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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ck moon Dec 28. 2016

스타트업 홍보쟁이의 PR 혁신 출사표

#PR혁신프로젝트 세번째이야기

또 하루가 지났다. 흔히 홍보쟁이를 ‘하루살이’라고 한다. 내보낸 보도자료는 8할이 그날 기사화된다. 밥알을 튀겨가며 설명한 내 말에 긍정의 눈빛을 빛내던 김기자는 “사무실 들어가면, 그 내용 정리해 보내줄 수 있어요?”하고 부탁한다. ‘뭐라고 했었더라’ 이마를 긁적이면서도, ‘밥 값은 했네’하곤 씨익 웃는다. 몸 담은 회사에 해가 되는 부정기사 없는 날이면, 귀갓길이 평소보단 가볍다.

‘여기어때’에 합류한 지 꼭 1년째다. 무모한 도전을 접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밖에 안된 O2O 사업자가 시장을 바꿔보겠다고 나섰다. 10년 넘은 경쟁사는 엄두도 못낸 숙박업계 인습을 흔들어 깨보겠단다. 심명섭 대표의 의지는 단단했다.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개선해 제대로 된 숙박 ‘예약’ 문화를 안착시킬 거에요. 사용자가 안심하고,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거죠. 그러면 숙박업주가 바라는 시장인식 개선도 이뤄지는 거에요.”

10년 가까이 대기업 시스템이 정해놓은 틀에서 근무한 내게 이 메시지는 ‘충격’이었다. 아무도 하지 않는다는 건 위험신호다. 그러나 반대로 돋보일 수 있는 기회다. 하물며 그 일을 고객이 원한다. 망설일 이유가 없다.

 

얼마 전, 여기어때는 10번째 중소형호텔 인식개선을 위한 혁신프로젝트 ‘예약연기제’를 도입했다. 그 동안 최저가보장제, 회원가보장제, 전액환불보장제 등 시장 개선정책이 업계 판을 흔들고, 뿌리 내렸다. 숙박업계 카르텔을 위협할만한 제도임에도, 업주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팔짱 끼고 관망하던 경쟁사들이 정책을 흉내 내기 시작했다. 업계가 움직이니 얼어붙은 사용자 신뢰와 만족은 빛을 받아 조금씩 녹아 내리고 있다.

지난 10월, 오너에게 ‘PR혁신프로젝트’ 기획 초안을 내밀었다. 관성에 젖은 과거 PR방식을 후회하는 일종의 반성문이었다. 10년을 이렇게 일했다. 반복되고, 반복했다. PR 담당자에게 '고객'은 누구일까. 기자이고, 언론사고, 기사를 통해 우리 이야기를 접하는 독자다. 이들이 묵묵히 감수하는 불편 해결에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나의 손님은 시스템이었다. 관성화된 미디어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바꿔야 한다. 고정관념을 타파한 'PR혁신프로젝트'가 필요한 이유다. 시장혁신으로 단박에 업계 1위로 올라선 스타트업 '여기어때' 홍보쟁이의 '호기(豪氣)'로운 PR혁신 출사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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