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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k 록 Dec 09. 2021

엄마가 가고 싶다던 포르투!

추운 베를린을 떠나 따뜻한 포르투로

베를린 생활을 정리하고 일단 한국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시 오고 싶은, 다시 올 곳이지만 다시는 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조급해진다. 얼른 한국에 돌아가서 뭐든 준비하고 싶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면 안 될 것만 같은 기분으로 비행기 표를 사고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새벽이지만 깨어있는 엄마는 바로 전화를 받는다.

 엄마가 가고 싶다던 포르투!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말에 항상 내 결정을 믿어주는 엄마가 갑자기 여행을 다녀오라는 말을 한다.


 "포르투 어때? 포르투 다녀와. 거기 한 달 살기도 많이 한대" 


엄마가 더 신난 목소리로 포르투에 한 달 살기를 하라고 한다. 한국에서 꽃보다 예쁜 할배들이 포르투로 떠난 예능의 인기가 장난이 아닌 듯했다. 원래부터 인기가 많던 한 달 살기에 적당한 장소로 포르투가 선정된 것 같다. 유명하다고 하면 거부 반응부터 나는 나는 엄마한테 거긴 안 가고 싶다고 단 칼에 말했다. 싫다고 하는데도 엄마는 계속 포르투 한 달 살기를 권한다. 옥신각신, 서로 하고 싶은 말이 반복되자 나는 단호하게 마무리를 짓고자 했다. 빨리 한국에 가야 한다고, 가서 준비해야 할 게 많다고 나의 의사를 밝혔지만 엄마는 미련이 남았는지 한 마디를 남긴다. 




그냥 네가 가면 좋을 것 같아서 그러지.
나도 가고 싶고...




아, 엄마가 가고 싶었구나. 엄마의 흐릿한 마지막 한 마디에 갑자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는 게 뭐 대수라고. 베를린 생활을 계획보다 빨리 정리해서 모든 게 여유로웠다. 이런 시기가 쉽게 오는 것도 아니고. 포르투, 잠깐 가볼까?



� 베를린을 떠났던 이유를 더 자세하게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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