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은 복불복?
결혼 전에 어떤 사람인지 잘 보세요
지난 주말에 어떤 결혼식에 참석했다.
남편과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지인이 딸을 결혼시킨다고 연락을 해왔고, 코로나 시국이어서 조심스러웠지만 가까이 지내던 분들이라 우리 부부는 미리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서울에 눈이 펑펑 내리는 주말이어서 식장까지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차들이 빨리 달리지를 못했다. 덕분에 차안에서 우리는 옛날 우리가 결혼식을 올리던 때 얘기를 하며 식장에 도착했다.
혼주내외와 인사를 나누고 식장 입구에서 QR코드를 찍고 안으로 들어갔다. 자리를 안내 받아서 앉았는데 그 곳에서 전에 같은 직장에서 근무했던 선후배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식장은 예쁜 꽃으로 화사하게 꾸며져 있었고 식장 앞쪽에 위치한 대형 스크린에는 신랑 신부의 웨딩 촬영 사진들이 소개되고 있었다. 신랑 신부의 고운 모습은 배우처럼 멋있었다. 웨딩촬영 사진 말고도 둘이 연애할 때의 사진들도 있었고 어릴 적 모습도 보였다.
오늘의 신랑 신부는 친구의 소개로 만나서 4년이란 시간동안 연애를 했다는 것이다.
같은 테이블에 동석한 어떤 분이 말했다.
"4년이나 연애를 했으니 서로 알만큼 알겠네. 그러면 시행착오가 적고 잘 살 수 있겠지."
또 다른 어떤 분은 당신 아들이 서른이 넘었고 여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에 대한 확신이 아직 없어서 결혼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상대를 좋아하고 사랑하기는 하나 정말 결혼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고 한단다.
그랬더니 어떤 분이 받아서 "아, 아드님이 상당히 신중한 성격인가 보군요."라고 했다.
그 때부터 그 테이블의 화제는 결혼을 결정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연애기간이 필요한지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고 하지만, 최소 1년 정도는 사귀어 보고 결혼을 해야 실수가 없다는 쪽으로 이야기가 모아졌다. 적어도 사계절은 같이 지내봐야 상대방의 성격이나 취향 같은 것을 파악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결혼시켜야할(부모 입장에서 하는 말) 아들이 있는 입장인 우리 부부도 그 말에 일정부분 동의 했다.
그 때 연배가 지긋하신 어떤 분이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결혼은 복불복이지요"
결혼한지 40년이 넘었다는 그 분의 결론이었다. 1년을 연애를 하든지 4년을 연애를 하든지, 연애할 때는 대부분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애쓰기 때문에 같이 살아보기 전에는 절대 그사람을 다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비로소 한 집에서 자식 낳고 살아보아야 '아, 저 사람이 저런 사람이었구나.'하고 알수 있다는 것이다.
그 테이블에 동석한 사람들은 그 말에 일정부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결혼하고 30년 또는 40년을 살아본 연배인 우리들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결혼은 정말 복불복일까?
물론 우리는 좋은 배우자 감을 찾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 사람의 인성이나 성격이나 집안 또는 배경 등을 통해서 그 사람을 알아보고 내 평생의 반려자를 찾는 노력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되는 남자 또는 여자를 찾아서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결혼은 복불복'이라는 그 분의 말에 딱히 반박할 수가 없었다.
결혼이라는 사건에는 그만큼 운명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뜻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