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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꿀아빠 Feb 09. 2020

아들과의 동행 Vol.4 [에어쇼]

#1. 군대 시절의 추억


 성남 에어쇼
 항공 산업 관계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자국의 항공 분야 기술력을 과시하고, 비즈니스도 꾸려나가는 항공 우주 산업의 축제. 한국에서는 몇몇 에어쇼가 존재하지만 가장 유명한 에어쇼는 1996년부터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서울에어쇼로, 대규모 전투기 구매사업이 진행 중일 때는 마케팅이 매우 치열했다. 현재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로 2년에 1번씩 열리고 있다.


 에어쇼를 떠올리면 군 시절이 제일 먼저 생각난다. 당시에 나는 공군에 입대하여 27개월 간 군 복무를 진행하였으며, 맡은 입무는 항공기 무기정비라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보직이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전투기에 무기를 장착하고 해제 혹은 정비를 하는 일이었다(대략 아래 사진 같은).

일상생활이 일종의 피트니스 느낌

 

민방위가 굳이 옛날 얘기를 더 길게 할 것은 없겠으나  당시 나는 청주 전투비행단(청주공항)에서 복무하였으며, 늘 전투기를 접할 수 있었다. 복무 중 종종 이벤트성으로 있던 작업 중 하나가 바로 에어쇼를 위한 무장 지원 및 후처리(비행기 청소)였다. 성남 에어쇼는 2번 정도 경험을 할 기회가 있었는데 한 번은 현장에서 지원을 하는 일이었으며, 한 번은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 때 행사장에 직접 참여해서 즐기기만 하면 됐다. 전투기나 각종 비행기에 익숙한 나였으나 그 당시에 행사의 스케일이나 퀄리티 및 감흥 면에서 상당히 큰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자유로운 신분이 되어서 연인이나 가족이랑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그 이후에 연인이나 가족들이랑 올 일은 전무했다(제대와 동시에 이 행사에 대한 존재 자체를 완전히 잊었던 것 같다).  회사 내에서 같은 나이 때의 아들이 있는 동료와 주말에 애와 함께 뭘 하면 좋을지를 얘기하다가 곧 성남 에어쇼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옛날 생각이 나기도 하고 옛 추억을 떠올려 봄 직 한 것 같아 첫 째를 데리고 갔다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토요일 오픈 시간 맞춰서 방문하기로 한다.

 



이제는 퇴물이 되어버린 F4 전투기
블랙이글


 오픈 시간에 맞춰서 충분히 일찍 갔다고 생각했으나 생각보다 사람이 훨씬 많았고, 우린 도보로 2~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겨우 주차할 수가 있었다. 셔틀을 운행한다지만 이마저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아서 도보로 행사장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유모차를 가져 올 걸 하고 후회될 때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행사장은 여전히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 옛날과 가장 큰 차이라면 푸드트럭들이 보다 근대화(?) 되었세련되어졌다고나  할까?~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군수용 설비와 기기 등 나머지는 예전의 모습과  차이가 나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공기만큼은 미세먼지 하나 없이 깨끗한 날이었다. 후에 지인한테 들었지만 다음날은 미세먼지도 최악 수준이었거니와 전날에 비해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고 들었다. 나이스 타이밍 ^^


LUCKY!!!


 태어나서 책으로만 보았던 전투기와 탱크들 그리고 각종 장비들을 접하니 역시나 아들은 아들인가 보다. 신이 나서 시종일관 종횡무진하며 천지사방 누비고 다니니 보조를 맞춰주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나중에 내가 운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하나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 10여 년 전에 군인 신분으로 방문했던 곳을 큰 아들을 데리고 재방문하니 감회가 많이 새롭다. 오픈 시간부터 삽시간을 정신없이 뛰어놀다 보니 피곤한지 먼저 이제 집에 가자고 한다. 문제는 출구로 나가기도 전에 안아달라고 하더니 이내 잠들어버린다. 주자 해놓은 곳까진 도보로 30분 셔틀 대기 줄 또한 못해도 30분 이상은 걸릴 듯해 보인다.

그렇게 애를 안고 차까지....

즐거웠고 신선했으나

아빠 체력은 한계를 맛 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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