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의 마음이 자란 것이다"

슬픔은 그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었던 것이다.

by 은해

“서희의 마음이 자란 것이다. 슬픔은, 다른 아이들에게보다 그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었던 것이다.”

-토지 1부1권 226쪽에서 인용/마로니에북스-


최서희! 최참판 가의 유일한 혈육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인 별당아씨가 구천이와 도망한 후 어머니를 데려오라며 떼를 쓰고 울었다. 하지만 아무도 서희에게 어머니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서희는 엄마를 데려오라며 패악를 부리지 않게 된다. 엄마의 일은 뭔가 모르게 입 밖에 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슬픔’이 그녀에게 더 많은 지혜를 주었다고 적고 있다.

그리고 서희의 마음이 자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마음이 자란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왜 기쁨보다는 슬픔이 우리의 마음을 부쩍 자라게 하는 것일까? 비가 오는 날 나무가 쑥쑥 자라는 것과 같은 것일까?


작가 박경리가 소설 속에서 그리고 있는 것처럼, 우리의 삶이란 기쁨과 슬픔이 날실과 씨줄처럼 얽혀져 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기쁨의 순간들을 고대하면서 산다.

하지만 더러는 피하고 싶지만 어쩔 수 없는 커다란 슬픔과 마주하기도 한다.


우리가 살면서 만나게 되는 슬픔 중에서 가장 큰 것은 아마도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인 듯하다.

살아서 이별하기도 하고 때로는 죽음으로 이별하기도 한다.

어린 서희에게 아무 설명도 없는 엄마와의 이별이 얼마나 아팠을지는 짐작이 간다. 그녀가 맞닥뜨린 그 고통이 오히려 그녀에게 지혜를 주었다는 그 사실이 슬프다.

인생에 찾아온 고통을 통해서 단단해지고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는 슬프지만 진실인 것이다.

우리는 내가 대면했던 그 아픔을 겪으면서 마음이 자라고, 살아가면서 그런 슬픔을 가진 누군가를 만났을 때 공감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한다.

마음이 자란다.

우리는 자꾸 자꾸 자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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