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 SLOWWOWSLOW
1. ‘헬리녹스’만의 다움은 무엇일까?
2. 왜 ‘헬리녹스’는 수많은 콜라보를 진행했을까?
3. 지금의 ‘헬리녹스’ 콜라보는 이전과 같을까?
안녕하세요, 주넌입니다. ‘슈프림’,’ 야놀자’, ‘BTS’, ‘PSG’. 네 브랜드 사이의 접점을 찾기 어렵지만, 하나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바로 국내 캠핑용품 브랜드 ‘헬리녹스’와 협업했다는 것이죠.
오늘은 국내 캠핑 브랜드 ‘헬리녹스’의 ‘다움’과 이들이 수많은 브랜드와 콜라보하는 ‘이유’를 소개하겠습니다. 몇 년간 진행했던 콜라보 이후, ‘헬리녹스’의 달라진 행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 볼게요.
‘헬리녹스’는 전 세계 판매율 1위의 국내 캠핑용품 브랜드입니다. 이들은 캠핑의자, 캠핑테이블, 간이침대 등 아웃도어 활동에 필요한 용품들을 선보입니다. ‘캠핑계의 에르메스’라고 불릴 만큼 캠핑 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REI’, 일본의 ‘몽벨’ 등 해외 유명 아웃도어 용품 매장에서 의자를 가장 많이 판매하는 브랜드이기도 하죠. 매출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해외 매출이 절반 이상에 달합니다. 최근 1200억 원가량의 투자를 받기도 했습니다.
‘헬리녹스’의 대표 제품은 ‘체어원’이라고 불리는 캠핑의자입니다. 초경량 고강도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가벼우면서도 편안합니다. 또 고강도 폴리에스테르 메쉬 패널과 연결되어 남다른 착좌감을 제공합니다. 혁신적인 기능을 지닌 제품이면서도 감각적인 디자인의 제품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헬리녹스’는 전 세계 텐트폴 점유율의 90%를 차지하는 ‘동아알루미늄’에서 만든 브랜드입니다.
‘동아알루미늄’은 단단하면서도 무게는 매우 가벼운 알루미늄을 만드는 제조업체입니다. 이들은 총 180 건의 특허를 가졌으며,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아알루미늄’이 ‘헬리녹스’를 만들게 된 계기는 바로 부품업체가 아닌 브랜드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이 개발한 텐트가 미국의 유명과학잡지에 소개되었지만, 텐트를 개발한 ‘동아알루미늄’에 대한 소개가 전무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잡지의 기술력에 대한 칭찬은 제품에 이름표를 붙인 아웃도어 브랜드를 향해 있었죠.
제품을 개발한 제조업체보다 브랜드의 이야기가 세상에 퍼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들은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목표 아래, 2009년에 헬리녹스가 탄생했습니다.
‘헬리녹스’는 기존 ‘동아알루미늄’의 기술력에 감각적인 디자인과 마케팅을 더해, 젊은 캠퍼들을 위한 브랜드를 목표로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무게를 감소한 등산용 스틱을 출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헬리녹스를 전 세계에 알리게 된 제품인 초경량 캠핑 의자 ‘체어원’을 출시했습니다. 제품 무게는 850g 밖에 되지 않지만, 사람 몸무게 145kg을 지탱 가능한 제품이었죠.
품질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형성된 가격에 초반에는 소비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캠핑용품 시장에서는 이례적으로 최고의 기술력과 감각적인 디자인이 합쳐진 프리미엄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
헬리녹스만의 남다른 ‘하나’는 바로 ‘독보적인 기술력’입니다. ‘동아알루미늄’에서 개발한 최신 부품은 ‘헬리녹스’ 신제품에 바로 장착됩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이 더해진 제품은 다른 브랜드가 따라 하지 못하는 기능적 혜택을 제공합니다.
또한 ‘헬리녹스’는 세상에 없는, 최초의 제품만을 출시합니다. 시장에 비슷한 제품이 있으면 출시를 포기하죠. 즉, 항상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브랜드입니다.
예를 들면, 직접 제작한 셀프 로케이팅 쇽코드 시스템은 새로운 형태의 설치/해체 시스템을 제시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폴이 자동으로 조립되도록 설계되어 더 쉽게 설치하고 해체할 수 있도록 하죠.
또한 하나의 원단을 활용하여, 감각적으로 떨어지는 새로운 제품 디자인은 캠핑 용품계를 강타하였고 비슷한 디자인의 카피제품들이 생산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무게, 편안함, 내구성, 휴대성을 모두 잡은 혁신적인 최초의 제품을 출시합니다. 이들이 보유한 10회 이상의 RED DOT DESIGN AWARDS 및 다 회의 ISPO 수상 경력이 이를 증명하죠.
독보적인 기술력은 ‘헬리녹스’만이 줄 수 있는 가치이며, 다른 브랜드와의 확연한 차별점입니다. 최초와 최고의 타이틀을 동시에 지닐 수 있는 브랜드인 것이죠.
‘헬리녹스’의 기술력과 장인정신이 고객에게 감동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기술이 고객을 향해있기 때문입니다. 기술의 목적이 사람을 향할 때 기술은 완성됩니다.
‘헬리녹스’의 기술력은 남다른 편안함을 제공합니다. 이들의 제품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훨씬 가볍기에 휴대하기 편리하며, 남다른 착좌감은 자연을 보다 편히 즐길 수 있도록 하죠. ‘헬리녹스’의 기술력과 전문성은 자연을 즐기는 이들의 편안함으로 수렴합니다.
‘헬리녹스’가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핵심 경험은 독보적인 기술력에서 비롯한 남다른 편안함입니다. 한 번이라도 앉아보거나, 사용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죠. 자연에서의 편안함을 향한 독보적인 기술력이 헬리녹스의 지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헬리녹스는 자신의 기술력에 대한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했을까요? 단지 기술력에 대한 자랑으로 충분했다면, ‘헬리녹스’라는 브랜드를 론칭하지 않았겠죠.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헬리녹스’는 ‘칼하트’, ‘메종 키츠네’, ‘나이키’ 등 트렌드를 이끄는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물론, ‘포르셰’, ‘라이카’와 같은 헤리티지를 지닌 브랜드, ‘PSG’, ‘BTS’와 같은 큰 팬덤을 지닌 브랜드까지 수많은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특히 ‘헬리녹스’와 ‘슈프림’의 콜라보는 ‘헬리녹스’가 브랜드를 쌓아가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체크 문양과 함께 슈프림 로고가 새겨진 ‘헬리녹스’의 체어원과 테이블원 제품을 출시했죠.
‘슈프림’은 스트릿 패션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슈프림’은 뛰어난 품질을 지닌 각 분야 최고의 브랜드와 희소성 높은 콜라보를 진행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그렇기에 ‘슈프림’과의 콜라보는 캠핑 용품 시장에서 ‘헬리녹스’가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녔음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헬리녹스’는 2018년까지 콜라보했던 것을 정리한 ‘헬리녹스 아카이브 북’을 출시했을 정도로 콜라보에 진심입니다. 그렇다면 ‘헬리녹스’는 왜 이토록 많은 콜라보를 진행하였으며, 어떻게 이토록 많은 브랜드가 이들의 손을 잡아줬을까요?
저는 ‘헬리녹스’의 수많은 콜라보가 이들의 핵심 가치인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헬리녹스’가 가장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독보적인 기술력입니다. 그러나 기술과 품질에 관한 이야기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강점을 인식시킬 수 없죠. 기술에 관한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전해지기 매우 어렵습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최고의 기술력’과 같은 메시지를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이 지루한 메시지를 듣는 사람들은 많지 않죠. ‘헬리녹스’의 탄생 계기 또한 ’동아알루미늄‘이라는 이름으로 일궈낸 기술적 성취를 소비자들이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술력은 소비자들이 듣지 않고,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를 하자니 브랜드의 ’다움‘과 어긋납니다. 그렇기에 ‘헬리녹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선 다른 전략이 필요했습니다.
고도의 기술력을 지닌 브랜드는 이제 ‘왜 이 브랜드가 최고의 기술력을 가졌어?’, ‘왜 최고의 품질을 지닌 제품이야?’라는 물음에 답할 만한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고객이 다른 사람에게 해당 제품의 기술력에 대해 소개할 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시해야 합니다.
업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아웃도어 브랜드 ‘아크테릭스’는 환경 실험실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극한의 테스트를 진행하며, 본사가 위치한 밴쿠버에서 가까운 ‘코스트 산맥’에서 필드 테스트를 거칩니다.
그리고 이들은 매장에서 고객이 직접 제품을 착용하고, 비와 바람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 실험실을 마련하였습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테스트를 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에 진심이야’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죠.
‘헬리녹스’는 이 이유를 영향력 있는 브랜드와의 콜라보로 대답했습니다. 남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일만한 브랜드의 입을 빌리는 것이죠. 고객이 ‘슈프림이랑 콜라보했으면 품질은 말 안 해도 알겠지?’라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말이죠.
사실 누군가의 영향력을 빌려, 자신의 강점을 인정받는 것은 자주 사용되는 전략입니다. ‘프랭크 버거’, ‘리챔’이 몸에 진심인 ‘김종국’ 님을 활용한 광고를 통해 나름 건강에 신경 쓴 제품임을 인정받는 것처럼 말이죠.
또 유명 가수들이 SNS 상에서 즐겨 듣는 가수를 추천하면 큰 인기를 얻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명 ‘shout out 샤라웃’ 문화입니다. 이 가수가 자주 듣는 노래라면, 이 가수가 인정한 가수라면 믿고 듣는 것이죠.
‘헬리녹스’의 콜라보 제품은 헬리녹스 제품에 타 브랜드의 정체성을 녹인 형태로 진행됩니다. 매력적인 하드웨어에 감도 높은 브랜드의 개성이 묻어있죠.
그럼에도 헬리녹스 제품은 절대 묻히지 않습니다. 기능성과 편리함이 시각적으로 증명될 뿐 아니라, 어디에도 없던 최초의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헬리녹스의 독보적인 제품은 유명 브랜드 색이 입혀져도, 오히려 이들의 제품에 눈이 가는 것이죠.
또한 감도 높은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을 뿐 아니라, 기능 중심의 아웃도어 시장에서 젊은 세대의 눈을 사로잡는 쿨하고 멋있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헬리녹스’의 콜라보는 브랜드 가치와 영향력을 높이는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헬리녹스’는 핵심 가치인 독보적인 기술력을 이들과 함께한 나름 씬에서 입김이 센 브랜드가 입증해 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영향력 있는 브랜드들은 왜 ‘헬리녹스’의 손을 잡아주었을까요? 바로 헬리녹스만이 가진 매력적인 키워드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키워드는 역시 ‘독보적’, ‘최초’라는 키워드이죠.
캠핑, 등산 등 아웃도어 활동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면서 아웃도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많은 브랜드가 해당 시장에 눈독 들이고 있었죠.
트렌드가 자주 변하는 시대에서 자신들의 타깃고객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가 있다면, 브랜드도 그곳에서 무엇을 고객에게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해봐야 합니다.
영향력 있는 패션 브랜드의 타깃 고객이 관심을 가졌던 분야가 바로 아웃도어 활동이었죠. 이런 시장 상황 속에서 많은 브랜드가 콜라보를 통해 캠핑 시장에서도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이들이 다른 캠핑 브랜드가 아닌 ‘헬리녹스’와 콜라보하려는 이유는 바로 ’헬리녹스‘가 남들은 가지지 못한 하나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이엔드 패션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많았던 이유가 ’헬리녹스‘가 ‘독보적’, ‘최초’라는 키워드를 지닌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헬리녹스‘의 제품은 어느 브랜드도 가지고 있지 않은 최초의 제품입니다. ’헬리녹스‘와 콜라보한다는 것은 최고의 품질을 지닌 세계 최초의 캠핑용품과 콜라보하는 것이죠.
요즘 콜라보를 하지 않는 브랜드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프로모션 성격의 협업부터 브랜드 차원의 협업까지. 다양한 콜라보를 찾아볼 수 있는데요. 왜 많은 브랜드가 ‘콜라보’라는 도구를 사용할까요?
저는 콜라보했다는 사실만으로 엄청나게 큰 노이즈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중학교 시절 옆 반 A와 옆 반 B가 사귄다는 소문이 돌았을 때만큼의 파격성을 지닌 캠페인인 것이죠. 그리고 이 사실은 B라는 존재를 A의 친구들에게 A라는 존재를 B의 친구들에게 각인시킵니다.
다시 브랜드로 돌아오면, 브랜드 가치와 가치, 이미지와 이미지가 충돌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대세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의 바다 속에서 브랜드 간의 색다른 만남은 눈에 띄는 메시지가 됩니다.
스트릿 브랜드 ‘슈프림’과 럭셔리 명품 브란드 ‘루이비통’, 캐주얼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고급진 미니멀 브랜드 ‘질샌더’ 등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융합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브랜드 고객층에게 자신의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습니다. 확보하지 못한 고객층을 얻고, 고객이 확장될 수 있는 것이죠. 콜라보는 접점을 늘려 존재감을 드러내고,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
‘곰표’의 콜라보가 대표적입니다. 맥주, 팝콘, 패딩 등 이들의 콜라보는 많은 젊은 세대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곰표’는 자신들의 제품을 사용해 본 적 없는 젊은 층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릴 수 있었죠.
콜라보는 ‘1+1=3’이 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됩니다. 서로가 가지고 있는 하나가 명확해야 하며, 그 하나가 서로 충돌한 이후 새로운 가치를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브랜드 가치가 서로 충돌할 때, 시너지가 일어나고, 새로운 것이 탄생해야만 하죠.
그러나 많은 콜라보가 ‘1+1’을 했다는 사실, 즉 이슈만을 위해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협업으로 탄생한 새로운 ‘3’에 집중해야 하는 데 말이죠. 이슈만을 위한 협업은 브랜드와 브랜드가 충돌한 이후, 마치 불꽃놀이처럼 연기만 남은 채 협업의 불씨가 꺼지게 되죠.
소비자에게 인식되어야 하는 것은 콜라보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브랜드 가치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새로움이라는 가치입니다.
‘3’에 집중하는 콜라보를 목표로 둔다는 가정 하에, 고려해야 할 것은 우리의 ‘1’이 명확한 지입니다. 우리의 하나가 명확하지 않다면 3을 만들긴 힘들겠죠.
또한 협업을 통해 발생한 새로움은 점차 사라지지만,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서 우리 브랜드의 핵심 가치만은 기억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 브랜드가 내세울 명확한 ‘하나’를 지킨다는 전제 하에 콜라보에 임해야 합니다.
헬리녹스의 경우에는 ‘독보적인 기술력’입니다. 그렇기에 제품의 원단에만 협업할 브랜드의 디자인을 반영하여, 제품의 기술력이 드러나는 부분을 고스란히 보전했죠. ‘헬리녹스’의 정수인 제품에 정체성이 명확한 개성 있는 브랜드가 더해지면서 새로움이 탄생한 것입니다.
또한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하나’가 남들과 달라야 합니다. 즉, 우리 브랜드만이 지닌 매력적인 키워드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타 브랜드가 우리와의 협업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이어야 합니다.
결국 협업의 본질은 협업할 브랜드 혹은 타 브랜드가 할 수 없는 것 혹은 이들에게 부족한 것을 매워주는 것에 있습니다. 브랜드가 내세울 남다른 하나가 없다면, 콜라보를 성사하기 어렵겠죠.
헬리녹스의 경우 ‘최초의 제품’이라는 사실입니다.해당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에 브랜드를 녹이고 싶다면, 오로지 헬리녹스와의 콜라보를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죠.
수많은 브랜드 중에서 한 브랜드를 고르기 위해선, 남들이 가지지 못한 독보적인 하나가 눈에 띄어야 합니다. 또한 브랜드만의 ‘다움’이 명확하지 않다면, 콜라보 이후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줄어들겠죠. 검은색 물감과 다른 색을 섞으면 그저 검은색이 될 뿐입니다.
콜라보를 통해 새로움을 주고 싶다면 자신만의 하나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헬리녹스‘가 이미 다수의 콜라보를 통해 인지도와 영향력을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헬리녹스’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지하고 있죠.
그러나 ‘헬리녹스’가 언제까지 콜라보에만 기댈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몇몇 소비자들은 제품의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한정판만 출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하고 있죠.
이들의 첫 번째 챕터는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을 준비해야만 하죠. 새로운 목표를 향해 새로운 전략을 끄집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헬리녹스’가 새로운 전략을 꺼내 들었습니다. ’헬리녹스‘의 다음은 고객 가까이에 다가가는 것입니다. 고객의 일상 속에 스며 들어갈 틈을 만드는 것이죠.
기술력 너머의 ‘편안함’이라는 가치를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오프라인 경험, 친근한 캐릭터와 콘텐츠를 통해 점차 고객들 곁으로 가까이하려 하죠.
‘헬리녹스’의 이전 콜라보와 지금의 콜라보는 조금 다릅니다. ‘야놀자’, ‘대선’, ‘참이슬’, ‘프리메라’, ‘LG그램’ 등 국내 고객들에게는 꽤나 친근한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최근 몇 년간 진행되어 왔습니다.
이 콜라보가 앞선 해외 유명 브랜드와의 콜라보처럼 영향력을 목적으로 한 협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친숙하고 일상적인 브랜드와의 콜라보를 통해 일상 속에 침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헬리녹스는 헬리녹스 크리에티브 센터(HCC)라고 불리는 한남동의 오프라인 공간을 통해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2023년 3월 헬리녹스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부산 달맞이 고개 중턱에 바다를 마주한 두 번째 HCC를 세웠습니다.
이들은 HCC 부산에서 각 층별로 아웃도어 라인, 택티컬 라인, 홈 라인 그리고 협업 라인. 각 라인의 컨셉의 맞춰서 어울리는 집기와 인테리어를 디자인했습니다. 특히 4층 홈 라인은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하였습니다.
또한 카페가 함께 어우러져 커피를 마시며 직접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죠. 해당 공간은 전시, 이벤트 등 다양한 문화 활동 장소로 활용하여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려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는 ’헬리녹스‘의 두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가 현재 이들의 전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헬리녹스‘를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하여, 소비자와 가까워지는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죠.
이들은 이 외에도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헬리녹스’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2019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유리 피라미드’ 30주년 기념행사에서 야외 영화 상영 이벤트를 하는데 이곳을 헬리녹스 의자 1000개로 매웠죠.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는 것을 직접 경험시킬 수 있는 캠페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000개의 의자를 제공하였으며, 해당 이벤트가 끝나고 이를 수거해서 세척한 다음 한정판으로 출시하였습니다.
2020년에는 사이클링 브랜드 Rapha의 글로벌 커뮤니티 RCC(Rapha Cycling Club)의 RCC Excursion Jeju 행사를 함께 진행하였습니다. 가볍고 휴대성이 좋은 헬리녹스의 체어원과 숄더 스트랩 맨 체로 제주도 일대를 자전거로 다녔습니다. 자전거를 타다가 힘들거나, 경치가 좋으면 의자에 앉아 쉬기도 하면서 말이죠.
또한 2022년에는 제주 ‘공백’ 카페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헬리녹스 전시 ‘NEW ORDER’를 한 달간 진행하였습니다. <NEW ORDER> 전시는 헬리녹스의 제품들을 연출도구로 활용하고 재해석해, 일상적인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 배치된 다양한 각도의 제품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제주의 바다를 바라보며 헬리녹스 의자에 앉아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죠.
헬리녹스는 고객의 일상 속에 더 깊이 침투하기 위해 콘텐츠 채널을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헬리녹스 인사이더’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캠핑 마니아로 알려진 ‘빽가’ 님과 제품을 리뷰한다거나, 직접 ’헬리녹스‘ 제품을 들고 캠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노홍철’님과 모터캠핑을 가는 영상도 올라오면서 제품과 아웃도어에 대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헬리녹스’는 애플뮤직을 통해 캠핑, 여행, 그리고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하는 큐레이터로도 활동하고 있죠.
최근에는 HCC 부산과 함께 헬리녹스의 귀여운 새 캐릭터 ‘헬리(Heli)’를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헬리’는 픽사 출신 애니메이터이자 국내외 영화제에서 다수의 상을 수상한 ‘에릭 오’ 감독이 참여하여 제작한 캐릭터입니다.
‘헬리’는 ’헬리녹스‘ 아웃도어 라인을 상징하는 ‘사이언 블루’ 컬러를 가진 사슴이며, 우리의 삶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길 바라는 ‘헬리녹스’의 철학과 비전을 담은 캐릭터라고 합니다. 특히, ‘프라그먼트 디자인’ 과 함께 협업하여 큰 관심을 받고 있죠.
추후에 많은 콘텐츠를 통해 그리고 제품을 통해 우리에게 내비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간의 콜라보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화하기도 했지만,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일상 속에는 스며들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헬리녹스는 콜라보 그다음으로, 고객의 곁에 가까이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또 콘텐츠를 통해 고객의 일상 속에 남아있으려 하죠.
헬리녹스의 행보를 두 챕터로 나눠서 소개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이들의 ‘다움’인 독보적인 기술력을 알리기 위해, 친구의 입을 빌리는 콜라보를 활용하였습니다.
두 번째 챕터에서는 영향력을 바탕으로 이제 고객의 가까이에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친숙해지도록 오프라인 경험을 설계하고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죠.
독보적인 기술력을 핵심 가치로 지니고 있는 브랜드이면서 헤리티지가 쌓이지 않는 신생 브랜드는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기 매우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메시지와 이야기를 제시하기에 한정적인 소재를 가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헬리녹스’는 명확한 ‘다움’과 강점을 바탕으로 상황에 맞게 좋은 도구들을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전략은 매력적인 이성과 식사할 때 좋은 와인 한 병을 사는 것이고, 전술은 그가 와인을 마시게 하는 것이다.” 영국의 코미디 작가인 프랭크 뮤어가 한 말입니다.
물론 자신만의 다움을 찾고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은 브랜드의 생사와 직결된 문제인 것 같습니다. ’헬리녹스‘는 이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은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브랜드가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헬리녹스’처럼 자신만의 ‘다움’을 잃지 않는 굳건함과 함께 시대에 녹아들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전략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1 ‘헬리녹스’만의 다움은 무엇일까?
자연 속 남다른 편안함을 위한 ‘독보적인 기술력’. 이 ‘다움’은 고스란히 세계 최초의 제품에서 드러납니다.
2 왜 ‘헬리녹스’는 수많은 콜라보를 진행했을까?
자신들의 핵심가치를 알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 영향력 있는 친구의 입을 빌려 자신들의 강점을 증명한 것이죠.
3 지금의 ‘헬리녹스’ 콜라보는 이전과 같을까?
’헬리녹스‘는 지금껏 쌓아온 인지도와 영향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 가까이에 다가가려 합니다. 친근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오프라인 경험, 콘텐츠 모두 이 목표를 바라보고 있죠.
마지막 한마디
브랜딩을 공부하다 보면 본질에 치중하게 됩니다.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게 되죠. 그러나 브랜드만의 ‘다움’은 고객에게 전해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어떻게 우리만의 것을 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합니다.
주넌 님이 브런치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