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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소영 Jun 12. 2021

Lumbar와 Rumba는 무엇이 다른 걸까요

척추뼈 시리즈 lumbar


등산을 하면 종종 사람들이 쌓은 돌탑을 본다. 대충 쌓은 거 같은 돌탑도 보면 나름의 규칙이 있다.

가령 아래 돌이 위에 돌보다 크고 납작하다는 것, 서로 닿는 면이 어느 정도 판판해야 한다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쌓은 돌탑 위에 돌을 쌓으려고 할 때, 돌탑의 가장 위에 있는 돌보다 작고, 납작한 형태의 돌을 고르게 되는 것이다.

(당연한 소리 길게도 한다.)


하다못해 지나가다 쌓은 돌탑도 나름의 규칙과 체계가 있는데, 몇십 년 넘게 버텨주는 사람의 척주는 그 체계가 얼마나 견고하겠는가.

(그렇다고 돌탑에 담긴 정성과 염원을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니다.)



오늘은 척추뼈 구성을 보려 한다.

이전 글에서 대충 척추뼈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설명했지만 너무 엉성하게 설명한 감이 있다.

저번엔 척추 뼈의 공통적인 구조물 얘기였다면,

오늘은 척주의 구성 얘기를 해본다.

우선 척주가 있다. 척추뼈로 구성된, 골반부터 머리까지 이르는 기둥이다.


기둥 주,버틸 주

부수木 (나무목, 4획) 획수9획


기둥 기둥

영어로는 vertebral column

column은 기둥




이 기둥은 위 이미지처럼 세 부분으로 나뉜다.


cervical / thoracic / lumbar

추가로 sacrum(sacrum에 coccyx도 추가. sacrum은 hip bone 얘기할 때 다루어보자)


흠 근데 좀 영혼 없어 보이니까 살짝 표정을 넣어준다면



이렇게.

추가로 coccyx도 넣었다.


척주는 위 이미지처럼 세 부분으로 나뉜다. (sacrum, coccyx 제외)

cervical / thoracic / lumbar


이전에도 말했지만 이 구분은 한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요소로 보이지 않는다.

각각 형용사 / 관형사 / 그냥 춤 이름;;; 처럼 보이는 저 세 단어가 어떻게 한 가족처럼 보이겠음?

삼식이, 성식이, 호식이 이런 식이면 한 형제처럼 보일 텐데.



아무튼 그래도 각자 이름에 의미가 있다.


cervical은 cervix라는 라틴어에서 왔고 뜻은 ‘목’이다.

총 7개가 있고, 제일 위에 특이한 두 개는 atlas (c1), axis (c2)라고 한다.

(이 두 뼈가 정말 귀엽고 신기하게 생겼다.)


thoracic은 thorax. 흉곽, 흉부 이런 뜻이고, 12개다.


lumbar는 ‘허리’라는 뜻의 라틴어 ‘loin’ 에서 왔는데, 춤 Rumba와는 어원적으로 관련 없다.

Rumba는 쿠바어로 party라는 뜻의 ‘rumbear’에서 왔다고.

(어원 찾는 거 좋아한다. 문과충이라..)

개수는 5개.


추가로 sacrum은 아래에서 따로 설명하겠다. 개수는 2개. sacrum(s1)과 coccyx(s2). s2는 꼬리뼈다.



이 중 lumbar 얘기를 먼저 할까 한다.

얘가 가장 기본 척추뼈와 유사해서 그렇다. 가장 튀는 구조물 없는 척추뼈이다.

왜냐면 허리 부분 척추뼈는 갈비뼈가 붙는 것도 아니고 머리가 닿는 것도 아니라서 특이점이 별로 없다.

아래가 기본 척추뼈를 단순화한 건데 기본 구성은 다음과 같다.


body

pedicle

vertebral foramen

lamina

(이렇게 있고 돌기들은)

superior / inferior articular process

transverse process

spinous process

이렇다.


아래 이미지 참고하시면 좋겠다.


image A


image B










형태 파악을 위해 이리저리 굴려보기도..




보기 편하신 걸로 보자.




여기서 잠깐 메디컬 일러스트레이션에 관한 고민을 풀겠다.

해부학 이미지는 라벨링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labeling에 따라오는 선들이 너무 복잡해서 명칭 파악이 너무 어려울 때가 있다.


그리고 라벨링이 대상 위치에 따라서 위치한다면 개념화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가령 B 이미지 경우, process 라벨링은 process 끼리 일부러 왼쪽으로 모았고,

superior / inferior articular process는 같이 두고 보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근접하게 두었다.

보기에 깔끔한 건 A인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보면 이미지 B가 더 효과적일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foramen은 구멍이라서 글씨도 가운데 비워놓은 게 포인트)





주관적인 생각으로 보기로 lumbar는 잡스러운 구조물이 별로 없는 단순하고 우직한 뼈이다.

그래도 추가되는 구조물이 있다면, mammillary process와 accessory process 정도가 있다.

이 둘은 한국어로 ‘꼭지 돌기’, ‘부돌기’인데 lumbar의 뒷부분에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부분은 위의 단순화 형태에서 표현하기 어려워서 자세히 그린 그림을 첨부한다.





표기한 부분이 mammillary / accessory process다.

이 돌기들에는 척추뼈들 사이사이를 잇는 근육들이 붙는 걸로 알고 있다.

accessory / mammillary process를 비중 있게 다룬 글이나 그림이 흔한 건 아닌 거 같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process들에 닿는 근육들도 그리고 싶다.



lumbar는 아무래도 척주 아랫부분에 해당하는 뼈들이라 다른 척추뼈들에 비해 크고 넓고 단단하다.

아래 이미지는 실제처럼 텍스쳐도 입혀서 그린 것이다.

위 / 측면 / 앞 / 뒤

모습을 그린 거다.





이 그림 하나를 보여주기 위해 앞에 그렇게 긴 설명을 했다.


위의 그림만 놓고 보면 단순히 '잘 보고 그리면 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진리의 '사람 by 사람' 때문에 한 사례만 잘 보고 그려도 보편적인 뼈의 모습이라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사람 뼈가 생각보다 상당히 오묘하게 생겨서

단순히 한 측면에서만 보고 그리면 애매하게 그려진다. 그래서 해부학적인 구조 지식이 필요하다.



위 그림에서 variation이 강했던 부분은 accessory process 였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다른 이미지들은 부돌기(accessory process)를 가로돌기(transverse process)에서 수평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표현한 그림도 있다.


사람마다 차이가 생기기도 하는데 한 사람의 뼈에서도,

lumbar1~5 까지 transverse process 길이 차이라든가, accessory process 튀어나온 정도 차이가 나는데

어떤 것이 정말 lumbar다운 lumbar인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정말 평범한 사람처럼 생긴 사람 얼굴을 찾으라는 것처럼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다.




아까 sacrum(천골)에 대한 얘기를 좀 더 하겠다고 했는데 살짝 얘기해볼까 한다.

아래 이미지에서 연두색 부분이다.

척주 뼈의 근본..근간.. 뭐 그런 거라 봐도 되겠다.



sacrum은 척주를 구성하는 뼈인데, hip bone과 같이 그려지는 경우가 많아 심리적으로는 hip bone처럼 느껴진다. 어딘가에서는 lumbar를 가장 큰 척추뼈라고 소개하는데, lumbar는 sacrum보다 작은 뼈이므로 이 정의는 sacrum을 척주를 구성하는 뼈로 보지 않는 것이 된다. 하지만 나는 sacrum이 척추뼈라 생각하고, sacrum을 척추뼈나 척주를 구성하는 뼈라고 보는 정의도 많다.


sacrum은 “sacred(신성한)”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왔다. 직역하면 holy bone이라는 건데 아마 생식기나 자궁을 감싸는 뼈라 이렇게 이름 붙여진 게 아닐까 싶다.(나는 이 어원이 가장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으로는 ‘천골’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천’은 올리다, 추천하다, 뭐 그런 뜻이다.

sacrum은 척주 가장 아래에 있고 가장 크다. 위 이미지에서는 연두색 부분이다.

sacrum에 대한 설명은 더 하지 않겠다. 왜냐면 지금 내가 그려놓은 sacrum이 없으니까.

나중에 hip bone 얘기할 때 추가 설명하겠다.



이 글을 쓰고 평소 잘 몰랐던 Rumba 춤 영상을 찾아보고 왔다. 

lumbar가 고생할 거 같은 춤이긴 하다.


https://youtu.be/Qgwyiyvz6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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