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수록 내가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남이 잘한다고 인정해주는 것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음을 느낀다. 물론 회사에서는 일을 잘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고 어쩌면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인정이라는 것은 다른 영역이다. 당신이 어떤 조직에서 어떤 사람들과 일하느냐에 따라 인정을 받을 수도 있고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개발자나 전문직처럼 뚜렷한 전문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일만 잘하면 되는 영역은 예외로 한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다수의 평범한 직장인들은 일만 잘해서는 조직에서는 인정을 받기 어렵다. 오늘은 조직에서는 어떤 사람이 인정을 받는지에 대해 써보겠다.
일 중독자,
일 자체를 너무 좋아하는 사람들
조직 내에는 일과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있다. 일할 때 신이 나고 일하면서 나를 찾고, 살아 있음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대한민국 사회에 최적화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에 대한 열정, 욕심이 많아 일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일에 있어서는 일정 수준을 도달한 상태다. 일을 통해 성취감을 많이 느끼기 때문에 또다시 일을 많이 하게 된다. 가만히 둬도 일을 찾아서 하는 DNA가 내장된 사람이다.
이들은 보통 자기 분야 업무만 잘하는 게 아니라 타직무에 대한 지식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신기술, 트렌드 등 비즈니스 관련 관심사에도 두루두루 열려 있어서 어떤 일을 시켜놔도 웬만큼 퍼포먼스를 내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회사에서 인정받지 않으면 이상한 부류이다.
*절대 안 쓰는 말 : 에잇, 이 회사에는 워라밸이 없네.
*추천 회사 : 토스, 넷플릭스 등 스타트업 기반 회사
*주의점 : 과로사
인간관계 만랩,
조직 및 사회생활에 최적화된 사람들
이들은 기본적으로 성격이 둥글둥글하다. 인성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조직에 던져놔도 무리 없이 융화될 것 같은 이들이다. 기본적으로 충돌과 갈등을 싫어하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사고가 장착되어 있다. 한마디로 조직 생활에 최적화된 유형이다. 사람들 속에 섞여서 함께 일하고 웃고 슬퍼하고 회식하며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싫지도 어렵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반면에 이들은 일 중심적으로 회사생활을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뛰어난 대인관계 기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 실력은 중~중상 정도다.
나 같은 내향주의자, 개인주의자에게는 가장 이해하기 힘들고 흉내를 내고 싶어도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사람들이다.
*절대 안 쓰는 말 : 아! 저 그날은 선약이 있어서요. 회식 참석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추천 회사 : 대기업, 중견기업 등 안정적인 캐시 카우가 이미 존재하는 회사
*주의점 : 믿었던 사람한테 팽당하기
사내정치인,
상사한테 순종적인 사람
좋게 말하면 순종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Yes맨인 사람들이다. 인간이란 모름지기 공평과 객관을 지향한다고 해도 자신의 말에 그저 YES! 를 외쳐대는 사람들에게 호의를 느끼기 마련이다. 상사의 말이 곧 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로서, 상사가 듣고 싶어 하는 바로 그 말을 본인의 입으로 반드시 해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이 업무 능력으로는 상사에게 인정받을 수 없음을 알고 있는 케이스가 많다. 그래서 상사의 갈굼과 부당지시에도 꿋꿋이 그들의 비위를 맞춰가며 견딘다. 업무적으로도 중~중하라도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