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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의존재 Mar 07. 2016

여행 중 소매치기  당하지 않는 방법  

2일 동안 3번 가방이 열리고 내 머리 뚜껑도 열렸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정겹고 소박하고 따뜻했던 여행이었지만 단 한 가지 아쉬웠던 점

리스본 중심가 길바닥에 최고수 소매치기들이 너무 많다는 점입니다.

남한테 상처를 주고 손맛을 아는자.. 벌 받으리..



지금까지 여러 세계 여행을 다녀 보았지만 2일 동안 3번,

이처럼 소매치기가 많고 직접 가방이 열려 보기는 처음입니다.


워낙 의심 많고 예민한 성격이라 돈과 귀중품을 은밀한 곳에 잘 넣고 다녀 다행히 금전적 손실은 없었습니다. 단 가방이 3차례 활짝 오픈된 채 걸어다녔고, 다른 사람이 당하는 걸 목격한 것까지 치면 5~6번은 됩니다.

구식 트램 탈 때 사람들이 많이 타는데, 그 중 좁은 공간이라는 점을 잘 활용하여 여자 소매치기들이 주로 남자들 등에 밀착해서 일을 저지릅니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담그랴?라는 옛 속담도 있듯이 소매치기가 있다고 아름다운 도시 리스본 관광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겠죠?^^



저도 여행 전 공항에서 리스본 주의사항에 대해 검색하니 이미 다녀오신 한국인 분들도 세계 여행을 많이 다녀봤지만 지갑부터 싸그리 다털렸다는 분들이 왕왕 계셔서 움찔 거렸죠.


스페인 갈 때도 소매치기가 많으니 조심하라고는 했으나 별 탈 없이 잘 다녔기에 포르투갈도 비슷할거 같았는데... 정말 눈뜨고도 코베어가는 곳이 바로 포르투갈 리스본이더군요.


포르투갈의 마데이라나 포르투 등 다른 도시에서는 아무일 없었는데유독!! 리스본에서 충격적인 가방 열림을 반복해서 당했습니다.

 



리스본 소매치기 에피소드 1

리스본 호시우광장 부근에서 처음 당했습니다.

호시우광장은 리스본에서 사람 엄청 많은 우리나라 명동 쯤 되는 곳이에요~

버거킹에서 점심을 먹고 해변가 쪽으로 룰루랄라 걸어가던 중 뭔가 뒤에서 잡아당기는 느낌이 살짝 났습니다. (보기는 털털하고 둔감해 보이지만 엄청 예민한 1인)


뒤를 돌았더니... 3명의 정체모를 인종의 남1 녀2 사람들이 제 가방 가까이 찰싹 붙어서 걷고 있었고.. 그 중 여자 한명이 제 가방의 자크를 열고 있었어요..


제가 훽 뒤돌아 큰 눈으로 동그랗게 쳐다보니!!

움찔하면서 쏘리~ 하고 대각선 맞은 편 앞쪽으로 냅다 뛰어서 달아 났습니다. 열린 가방을 닫고 진정하고 길을 걸었죠.



리스본 소매치기 에피소드2

리스본 소매치기의 단골 장소는 트램입니다.

신식 트램은 괜찮은 데 작은 구식 트램에 서서가는 경우가 많고 흔들거리고 사람도 많이 타서

손은 기둥을 잡는 데 쓸 수 없는 구조라 소매치기 님들이 다량 탑승하셔서 몸을 더듬거나 가방을 열어도 사실 잘 느껴지지 않을 뿐더러 어찌할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저희도 구식 트램을 관광 상 타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지라 리스본 여행 마지막날

탑승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건이 벌어졌죠.

30~40대로 보이는 여자 두 분이 조금 여유공간이 있는 데 한분은 백인 남성 엉덩이에 밀착해서 주머니를 만지고 가방을 여는 것이었습니다.

뭔가 종이쪼가리랑 묵직한 걸 꺼내서 주머니에 넣는 순간, 제가 보고 맙니다. 저는 기침을 크게 하면서 그 X를 째려 보았죠.

그러자 그 분은 꺼낸 게 지갑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실망스러운 한 숨을 쉬고는 자리를 이동했습니다. ㅠㅠ


다른 여성은 제 신랑 뒤에 꼭 붙어 있었습니다. 신랑이 꽤 낡은 가방을 등에 매고 있었는데 자리가 있는데도 자꾸 붙어서 부비부비 하면서 가방 자크를 만지작 거렸어요. 조금 전 백인 남성이 당하는 걸 봤던지라 한국말로 남편에게

뒤에 있는 이여자 조심해 소매치기야! 라고 큰소리로 말했어요.

남편과 저는 째려 보았고 그 여자는 슬금슬금 다른 쪽으로 이동해 다시 한번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리스본 소매치기 에피소드3

리스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까지 트램을 타고 올라갔다가, 내려올 때는 걸어 내려오기로 했습니다. 트램에서 소매치기 범들의 활약을 대거 목격하니 심장이 벌렁거려서 도저히 트램을 탈 자신이 안 생겼어요.

꽤 긴 길을 걸어서 내려오면서 관광지도 살펴보고 성당도 들르고.. 나름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길목에 전망대가 있길래 다가가 사진도 찍기로했죠.

전망대 앞에는 타이타닉을 연상케 하는 크루즈가 있었고 영국 노부부가 저희한테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더군요. 2달 동안 크루즈 여행을 다니고 있고 2주 더 남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부부도 사진을 찍어 주었어요~~  우리도 앞으로 크루즈 여행을 노년에 다니자는 이야기를 하며 샤방샤방하고 걷고 있는데... 헉!!!!



뒤에 맨 가방에서 가볍게 흔들리는 느낌이 드는 거에요.

잽싸게 뒤 돌아보았더니 흑인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이 껌을 쫙쫙 씹으면서 뒤에서 제 가방을 완전히 개봉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고개를 돌리자마자 셋은 되려 짜증난다는 듯 저를 보면서 껌을 쫙쫙 씹으며 다른 막다른 골목 쪽으로 몸을 돌려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진 일이었으며 한 성깔하는 저도 소리라도 지르면서 경찰에 바로 신고라도 했을 텐데 이미 여러차례 소매치기 목격과 경험으로 심신히 허해진데다가 영어도 짧고 흑형님들이 혹시 흉기를 들고 설칠까 두려워 가방을 주섬주섬 닫는데 열중했습니다.




$$$$$$


이렇게 세 건의 소매치기 에피소드를 이틀에 걸쳐 다량 겪다보니 심신이 혼미해 지곤했지만 다행이 금전적 손실은 전혀 없었습니다.

여행 중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소매치기에도 정신 똑 바로 차리고 돈을 잃지 않는 몇 가지 방법들을 말씀드릴게요.


1) 배에 얇은 허리쌕을 매고 윗옷으로 가리고 다니세요. 중요한 물품은 모두 그곳에 보관하셔야합니다. 그들도 사람인지라 앞에서 맨투맨으로 털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2) 가방에는 과자, 물 등 잃어버려도 아깝지 않을 물건들만 담아 두세요.  


3) 카메라는 가방에 넣지 말고 어깨에 메고 다니면 수시로 사진도 찍고  카메라 분실 여부도 수시로 확인 가능합니다.

      

4) 함께 동행인이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카드나 현금은 발바닥에 넣고 다니세요. 수학여행 갈 때부터 엄마가 저에게 신신당부하던 방법인데 부끄러워 안하고 있다 리스본에서 한번 가방이 열린 직후부터 시도했는데, 매우 안전한 방법이었습니다. 발에 별로 베기지 않아요.

 

5) 가방 고를 시 등 안 쪽에 자크가 따로 달려 속주머니가 있는 가방으로 준비하세요. 제가 맨 가방에도 등 안쪽 특위한 지점에 자크가 달린 속주머니가 있어 비상금 일부를 넣어 두었습니다.


6) 가방을 앞으로 메고 다는 것도 방법이에요.


7) 소매치기들은 대다수 여자 또는 흑인입니다. 길에서는 거의 남자 1명 정도를 동행하고 다닌다는 사실! 커플처럼 보이거나 얼굴색이 약간 까무잡잡하거나 옷 입는 스타일이 집시 풍의 분들이 많으니 조심하세요. (죄송... 인종 차별 하고 싶지 않지만 실제 제 경험이 그랬다능... )  씹고 가방을 옆으로 또는 앞으로 메고 2~3명 혼성으로 자기를 따라 붙고 있다면 일단 거리를 두고 피하세요.


8) 비좁은 구식 트램 탈 때 모든 짐을 얼굴 앞으로 두고 감싸 안으세요. 이유 없이 뒤쪽에서 부비부비 하는 사람들 진짜 많습니다. 트램의 흔들림도 있어 털이범들의 손길도 잘 느껴지지 않고, 손잡이를 잡느라 손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 쉽게 당하는 공간입니다.



불미스러운 일도 있었지만 리스본은 굉장히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뭔가 급조된 마무리.. 그러나 사실입니다!!) 단 소매치기가 너무 극성이어서 아쉬울 따름이죠.


부디 소매치기의 호갱이 되지 않으시고 아름다운 여행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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