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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니 Jul 12. 2018

블록체인 CM으로 4개월간 활동해봤다.

본격! 직업체험? 아니 4개월간 프리랜서 후기  



이 글은 약 4개월 간 블록체인 회사의 커뮤니티 매니저로 활동한 후기다. 


기자 출신으로 PR 매니저, CR 매니저를 거친 내가 갑자기 블록체인 회사에서 CM이라는 것을 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그런 직업이 왜 필요해?"라는 질문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난 4개월 짬밥으로 알기 쉽게 풀어써봤다. 만일 이 분야에 도전하고 싶고 기회를 잡은 사람들이 본다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이다. 



1) Communty Manager란?


- 줄여서 CM. 내가 약 4개월간 해온 일이다. ICO, 즉 가상화폐공개(줄여서 아쇼)는 실체없이 페이퍼 한 장으로 투자자의 환심을 얻어야한다. 그 과정에서 확신을 주며 소통을 하는 역할이 바로 씨엠이다. 
대표적으로 한국토종 코인으로 마케팅된 'I모 코인'. 상장 시 씨엠의 활약이 두드러졌었던 대표적인 케이스다. 씨엠이 활약 잘 한 것만으로 아쇼가 잘 됐었겠느냐만은, 운때도 잘 맞았고 프로젝트도 좋았고, 씨엠도 덕분에 날개 달았다. 잘된 일 끝에 평가는 두고두고 좋았고, 그 이후로 새로운 직업군이 생길 정도가 됐다.(코인데스크 관련 기사 참조)  



2) 왜 뜬금없이 블록체인, CM에 도전했는가 


- 퇴로를 결정하지 않고 퇴사를 해버린 탓에 바로 백수가 되었다. 나를 오래 지켜봐와서 레퍼런스를 잘 아는 기획자분이 CM 일을 봐주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처음부터 프리 계약 제안이었으므로, 서로간 '간보는 상태'로 일에 착수했다. 
- 주 업무는 단톡방을 관리하고, 투자자 참여 이벤트를 기획하고 개최하는 일. 지난 몇 개월동안 약 5회의 밋업을 개최했고, 사회를 보기도 했다. 상시 업무로는 카톡방에 들어오는 분들에게 따스한(?) 인사를 건네는 것. 주요 공지를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것 등이다. 질문이 들어오면 1분 안에 응급 상황빼고는 모두 응답해줬다. 그들은 투자에 앞서 의심이 가득하기에 즉각 소통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융단폭격기 같이 공격성 질문을 쏟아내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땐 SOS를 쳐서 다 함께 응대에 나서기도 한다. 
- 처음에는 팀 내에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무식한 내가 앞장서서 두서없이 답변을 했었는데, 3개월여가 지난 지금은 점차 메뉴얼을 잡아가고 패턴을 분석해놨기에 내가 아니더라도 누구든 응대할 수 있게 됐다. 톤앤매너는 가져가지 못할 테지만 말이다.



3) CM의 페이와 전망은? 


- 앞서 소개한 I모 코인이 대박을 친 이후 CM은 (좁지만) 각광받는 직업군이 됐다. I모 코인의 상장을 주도한 미모의 모님은 블록체인CM 전문회사를 론칭하고 팀원과 함께 프로젝트를 옮겨 다닌다. 
- 아주 머리 좋은 판단이라고 개인적으로는 생각하는 것이, 블록체인의 주도권을 가진 건 사실 상 기술이며 두번째는 마케팅을 포함한 기획력이다. CM과 PR은 블록체인에서 서브 서포터 같은 위치다.(사실 어느 회사를 가나 마찬가지다.) CM으로 천장을 뚫을 수는 없다. 업계 관계자라면 대충 무슨 말인지 이해할 것이다. 
- 그러므로 CM 전문회사를 차린 건 한낱 서브 포지션으로 남는 것이 아닌 나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메인 아이템으로 주도권을 가져갈 수 있는 훌륭한 한 수라고 생각한다. 블록체인 업계에서는 아직 '전문가'는 없지만 '선배'는 있다. 앞선 선배들의 노하우를 후발주자들은 주저없이 돈으로 살 준비가 돼있다. 돈맥이 흐르는 곳은 다르다. 
- 그들의 페이는? 직접 보고, 듣기론 생각보다 무척이나 훌륭한 수준이다. 대기업 부장급 못지 않다. 나 역시도 블록체인의 ㅂ도 모르는 채로 합류한 것 치곤, 업무 특성을 고려해서도 투잡을 뛰지 않을 정도의 생활비 정돈 벌었다.



4) 앞으로 무얼 하며 살 것인가? 


- CM 일을 하며 다른 코인 단톡방 여러곳에 들어가 기웃거렸다. 각기 프로젝트는 달라도 과정은 비슷하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켜보니 세일이 완판이 되고, 상장하는 시점에는 기술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하기에 개발쪽 인력이 CM으로 투입되는 게 훨씬 나은 결과를 내는 것을 봤다. 어무리해도 내가 그 분야에 잘 할 것 같지 않다. (블록체인과 관련 기술이 써있는 책을 회사로 부터 선물 받았는데.... 아 나 쉽다며? 쉽다며요???????)

- 마케팅팀에 정직원 합류를 제안을 받았고, 메인 R&R을 PR로 가져가는 안을 나도 신중하게 검토했지만 거절했다. 7월까지로 계약은 끝난다. 이제 곧 백수일 지도 모른다는 소리다.(결국 나는 내가 메인이 되어야만 직성이 풀리는 것인가...)



- 결론적으로 CM이란 경험은 신선하고 재밌었다. 투자를 권유하는 역할이다가, 프로젝트에 믿음이 가서 나도 프라이빗세일에 참여했다. 적어도 동전 1개당 1000원의 가치까진 갈 것으로 믿고 있다. 
- 업무적으로도 마이크레딧체인(MCC_에 프리로 계약하며 일하는 동안 불쾌한 일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들은 나이스하고, 재밌고, 나의 분출하는 똘기를 웃으며 다 받아주는 것 뿐아니라 춤도 같이 춰줬다. 대부분 신생기업이라 조직문화가 없다시피한데, 젊은 마인드의 사람들이 만나 뭉치니 시너지가 나고 활기롭다. 


- 얼마전 스타트업 지원 사업쪽 담당자를 만났었는데, 그 분이 말했다. 요즘은 모두 블록체인을 '간 보는' 중이어서 스타트업 창업이 더딘 편이라고. 스터디 하고 있거나 블록체인 쪽 창업을 준비하고 있어 붐 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란다.


나도 그렇게 간을 쎄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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