientRazorfish와 Sapient Consulting 사업부로 구성되어 운영되다가, 2019년 2월 Publicis Sapient로 통합되었음. 사업적으로는 2018년 13억불의 매출 달성으로 작지 않은 규모.
이 회사의 수장인 Nigel Vaz가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consultacy 기반 digital-아니 이제는 Integrated business and marketing solution provider라는 이름이 좀 더 어울릴법한-Accenture Interactive에 대해 일종의 쓴소리를. 즉 Accenture Interactive를 자신들의 경쟁자로 생각해 본 적 없으며 (굳이 WPP Martin Sorrell의 이야기를 예로 들며), 그들을 대규모 미디어 피치나 크리에이티브 피치에서 만난 적도 없고, 그들이 하려는 현재의 움직임은 이미 퍼블리시스가 10년 전에 하던 일이라는 의견을 피력.
Publicis Sapient의 사업영역이 궁금하여 찾아들어가 보니, 세부적 내용까지 파악하기는 어려우나, 그간 진행했던 캠페인 혹은 비즈니스 사례로 볼 때, digital biz consulting firm이라기 보다는 클라이언트의 단기적 마케팅 관련 이슈를 디지털 방법론/솔루션으로 해결해주는 조직으로 개인적으로는 이해됨. 마치 예전에 Nike와 R/GA의 관계 같은? 디지털적인 방법론과 이해, 이를 뒷받침해줄 내부 개발 디렉팅 조직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솔루션 제공을 디지털 디바이스나 소비자 경험 변환 중심의 솔루션으로 전환하려 노력했던 시장 대응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전신이 Razorfish라서 그럴 수도.
차이점이라면 사업에 대한 중장기적 이해와 고려사항을 근간으로 사업 자체를 전환시키기 보다는 익숙했던 마케팅 방식이나 소비자 경험을 디지털적으로 전환해주는 다소 단기적 접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그래서 그런지 회사가 그간 수상해왔던 내역들을 봐도, 뱅킹앱, 디지털사이니지, 디지털 캠페인 등 영역에서 성과를 보이며 사실상 디지털 마케팅/웹에이전시와 크게 다르지 않은 사업성과를 보임.
그러다 보니 ‘엑션추어 인터랙티브 하던 일 우리가 십년 전에 하던 일이예요. 걔네는 미디어,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이해나 규모가 작구요, 우리를 굳이 걔들과 비교하지 말아줘요’라는 Nigel Vaz의 말은 다소 동의하기 어려움. 물론, 2019년 Forbes가 선정한 America’s Best Management Consulting Firm에 선정되기도 하였지만, 그 선정 이유에 적힌 내용에도 “Publicis Sapient combines technical and digital expertise around emerging and enabling technologies with a deep understanding of how industries operate to enable meaningful digital transformation and business process modernization.” 로 소개되며 사업컨설팅과 연계된 역량을 보유했다고 이해되기 살짝 다른 영역인 듯한 느낌임은 지울 수 없는
이렇게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1. 수직계열화하고 있는가 VS 특정/해당 기능의 보유하고 있는가
사업을 구성하는 function이나 사업구조로 보면 사실 현재의 종대사나 엑션추어나 사피엔트나 크게 다르지 않을 듯. 다만 그 본류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업 내부에 보유한 기능들 간에 사업 밸류체인이 유동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등이 핵심이지 않을까 싶음.
예를 들어 국내 종하광고대행사도 디지털 기능, 크리에이티브 기능, 미디어기능, 전략기능을 보유하고 있고, 규모있는 디지털에이전시의 경우도 해당 기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디어/콘텐츠 기업 역시 해당 기능들을 점차 확충하고 갖춰가고 있는 것이 현실. 하지만 누구도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하지는 않음.
그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며 명확하다는 생각. 사업의 revenue stream만 봐도, 예를 들어 디지털 기능이 핵심인지, 아니면 구색을 갖춰놓은 것인지, 인력 및 조직 구성만 봐도 전략컨설팅 기능이 마케팅 전략인지 사업전략인지, 디지털/IT컨설팅 전략인지 알 수 있는 것이 현실. 이 상황에서 Sapient가 보여주는 클라이언트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는 액센추어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됨.
아울러, Publicis Groupe내에서 각각의 기능들이 통합적으로 수직계열화되어 돈의 흐름을 내부로 inhale하고 있는지를 봐야할 듯. 퍼블리시스 내에서 특정 기능들을 보유한 회사 간 하나의 entiity나 service로 클라이언트에게 packaging되고 optimization되어 제공되고 있다면야 다행이나, 현재 그들의 구조로 봤을 때는 그냥 물리적 결합 정도의 느낌이 강하게 듦.
2. 수직계열화, 결국 핵심기능 간 Seamless Value Chain이 쟁점.
‘a decade’ 동안 제공했던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sapient의 비즈니스가 Accenture Interactive의 비즈니스만큼 성장하지 못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Accenture는 액센츄어 인터랙티브를 위시로 한 마케팅 서비스에서 Sapient의 13억불 대비 6배인 78억불의 매출을 올리며, 세계 4위 마케팅 에이전시 그룹인 인터퍼블릭과 유사한 수준의 매출을 2018년 올렸으며, 액센츄어는 이 기세를 몰아 2018년에 전년 대비 10,5% 성장한 매출을 400억불의 매출을 확보
여러가지 차별요소와 M&A를 통한 매출 확대 등 이유가 존재하겠으나, 개인적으로 보유한 기능들을 하나의 의미있는 벨류체인화하여 클라이언트에게 제공함으로써 전략-실행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Consistent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가에 있지 않을까 싶음.
* 엑션츄어 인터랙티브는 지난 6년 간 최근 Droga5를 포함하여 크리에이티브 / 데이터 / 마케팅 등 영역의 총 30여개의 에이전시를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다.
사업 컨설팅 역량은 사업의 전환을 위해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finding이고, 이 finding을 근간으로 사업전략 - 마케팅 전략과 크리에이티브 - IT Solution - data등이 하나의 서비스로 엮여서 제공되는 것이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나 에이전시 입장에서 효율적이고 윈윈할 수 있는 그림인데, 항상 문제는 그런 역량들이 통합적으로 유기적으로 효과적으로 제공되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
그러다보니 클라이언트는 큰 돈을 들여 컨설팅을 받지만, 컨설팅을 제공한 쪽은 뒤의 사업적 실행을 고려하지 않고 소위 '먹튀논란'에 휩싸이고, 뒤에 실행을 담당하는 에이전시들은 앞 단의 전략적 관점에 대한 이해 부족, 실행이 담보되지 않은 전략으로 인한 어려움 등을 겪으며, 결국 최초 의도와는 다른 혹은 다를 수 밖에 없는 실행을 하게 되는. 비용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무엇보다도 consistency 차원에서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임.
결국 수직계열화를 위한, 토탈서비스 제공을 위한 좋은 재원과 역량을 인수/육성 등을 통해 내재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간의 Cross-functional & Consistent execution을 어떻게 효율적 프로세스로 이어나갈 수 있는 지는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는 생각.
결국 수직계열화를 위한, 토탈서비스 제공을 위한 좋은 재원과 역량을 인수/육성 등을 통해 내재화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들간의 Cross-functional & Consistent execution을 어떻게 효율적 프로세스로 이어나갈 수 있는 지는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는 생각. 결국 클라이언트는 이 역량의 중요성을 이전 다양한 컨설팅 - 마케팅에이전시 -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 디지털에이전시 - IT/SI 사례를 통해 확인해왔던 것이 사실. 그 관점에서 보면 Publicis Sapient의 비즈니스는 여전히 Silo를 겪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함.
3. 사업 VS 마케팅, 애매해지는 경계.
Razorfish나 R/GA, Droga 5가 시도했고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디지털 기술 중심의 UX, Brand Activation이 많은 각광을 받았던 적이 있으나, 요사이는 여러 경쟁사들이 출연하여 그 빛이 다소 시들해진 느낌. 무엇보다도 Fuel band 등은 그 솔루션이 주는 애매한 경계가 존재한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
분명 시작은 클라이언트의 마케팅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으나, 기술개발에 투여되는 개발비 등을 고려했을 때, 한 번의 프로모션으로 멈추기에는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그 관점에서 Fuel band는 성격 상 지속적으로 제공되고 업그레이드되며 운영/관리되어야 할 플랫폼적, 서비스적, 그리고 사업적 관점이 사실 상 좀 더 우선시 되는 형태인데, 마케팅과 사업적 관점에서의 전략과 운영은 그 경계가 흐릿해졌다해도 다를 수 밖에 없는 것.
시도와 접근 자체는 무척 참신하고 disruptive하였으나, 사업적으로 해당 활동을 바라보기에는 의사결정 포인트가 훨씬 더 다양해지고 셈이 복잡해지면서 근자의 시도는 이와는 다소 다른 방식들이 선호되는 듯.
이를 타개하고 ‘사업적 관점에서 솔루션 발굴 및 제공’을 확대하려면 결국 계속해서 주요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의 상류로 올라가야 하는데, 즉 C level 의사결정 상에서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며 핵심.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컨설팅펌과 에이전시의 방향 차이, 역량 차이, 그리고 조직적 차이가 나타난다고 보며, 이는 사견이지만, 앞으로 점점 더 큰 차이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함. 특히, 데이터 분석을 마케팅 퍼포먼스 효율화/트래킹 관점을 넘어 사업적 관점에서 수집/분석/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클라이언트에게 제공될 수 있는 서비스의 차이는 더 크게 차이날 수 있을 듯.
이를 타개하고 ‘사업적 관점에서 솔루션 발굴 및 제공’을 확대하려면 결국 계속해서 주요 비즈니스 의사결정권의 상류로 올라가야 하는데, 즉 C level 의사결정 상에서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며 핵심.
이런 류의 disruption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크게 오래 전은 아님. 그렇기에 앞으로의 방향성과 성패를 속단할 수는 없으나, 이 지각변동에서 아직은 먹고살만한 legacy agency와 그 agency를 지키고 있는 Top management의 생각이 기존의 것을 수동적으로 지키기가 아닌 변화를 통해 지켜나가기로 바뀌지 않으면, 앞으론 점점 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어려움들을 겪게 될 듯.
결국 경쟁의 영역이나, 역량이나 전문성의 궁극적인 판단은 ‘나는 그들과 달라요’라고 외치는 Agency의 C-Level이 아닌, Client가 판단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