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벨 변산에서 해안 산책로 따라서 좌측은 채석강 우측은 적벽강이라는 해안 침식 절벽이 늘어서 있는 아름다운 해안가가 위치해 있다.
전날 애들은 워터파크의 영향으로, 어른들은 매일같이 이어진 음주로 느지막이 일어나서 돌아갈 채비를 하면서 오전을 준비한다.
체크아웃하고 채석강부터 슬슬 걸어가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매우 적다. 심지어 해변가에서 자리 잡고 놀고 있는 인파는 전혀 없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계획을 조금 수정하고 이곳에서 자리 깔고 시간을 좀 보내기로 한다.애들이 좋아하고 경치도 좋은데 인파가 적으니 굳이 다른 곳으로 옮겨 다닐 이유가 없다. 진정한 휴가 느낌
아름다운 채석강의 풍경
채석강은 격포항에서 닭이봉(이 이후에 방문한) 일대에 이르는 1.5km 지역을 말한다. 이 일대는 오랜 세월 파도에 깎인 바위가 마치 수만 권의 책을 쌓아둔 모습을 하고 있는 절벽이다.당나라의 시인 이태백이 술을 마시며 놀았다는 채석강과 비슷하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 한다.
각자 자기 스타일로 시간보내는 아이들
바로 옆에 위치한 닭이봉 전망대로 향한다. 걸어서 20분,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이 전망대는 평소에는 협소해서 차량 통행을 제한하는 듯하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찾는 사람도 없었을뿐더러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었어서 통행제한이 없어 어렵지 않게 차를 가지고 올라갈 수가 있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전경
변산반도 국립공원이 워낙 방대하기도 하거니와 해안 쪽과 내륙 쪽 코스가 나눠져 있는 터라 맘먹고 간다면 갈 곳도 많고 산책할 수 있는 루트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 찾아간 곳이 반대편에 있던 적벽강!! 이곳은 해안가 안에 채석강에 비해서도 인파가 거의 없어서 심하게 한산했다. 심지어 한두 시간은 우리 가족뿐이 없어서 전체를 전세 낸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어디 딴 데 굳이 찾아가지 말고 이곳에서 좀 놀면서 쉬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하기로 하였다 :-).
우리 가족이 전세 낸 적벽강
채석강이 모래해변으로 되어있는 것과는 상반되게 이곳은 자갈로 이루어져 있어 매우 다른 분위기와 느낌을 준다. 아내와 큰 아이는 채석강에 이어서 이곳에서도 조개류를 캐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돌아와서 바지락 봉골레 파스타 재료로 사용)
상대적으로 그런 활동에 흥미를 못 느끼는 나와 둘째는 해안가를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
적벽강의 이름은 중국의 시인 소동파가 노닐던 적벽강과 경관이 비슷하여 이름이 붙게 되었으며, 채석강과 함께 명소로 지정되었다. 전체적으로 암반층과 자갈들이 적갈색을 띠고 있으며, 페퍼라이트, 주상절리의 기묘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루 더 묵을까 매우 고심하였지만 다음 주에 등교 및 출근 걱정에 아쉬움을 뒤로하고(아쉽다고 하기에는 많은 시간 있으면서 뽕을 뽑은 것 같지만ㅎㅎ) 갈길이 멀기에 올라가기로 한다.
아이들에게 다음에 또다시 올래?라는 물음에 또 오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제일 큰 목적은 워터파크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지만 아무렴 어때 ^^;;
나중에 아이들 기억 속에 희미하게나마 부모들과의 추억이 남아있으면 그걸로 되지 싶다. 어릴 적 나의 부모님도 우리 형제를 대한민국 전국 방방곡곡을 데리고 다니셨는데 사실상 지금 돌이켜보면 차에선 매번 자고 도착해서는 오래 지나지 않아 힘들다고 불맨스런 목소리를 내곤 했던 것 같다. 역시 제 자식 낳아봐야 안다고 이제 와서 두 분께 그때 좀 더 격한 호응과 함께 순간순간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에 죄송함을 표한다 ^^;;. 우리 애들에게 다른 반응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애당초 무리임을 인지하고 들어가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의미가 있을지 매번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다.
[Eplilog]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난 군산에서 첫날 보려다 못 본 군산 신흥동 일본 가옥과 말랭이 마을.
결론은 일본 가옥은 볼 것이 없었고 계획하지 않고 우연찮게 바로 뒤에 연결되어 있어서 방문하게 된 말랭이 마을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말랭이 마을
먼길을 앞두고 한 이번휴가 마지막 식사
23년도 뒤늦은 여름휴가를 기록해 보고자 시작한 이번 포스팅과 이번 여행이 이렇게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