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통의 고슴도치 Apr 09. 2024

닮은 단어들을 담아, 족함에 닿아가는 法

[닮은 단어들을 담아] / [족함에 닿아가는 法]

시간이 지워졌으면 하는 마음에,

너무나도 원했던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에

한 시절을 내 책에서 찢어버리고 도망친 적이 있다.


돌아보면 좋았던 기억도 있었겠지만,

비에 젖어 너덜너덜해진 페이지마냥 읽어낼 수 없는 시간들로 남았다.

그 이후의 시간들 역시 때로는 창창한 오후였고 때로는 추적추적한 새벽이었다.

다만, 더 이상 지워내면 어떤 기억으로 살아가나 싶었다.



그래서 적기 시작했다.

내가 어떤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지, 그 사이에 어떤 걸 묻고 묻고 묻었는지.

「삶, 사람, 사랑」 세 단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참 닮아있는 이 세 단어를 담아 나에게 크고 작은 질문을 물었고,

내가 죽은 뒤에도 드러나지 않게끔 깊게 묻거나

반대로 오래 기억하려고 가슴에 깊이 묻었다.


이 시작말을 읽고 있는 당신들에게 내가 무얼 묻고 묻고 묻었는지 공유하고 싶다.

그리고 어쩌면 이런 나와 닿아있는 면이 있을 당신들은

어떤 걸 묻고 묻고 묻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좀 더 욕심을 내보면,

바쁜 일상 중에도 묻고 묻고 묻는 걸 멈추지 않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바쁘다는 이유로 묻는 걸 멈췄던 나는, 그렇게 삶을 갈무리할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 있다.

다른 온도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이 작은 물음들이 귀찮은 어린아이의 궁금증처럼 느껴지겠지만,

나를 비롯해 비슷한 온도를 가진 사람들에게는 삶을 지속하는 방법이라는 걸 안다.


나는 나의 해피엔딩을 누구보다 바라니까,

이런 물음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인생의 과정이 행복하기를 바란다.

덜렁 인생의 마지막 지점으로 뛰어넘어가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지을 수는 없을 테니.



[닮은 단어들을 담아]의 표제를 달아 적는 글은

일상에서 물어온 질문과 그에 대한 주관적인 답을 적어가는 여정이 될 것 같다. 

[족함에 닿아가는 法]의 표제를 달아 적는 글은

법돌이로서 경험하는 일들을 바탕으로 생각을 정리해가는 여정이 될 것 같다.

위 두 표제들을 통해,

"행복하세요?"라는 질문에 "만족합니다."

라는 답을 하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