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보다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그녀의 촉수는 오늘도 세상을 향하고 있다. 늦은 밤 혼자 책상에 않아 하루 동안 만났던 사물과 환경들을 떠올리며 대화를 하곤 한다. 그러다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며 또 하나의 글로 태어난다. 그 시간에 그녀는 반짝거리는 하나의 별이 된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그녀에게 삶이 되어가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수많은 대화가 오고 간다. 그녀만의 아지트인 책상 위는 널브러진 물건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모두 자신들의 위치에서 교감하며 앉아있다. 수시로 마시는 물이 든 컵, 손길이 닿아 변색된 노트북과 패드의 자판, 그것들과의 상호작용을 하게 해주는 수많은 책, 그녀는 이 공간 속 물건들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매일 이 공간을 찾는다. 하루도 빠짐없이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그녀만의 아지트에서 만나는 이들은 그를 성장시키며 변화시킨다. 생각의 전환을 일으키며 세상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사고의 덩어리들이 주렁주렁 달리며 흩어졌다 다시 모여든다. 그 쾌감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그 무엇이 되어준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건, 흥분되고 가슴 떨리는 일이다. 그 어떤 만남도 무의미하지 않았다. 삶이라는 항해에서 수많은 부딪힘은 때론 상처와 흔적으로 괴롭기도 하지만 그녀만의 공간에서 만나는 침묵의 시간은 그런 자신이 다시 회복되어 세상 속으로 걸어 나오게 해 주었다.
그녀만의 아지트는 어지럽고 혼란스러워 보이지만 그 안에서 보이지 않는 질서를 지키며 그녀를 황홀하게 만들어준다. 그 어떤 고급스러운 물건과 장소가 대신해 주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삐걱거리는 의자에 앉아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다. 손에 익숙한 펜을 들고 손끝으로 무언가를 쏟아내고 있다. 그녀의 마음속 수많은 이야기가 옷을 입고 세상 밖으로 걸어 나온다. 그렇게 하얀 백지 위에 무늬를 그리며 채워지고 있다. 시간은 흩어지고 사라지고 있다. 그녀는 행복하다. 어두운 우주를 항해하는 작은 별일지라도 그녀는 이미 세상의 중심이 되고 있었다. 그렇게 그녀는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