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쉬타카 Jun 06. 2024

142. 두 번의 파이팅

또 다시 힘을 내 본다.

여느 때와 같이 한가했던 평일의 매장. 한 분이 매장을 둘러보시다가 포스터랑 엘피를 구매하시면서 인사를 하셨는데 몇 번 뵌 적이 있었던 분이었다. 현재 지방에서 서점을 운영하고 계신 분인데 예전 군산 매장에도 오셨었고, 플리마켓에서도 뵌 적이 있어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저런 짧은 얘기를 나누고 나가시면서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파이팅!' 하며 주먹 쥔 손을 들어 인사를 하셨다.


그리고 또 다른 한가한 평일이었던 어제. 모녀분으로 보이는 두 분이 매장에 오셔서 내게 '사장님 맞으세요?'라고 물으신 뒤 조금 가게를 둘러보시다가 내가 쓴 책을 구입하시면서 싸인을 부탁하셨다. '아직 싸인이랄게 없어서요' 나는 조금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내 이름과 가게이름을 첫 장에 써드렸다. 책을 받아 들고는 나가시면서 '사장님 파이팅 하세요!'라고 인사해 주셨고 나도 '감사합니다'하고 인사했다.


두 번의 파이팅.

'파이팅'같이 우리나라에서 누구나 쉽게 말하는 표현에 무슨 의미가 더 있을까도 싶다. 하지만 최근 며칠사이 내가 받는 두 번의 파이팅은 각각의 의미로 가슴이 몽글해지는 단어였다. 나는 동종업계라는 것이 없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독립서점 사장님들과 나 홀로 유대감을 쌓고 있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독립서점 사장님의 파이팅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고 그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는 그럴싸에 보이지만 사실 속으로는 얼마나 많은 어려움들이 있는지 비교적 잘 이해할 수 있는 일종의 동료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일부러 '파이팅'이라고 소리 내어 말해주기까지 어떤 용기와 어떤 마음이었는지 알 것 같아 그날은 하루 종일 가슴이 뜨거웠더랬다.


두 번째 책도 출간한 지 이제 시간이 제법 지났기 때문에 요즘은 판매가 드문 편인데, 그래도 내 책을 구입해 주시는 분들 대부분은 온라인 등으로 구입할 수 있는 책을 직접 매장에서 구입하기 위해 일부러 방문해 주시는 분이 많은 편이다. 그렇게 직접 말씀 주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 알 수 있다. 일부러 힘내라고 방문해 주셨다는 걸. 그리고 거기에 또 한 번 일부러 힘주어 '사장님 힘내세요!'라고 말해주신 마음을 너무 알 것 같아 이 날도 종일 뜨끈뜨끈 했더랬다.


그렇게 두 번의 파이팅을 받는 나는 확실히 그전보다 조금 더 힘이 세졌다. 그래서 오랫동안 방치해 두었던 이 브런치도 다시 끄적여보게 되었고. 유독 고민이 많은 요즘. 이렇게 또다시 힘을 내 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