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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후 나를 만나다

-2024.8.21

by Sapi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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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후 나를 만나다



2024년 8월 21일, 오늘도 무더위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작년의 여름과는 분명하게 다르다. 점점 바깥활동을 하기 어렵다. 일 년 전 나와 지금의 나는 정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일적인 측면에서 많은 출강이 들어오고 있어 현장에서 만나는 많은 분을 통해 내 삶을 반추하거나 바라보게 된다. 그런 면에서 그들은 내 삶의 환기 역할이 되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 꼭 아침을 챙겨 먹고 있다. 잘 차려진 아침은 아니지만 주스 한 잔을 마셔도 슬로우푸드를 선택해 직접 만들어먹고 있다.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음식 만드는 일에 소원해졌었다. 때론 반찬가게에서 사서 먹거나 간단하게 식사를 하곤 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이 자신의 건강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 이후부터는 식습관에 신경을 쓰고 있다.



작년 이맘때였다. 한 도서관 소속으로 사부작 출판 문학 동아리를 창단하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벌써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많은 행사를 치렀다. 출판 전시기획에서 집필 장기프로젝트까지 회원들이 정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특히 제주 지역의 역사,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서 발굴하고 기록하는 일은 참 의미 있는 활동 중 하나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정말 잘 운영되고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여전히 가족과는 떨어져 각자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동안의 삶에 대한 보상을 하듯 오롯한 나의 삶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이 시간이 참 좋다. 가족 구성원들의 삶에 개입하려 하지 않는다. 바라봐주고 들어주는 것으로 마음을 다하고 있다. 이제 내가 부모라는 이유로 그들을 통제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들은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젊음은 넘어지고, 상처받고, 다시 일어나 걸어갈 수 있어야 하기에 나는 바라볼 뿐이다. 그들의 인생에 개입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덕분에 이 순간도 오롯하게 나의 생활에 충실할 수 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고 나면 한 순간이다. 작년 평생학습관 강의 도중 ‘내가 간절히 원하던 일을 하게 되었구나!’ 느끼며 스치는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벌써 일 년이 지나고 다시 시작하고 있다. 작년과는 더 능숙하고 전문가적인 포스로 편안한 출강을 하고 있다.



아침에 운전을 하며 나에게 찾아온 아침에 감사함을 느낀다. 지금 내가 누리는 것들은 내가 포기한 것들의 대가라는 사실을 알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그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기에 지금 내가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끼고 있다. 감사한 오늘이다.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죽도록 사랑하며 살아가야겠다고 바람과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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