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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Y Apr 25. 2019

33살의 다이어리

No manner in public...

"아이고야! 아이고야!"

"아니!!! 아줌마!!! 그 자리에 앉으려고 뛰어오면 어짭니까?! 그러다가 내가 다쳤으면 어짤라꼬 했어요?!!!"

"아이고, 그게 아니고 내가 넘어져가지고."

"아니! 그 자리에 앉으려고 목숨을 거네. 내가 다쳤으면 어쩔 뻔했어요?"

역시나 터질 건 터지는구나 싶다.

출근길에서 매번 보는 모습들이지만 오늘은 고성까지 듣게 되었다.


매너 혹은 배려. 요즘 많은 현대인들에게 빠져있는 덕목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부산 배산역 지하철 승강장은 지하 8층이라 에스컬레이터보다는 승객들 대부분이 엘리베이터를 탄다. 하지만 종종 내리기도 전에 타려고 하는 사람들 탓에 불쾌함을 느낀다.

한 번은 내 앞에서 그런 아주머니가 있었고 나는 조금 격앙된 목소리로 "다 내리면 탈게요~~!"라고 가르치듯 말했다.

상식 아닌가? 엘리베이터를 탈 땐 안에 있는 승객들이 먼저 내리고 타는 거.


대중교통에서 일어난 일은 아니지만 전에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셔서 걷기 힘드셨었는데,

치킨 배달원이 아버지와 내가 내리는 그 좁은 공간을 비집고 타려다가 흔들리는 아버지 몸에 자신의 몸이 부딪혔다. 그런데 그 젊은 남자가 대뜸 "치킨 배달원이라고 무시하는 거냐?"며 소리쳤었다. "아버지가 몸이 불편하셔서 그런 건데 무슨 소리냐며? 그리고 다 내리고 타는 게 상식 아니냐?!" 그땐 나도 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소리를 질렀고 날 보호하기 위해 아픈 아버지가 그 젊은 남자와 몸싸움까지 갈 뻔했었다.


엘리베이터 출입구뿐만이 아니라 지하철 출입구도 마찬가지이다. 지하철 문이 열리면 내리는 사람들로 가득한데도 그 옆 공간을 비집고 들어가서 자리에 앉으려고 한다. 정말 안간 힘들을 쓴다. 솔직히 이런 장면까지 오버랩된다. 무슨 굶주린 개들이 밥 냄새를 맡고 미친 듯이 달려가는...


이런 경우도 가끔 있다. 사람들이 내리고 타려고 줄 선 채 가만히 기다리는데 빨리 안 들어간다고 등을 찌르는 경우.

하아... 출근 전부터 기분이 불쾌해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더불어 사는 세상이다. 조금만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이렇게 팍팍하고 씁쓸한 상황들이 만들어지진 않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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